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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잘될 것입니다.”


중세의 신비가 노리치의 율리아나가 전하는


하느님 사랑의 계시


흑사병이 돌며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고, 종교 개혁을 외치는 목소리가 커지며 사람들이 극심한 혼란을 겪던 14세기 중세. 이러한 혼란 속에서도 하느님의 무한하신 사랑을 체험하고 이를 자신 있게 외친 한 신비가가 있다. 바로 노리치의 율리아나다. 노리치의 율리아나는 잉글랜드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였던 노리치 출신으로, 성 율리아노 성당 옆 은수처에서 생활하며 평생을 은수자로 살았다.


율리아나는 1373년 5월 종부성사(현재의 병자성사)까지 받으며 깊은 병고에 시달리고 있었을 때, 하느님께 열여섯 가지의 계시를 받는다. 그 계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에 대한 계시에서 성모 마리아에 대한 계시, 하느님께서 주신 메시지 등 그 내용이 다양하다. 율리아나는 이렇게 받은 계시에 대해 기록하였는데, 그 기록이 바로 《사랑의 계시》다. 율리아나는 이 책에서 스스로를 ‘글도 모르는 하찮은 인간’이라고 칭하지만, 글을 읽다 보면 계시를 통해 얻은 신학적인 통찰이 깊이 담겨 있어, 가톨릭 신비 신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책을 반드시 읽어야 한다. 또한 이 책은 여성이 초기 영어로 쓴 최초의 작품으로, 영문학에서도 매우 중요시하는 저서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이 중요한 저서와 더불어 중세의 신비가로서 명성을 떨친 노리치의 율리아나는 가톨릭을 비롯하여 성공회, 루터교, 개신교 등 그리스도교 모든 종파를 뛰어넘어 존경받고 있다. 특히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2010년 12월 일반 알현에서 노리치의 율리아나에 대한 강론을 직접 하면서 그가 얼마나 특별한 인물인지 일깨워 준다.


그 시대에 교회는 아비뇽에서 로마로 돌아온 교황의 귀환에 따른 분열로 갈라지고, 백성들의 삶은 잉글랜드와 프랑스 왕국들 사이에 오랫동안 끌어온 전쟁의 결과로 많은 고통을 겪던 격동의 시대였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이러한 격동의 시대에도 노리치의 율리아나 같은 인물들에게 끊임없이 영감을 불어넣으시어, 사람들에게 평화와 사랑과 기쁨을 상기시켜 주셨습니다.


- ‘베네딕토 16세 교황의 강론’ 중에서


인간에 대한 하느님의 절대적인 사랑과


놀라운 모성


율리아나는 《사랑의 계시》에서 삼위일체 신비에 대해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이해하며 구원에 다가간다. 그리고 죄의 결과가 고통이지만, 고통을 통해 정화되고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을 체험하게 되므로 죄의 기능도 구원과 깊은 관계가 있다고 언급한다. 하느님은 선이신데 왜 죄가 세상에 존재하느냐에 대한 의문은 그동안 많은 성인들이 제기하며 답을 찾고자 한 문제로, 율리아나 역시 계시를 통해 이에 대한 답을 얻는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에서는 이와 관련하여 노리치의 율리아나가 한 말을 직접 인용하기도 한다.


율리아나가 《사랑의 계시》에서 전하는 메시지 중 가장 독특한 메시지는 바로 예수님을 ‘어머니’라고 표현한다는 것이다. 즉 율리아나는 예수님을 언제나 자녀인 우리를 사랑하고 때로는 훈육하기도 하며, 어려움을 겪을 때 지켜보면서도 이겨 내도록 힘을 북돋아 주는 어머니로 표현한다. 이러한 하느님의 모성에 대한 부분은 훗날 복자 요한 바오로 1세 교황이 1978년 9월 10일 삼종 기도 강론에서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아버지이시자 어머니이십니다.”라고 이야기했다는 점에서, 유별난 것이 아니라, 우리가 믿고 또 받아들여야 하는 메시지임을 알게 해 준다.


어머니의 봉사가 가장 가깝고, 기꺼우며, 확실합니다. 본성 그 자체로 가장 가깝고, 가장 큰 사랑 때문에 기꺼우며 진실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직분은 아무도 하지 못하고, 결코 할 수 없고, 언제나 충만하게 할 수도 없습니다. 오직 주님께서만 하실 수 있습니다.


- 본문 중에서


“하느님의 무한한 사랑을 신뢰하십시오.


