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존 글쓰기 방법과는 다르게 쓰여진 책입니다.
저자는 ‘성체’를 응시하고 있는데 그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찾을 수가 없습니다.
한 사람이 어머니의 방에서 나와, 마을(세상)을 한바퀴 돌고, 성당 문 앞에서 안을 기웃거리는 것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이 책의 전개 방법을 먼저 알고 들어가면, 생각보단 훨씬 쉽고 흥미로운 내용임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선 ‘차례’입니다. 서장과 전반부인 ‘생의 춤’은 인간이면 누구나 겪는 네 가지, 즉 태어나다, 늙다, 병들다, 죽다를 응시하고 있습니다.
후반부인 ‘아버지의 얼굴’은 부재, 대결, 탕진, 그늘을,
종장 Ecce Homo(보라, 이 사람이다), 우리가 향해야 할 최종 목적지를 생각하게 합니다.
본문 안에서 또 다른 흥미는 각 장의 시작 전 ‘소개된 곡’입니다. 이 책에는 모두 10곡의 음악들이 소개되었는데, 이어지는 내용의 분위기와 핵심 단어들에 대한 서막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곡의 소개를 통해 다음 장에 대한 설렘을 준비하는 것도 이 책을 읽는 즐거움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숨겨진 재미가 하나 있는데, 각 장의 ‘머리말에 표시’된 Pianissimo, quasi un sospiro, Andante misterioso ··· 음악의 빠르기와 분위기를 나타내는 말들입니다. 생의 춤 1장 ‘태어나다’ 머리말에 있는 ‘Andante misterioso’는 ‘조금 느리지만 신비롭게’, 이처럼 머리말 부분에 표시된 단어들을 찾아 읽다 보면 제목과 내용을 예측할 수 있고, 각 장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들이 어느 순간 내 안에 깊숙히 담길 것입니다.
독자에게 바라는 것은 이 책을 읽을 때 서두르지 않기를 바랍니다. 한 문장이 나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미래를 연결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모두 말들이 부서지는 자리에 남겨진 흔적들을 새롭게 응시하고, 남겨진 침묵 속에서 빛을 발견하시길 바라면서 이 책을 두려움과 떨림으로 세상에 낳습니다!
이 책은 문화, 예술을 통한 선교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책을 만지는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책은 인간 자신에게 신의 영역이 있음을 말해주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자신에게 내재해 있는 이 신의 영역에 의해 숨을 쉬고, 그 숨이 도달해야 할 곳이 있다는 것을 아는 것, 그것이 존재 이유요 생이 존중되고 찬미 되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그래서 한 생을 허투루 살 수 없었고, 때론 진하게 때론 여리게 몸부림 쳤던 것입니다.
큰 기쁨으로, 오늘 여러분들에게 소개하는 김상용 저 『말들이 부서지는 자리에서』가 바로 그런 책입니다.

차례
서장 그때 이미 시작된 것 10
생의 춤
1장 태어나다 17
『 태어나다 』를 지나간 사람들 26
2장 늙다 32
『 늙다 』를 지나간 사람들 41
3장 병들다
『 병들다 』를 지나간 사람들 48
4장 죽다 66
『 죽다 』를 지나간 사람들 75
아버지의 얼굴
1장 부재 不在 83
『 부재 』를 지나간 사람들 90
2장 대결 106
『 대결 』를 지나간 사람들 116
3장 탕진 126
『탕진 』를 지나간 사람들 134
4장 그늘 144
『그늘 』를 지나간 사람들 157
종장 Ecce Home 168
말들이 부서진 길을 함께 걸은 171
사유의 궤적
후기 199

지은이 : 김상용
신학생들과 함게 기도하고 공부하는 전주교구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