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족함도 은총이 될 수 있다.
우리 일상의 옹이진 틈새로 스며드는 작은 햇살 같은 이야기들."
우리는 더 많이 채우고 더 높이 올라가는 것만이 성공이라 믿으며 앞만 보고 달려갑니다. 하지만 풍요 속의 빈곤처럼 마음의 갈증은 깊어만 가고, 정작 가장 가까이 있는 이웃의 숨소리조차 듣지 못한 채 고립되어 가기도 합니다.
이 책은 바로 이러한 현대인들의 나약하고 분주한 걸음을 잠시 멈추고, 삶의 근본적인 물음 앞에 서고자 하는 간절한 소망에서 시작된 영성 에세이입니다. 거창하고 딱딱한 신학적 담론을 늘어놓는 대신, 지난 수년간 사목 현장과 강론대 위에서 신자들과 나누었던 따뜻한 이야기들과 우리 곁을 떠나 별이 되신 큰 목자들의 고귀한 생애를 한 편 한 편의 아름다운 수필로 엮어냈습니다.
저자는 책의 문을 열며 인도 물지게꾼의 ‘깨진 항아리’ 비유를 통해 위로의 메시지를 건넵니다. 옆면에 금이 가 물을 흘리는 깨진 항아리가 지나온 길가에 아름다운 꽃들이 피어났듯이, 하느님께서는 완벽하고 화려한 삶뿐만 아니라 때로 우리 마음의 갈라진 틈새와 옹이진 상처를 통해 은총의 물줄기를 흘려보내신다는 것입니다. 내가 부족함을 인정하고 낮아질 때 비로소 그 틈으로 이웃을 향한 사랑의 꽃이 피어난다는 이 평범하고도 위대한 진리는, 일상의 상처로 고단한 우리의 영혼을 따스하게 어루만집니다.
비어 있는 그릇에만 새 물을 담을 수 있듯이, 이 책을 읽는 동안 마음속에 쌓인 시기와 질투, 미움의 찌꺼기들을 잠시 비워내 보시기를 권합니다. 이용훈 주교가 전하는 일상의 작은 햇살 같은 이야기들은, 평화의 항구를 향해 걷는 모든 순례자에게 하늘의 평화와 깊은 위로를 채워줄 것입니다. 메마른 삶에 작은 쉼표가 되어줄 이 책을 통해, 당신의 옹이진 마음속으로 스며드는 거룩한 은총의 빛을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목차
신학단상 시리즈를 내며
옹이진 마음의 틈새로 스며드는 빛
제 1 부 믿는 이의 굳건한 기둥
내가 사라져 너를 살리는 일 : 성체의 신비
등대의 기름과 주인 : 세상을 비추는 기쁨의 빛
내 삶을 숨 쉬게 하는 거룩한 입김 : 성령
두 개의 세상이 만나 하나의 은하가 될 때 : 혼인
나를 깨우는 살아있는 숨결 : 성경
비움으로 빚어내는 사랑의 신비 : 삼위일체(1)
세 개의 음이 빚어내는 하나의 노래 : 삼위일체(2)
매일의 조각으로 빚는 영혼의 걸작 : 백색 순교
벼랑 끝에서 피어난 불꽃 : 성 김대건 안드레아
가장 낮은 곳에서 피어난 태양 : 성모 승천
가장 낮은 곳에서 응답하는 용기 : 저는 주님의 종
어둠을 밝히는 작은 촛불 : 구원과 생명의 빛
우리 곁에 오신 작고 큰 사랑 : 낮아지는 삶의 기쁨
마음의 별을 따라 걷는 길 : 온 길과 다른 길로 가다
깨어진 틈으로 스며드는 빛 : 평화를 위한 희망의 길
제 2 부 비옥한 삶을 위한 전환점
연기 같은 삶이 축복인 이유 : 설날 아침
아름다운 회귀 : 먼지로 돌아가야 하는 인생
멈춰 선 시간 위에서 만나는 은총 : 사순 시기
환호 뒤에 숨겨진 십자가 :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
발을 씻어주는 사랑, 생명의 빵이 된 당신 : 성목요일
깨어진 조각이 빚은 걸작 : 성금요일
어둠의 허풍을 잠재운 작은 불꽃 : 성토요일
죽은 가지 끝에서 터져 나오는 생명의 찬가 : 부활의 빛
폭풍을 견딘 나무만이 노래한다 : 십자가 현양
내 안의 불꽃이 나를 녹이기를 : 견진성사
섬김으로 다스리는 왕 : 영원한 나라의 시민
꽃 한 송이의 무게 : 생명의 고귀함
제 3 부 높은 곳을 오르는 나그네
가장 낮은 곳에서 피어나는 향기 : 사제 서품(1)
빈 배가 되어 흐르는 은총의 강물 : 사제 서품(2)
촌음(寸陰)의 제단 위에 바치는 진실한 기도 : 신학생
도둑에게 건넨 가장 고귀한 선물, 달빛 : 사제
깎아냄으로써 드러나는 거룩한 형상 : 수도자
하느님 한 분만으로 : 아빌라의 성녀 데레사
비움과 채움의 신비 : 가르멜 영성
낮고 작은 것들의 형제 : 아씨시의 성 프란치스코
의로움으로 빚은 평화 : 파티마의 약속
비움으로 채우는 하늘의 숨결 : 기도의 신비
가을날의 사모곡(思慕曲) : 영원한 만남을 위하여
죽음 너머로 흐르는 사랑의 강 : 성인의 통공과 위령
신학단상 Ⅰ권을 마치며
안전한 포구에서 영원한 항해를 준비하며

지은이 : 이용훈 주교
1979년 3월 가톨릭대학교 졸업 및 사제 수품
1988년 이탈리아 성 알폰소대학원 박사학위 취득
1988년~2003년 수원가톨릭대학교 교수 및 총장 역임
2003년 5월 14일 주교 수품
2009년 3월 30일 ~ 현재 천주교 수원교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