그러면 모든 것이 잘될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도 율리아나가 살던 시대와 마찬가지로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때 신앙심을 굳건히 갖기는 어렵다. 그러나 노리치의 율리아나는 “모든 일이 다 잘될 것이다.”라고 거듭 말한다. 하느님의 계시를 통해 율리아나는 하느님의 영원하고 자비하신 사랑 안에서 희망을 갖도록 이끌어 준다. 이렇게 율리아나가 전하는 메시지는 중세에 멈추지 않는다. 책을 읽어 나가다 보면 그가 전하는 메시지가 마음에 와닿으며, 하느님께서 인간을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우리를 창조 이전부터 사랑하시고, 지금도 사랑하시며, 앞으로도 영원히 사랑하실 삼위일체 하느님의 무한하고 절대적인 사랑에 나를 온전히 맡기며, 그 안에서 희망을 키워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너에게 불가능한 것이 나에게 불가능하지 않다. 나는 모든 것 안에서 나의 말을 지킬 것이다. 그리고 나는 모든 것을 다 잘되게 할 것이다.” 그렇게 저는 이전에 제가 이해하던 그 믿음을 확고히 간직해야 한다는 것을 하느님의 은총으로 배웠습니다. 이와 더불어 주님께서 계시에서 보여 주신대로, 모든 것이 다 잘되리라는 것도 확고히 믿어야 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이것이 바로 주님께서 행하실 위대한 일입니다.


- 본문 중에서

베네딕토 16세 교황의 강론 _ 노리치의 율리아나 신비가 ․ 5


저자 소개 _ 노리치의 율리아나 ․ 12


 


머리말


제1장 열여섯 번의 환시로 본 사랑의 계시 ․ 25


제2장 글도 모르는 하찮은 인간이 하느님께 간청한 세 가지 선물 ․ 29


제3장 주님과 함께 고통을 받고자 함 ․ 32


첫 번째 계시


제4장 마음을 기쁨으로 채워 주신 삼위일체 하느님 ․ 37


제5장 하느님 안에서 모든 것을 가지리라 ․ 40


제6장 하느님의 선하심이 가장 드높은 기도 ․ 44


제7장 계시는 바로 믿음 ․ 48


제8장 살아가야 할 사람 모두를 위한 환시 ․ 52


제9장 모든 그리스도인과 더불어 사랑으로 하나 됨 ․ 55


두 번째 계시


제10장 인간이 보고 찾아내기를 바라시는 하느님 ․ 59


세 번째 계시


제11장 창조된 모든 것이 다 잘 이루어짐 ․ 66


네 번째 계시


제12장 예수 그리스도의 고귀한 성혈이 흘러내림 ․ 71


다섯 번째 계시


제13장 예수 그리스도의 복된 수난과 죽음으로 원수가 패배함 ․ 74


여섯 번째 계시


제14장 하느님을 기꺼이 섬겨 온 이가 받을 보상 ․ 79


일곱 번째 계시


제15장 고통의 감정을 따르는 것은 하느님의 뜻이 아님 ․ 83


여덟 번째 계시


제16장 그리스도 수난의 한 부분 ․ 87


제17장 고통을 받으시는 주님을 보는 큰 고통 ․ 90


제18장 주님과 함께 고통받는 인간 ․ 94


제19장 천국을 위하여 고통 속에서 뵌 예수님을 선택함 ․ 97


제20장 모든 사람과 같은 인성과 사랑 때문에 슬퍼하신 예수님 ․ 100


제21장 이 작은 고통으로 하느님에 대한 지식을 얻을 것 ․ 103


아홉 번째 계시


제22장 너를 위하여 더 많은 고난을 받을 것이다 ․ 107


제23장 즐겁게 베푸시는 분 ․ 111


열 번째 계시


제24장 내가 너를 얼마나 사랑하였는가 ․ 115


열한 번째 계시


제25장 성모님을 뵙고 싶은 열망 ․ 119


열두 번째 계시


제26장 그것이 나다 ․ 123


열세 번째 계시


제27장 그러나 모든 것이 잘될 것이다 ․ 126


제28장 동료에게 지닌 사랑과 형제애가 바로 그리스도이심 ․ 129


제29장 어떻게 모든 것이 잘될 수 있을까 ․ 132


제30장 진리의 두 부분 ․ 134


제31장 그리스도에 대한 영적인 갈망 ․ 136


제32장 모든 것이 다 잘되게 하실 우리 주님 ․ 140


제33장 하느님께서 하신 모든 일에 관심을 가질 것 ․ 144


제34장 모든 것을 빨리 배우고 알고자 하는 태도 ․ 147


제35장 모든 것 안에서 하느님을 바라볼 것 ․ 149


제36장 죄가 주님의 선하심이 하는 일을 가리지 못할 것 ․ 153


제37장 죄에 동의하지 않는 모든 영혼 안에서 구원이 이루어질 것 ․ 158


제38장 천국에서는 죄의 표지가 영광으로 바뀜 ․ 160


제39장 모든 영혼이 천국에 이르는 세 가지 방법 ․ 163


제40장 오로지 사랑을 위하여 죄를 미워할 것 ․ 166


열네 번째 계시


제41장 나는 네 간청의 바탕이다 ․ 171


제42장 기도는 다가올 충만한 기쁨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것 ․ 176


제43장 영혼은 기도로 하느님과 일치함 ․ 181


앞선 열네 계시의 요점에 관하여


제44장 무한하신 절대 진리이고, 지혜이며, 사랑이신 하느님 ․ 186


제45장 천상의 모든 것과 지상의 모든 것에 대한 두 판단 ․ 188


제46장 우리가 죄인임을 보고 알아야 함 ․ 191


제47장 올바른 것에 대한 감각을 찾지 못하는 인간 ․ 195


제48장 하나인 사랑 안에서 움직이는 자비와 은총 ․ 198


제49장 주님께서 나타나시는 곳에 분노는 어디에도 없음 ․ 201


제50장 하느님께서 보시기에 구원받을 영혼은 죽지 않을 것 ․ 205


제51장 주인과 종에 대한 환시 ․ 208


제52장 우리의 죄가 그리스도를 고통스럽게 함 ․ 225


제53장 우리를 창조하기 전부터 사랑하신 하느님 ․ 231


제54장 신앙은 하느님께서 우리 안에 계심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것 ․ 235


제55장 그리스도께서는 우리의 길 ․ 238


제56장 우리의 영혼보다 우리에게 더 가까이 계시는 하느님 ․ 242


제57장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의 두 본성이 결합됨 ․ 246


제58장 우리의 모든 삶은 본성과 자비와 은총 안에 있음 ․ 250


제59장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우리의 어머니이심 ․ 255


제60장 자상하고 사랑하시는 어머니 ․ 258


제61장 추락으로 얻게 될 하느님의 사랑에 대한 놀라운 지식 ․ 262


제62장 하느님의 사랑은 우리가 시간을 허비하는 것을 참지 못함 ․ 267


제63장 주님께서는 우리를 완전히 아름답게 치유해 주실 것 ․ 269


열다섯 번째 계시


제64장 너는 위로 올라올 것이다 ․ 274


제65장 하느님의 사랑은 우리 안에서 일치를 만들어 줌 ․ 278


제66장 모든 것이 닫히고, 악마가 나타남 ․ 281


열여섯 번째 계시


제67장 우리 영혼 안이 주님의 아늑한 집안이자 영원한 거처 ․ 286


제68장 너는 패배해서는 안 된다 ․ 289


제69장 그리스도 수난의 힘으로 원수에게서 구원됨 ․ 292


제70장 신앙 안에서 우리를 지켜 주고자 하시는 주님 ․ 294


제71장 주님의 얼굴을 바라보는 세 가지 방법 ․ 297


제72장 죄와 얽혀 있는 한 주님의 행복한 얼굴을 볼 수 없음 ․ 299


제73장 우리가 죄를 짓게 하는 것들을 알고 거부하게 하려는 것 ․ 303


제74장 하느님을 기쁘게 하는 유일한 두려움, 경외심 ․ 306


제75장 우리는 주님께서 하신 모든 일의 까닭을 보게 될 것 ․ 310


제76장 예수님의 아름다운 본성을 바라보는 영혼은 죄를 미워함 ․ 313


제77장 나는 네가 분별없이 슬퍼하거나 괴로워하길 바라지 않는다 ․ 316


제78장 우리는 여전히 죄와 나약함을 보고 알아야 할 필요가 있음 ․ 320


제79장 주님의 계시는 사랑스러운 수업 ․ 323


제80장 사랑은 연민이 없는 것을 결코 참지 못함 ․ 326


제81장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모든 삶을 속죄로 보심 ․ 329


제82장 우리는 언제나 하나인 사랑 안에서 보호를 받음 ․ 332


제83장 생명, 사랑, 그리고 빛 ․ 335


제84장 그 빛은 바로 사랑 ․ 337


제85장 그러면 모든 것이 잘되리라 ․ 339


제86장 사랑은 주님의 뜻 ․ 341

글쓴이 :  노리치의 율리아나(Julian of Norwich)
14세기 잉글랜드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였던 노리치 출신으로, 노리치의 성 율리아노 성당 곁에 있는 은수처에서 은수자로 살았다. 1373년, 율리아나는 심한 고통 중에 하느님께 16차례나 되는 환시를 경험하였는데 이때마다 그리스도의 수난과 삼위일체에 대한 계시를 받았다. 그 후 20년 넘게 자신이 체험한 신비를 묵상하였다. 율리아나는 환시 중에 경험한 내용을 모아 《사랑의 계시Revelations of Divine Love》라는 책을 저술하였다. 이 책은 잉글랜드에서 여성이 영어로 남긴 최초의 작품으로서, 영문학에서도 매우 중요시하는 귀중한 저서다. 율리아나는 잉글랜드의 중요한 신비가 중 한 명으로 명성을 떨쳤고, 1416년 즈음에 선종하였다.

 

옮긴이: 강대인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성서위원회와 전례위원회의 위원으로 일하며,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 《가톨릭 교회 교리서》, 《성경》과 여러 교회 문서의 번역에 참여하였다. 또한 가톨릭출판사에서 펴낸 《오스카 로메로》, 《가시 속의 장미》, 《믿음이 깊어지는 매일 시편 묵상》, 《기쁨이 가득한 매일 성모님 묵상》 등을 번역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