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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보다도 성서를 사랑하고 성서대로만 사셨던 오로지 성서적인 분,


선종완 라우렌시오 신부님을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바로 저 문장일 것이다.



삶의 토대를 오로지 성서에 두었던 선종완 신부님은 일생을 신학교에서 성서를 가르친 성서학 교수로서 한국 가톨릭교회 최초로 구약성서를 홀로 번역하였다. 또한 제2차 바티칸공의회(1962-1965) 이후 교회일치운동의 일환으로 신, 구교 사이에 성서 공동번역위원회가 구성되면서 선종완 신부님은 가톨릭 측 구약위원으로 위촉되어 신, 구교번역 위원들과 영적 친교를 이루며 공동번역에 혼신을 다하였다.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번역에 임한 신부님은 안타깝게도 공동번역이 출간되기 10개월 전 1976년 7월 11일에 선종하였다.


이 책은 선종완 신부님의 생애와 더불어 신부님이 설립하신 말씀의성모영보수녀회의 연대기를 정리하여, 하느님의 말씀을 우리말로 읽을 수 있도록 해주신 신부님의 숭고한 결실을 기억할 수 있도록 하였다.


추천사


…성경에 대한 신부님의 사랑은 그분의 사제적 헌신에서 잘 나타납니다. 불모지였던 당시 창세기부터 시작하여 홀로 우리말 번역작업을 시작해 메추라기를 사육해 경비를 마련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개신교와 공동으로 번역하는 일에 참여하셨습니다.


성경의 「공동번역」 원문 번역을 신부님이 전담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신부님은 죽음을 앞두고 「공동번역」을 마치지 못하면 어쩌나 노심초사하다 「공동번역」이 끝나자 “하느님께서 이제 우리말을 하실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며 기뻐하셨습니다. 창세기 50장에 요셉이 형제들을 만나는 장면에서 꼬깃꼬깃 구겨진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며 강의하던 신부님의 모습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신부님은 참으로 신학생들을 사랑하셨고, 우리 민족과 우리말을 사랑하셨습니다. 신부님은 하느님과 하느님 말씀을 사랑하셨으며 매시간 최선을 다해 사제의 삶을 살았습니다. 그때는 잘 몰랐지만 선종완 라우렌시오 신부님은 우리와 함께한 작은 거인이며 성인 사제입니다.

_서울대교구 보좌주교 조규만 바실리오(현 원주교구장)


책 속으로


1968년 구약성서 공동번역에 몰두해 온 선종완 신부는 임종 하루 전까지 교정을 마침으로써 이 세상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마지막 사명을 다했다.

전주교구 오기순 신부는 그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며 이렇게 말했다. “공동번역이 늦어진다고 사방에서 아우성칠 때 너무도 귀가 따가우셨던 신부님은 구약성서 마지막 손질을 위해 매일 한 시간도 안 주무시고 꼬박 뜬눈으로 지새우며 일하셨지요. 신부님, 당신은 ‘구약성서 공동번역의 순교자’이십니다.”

선종완 신부는 성서의 신앙을 어린이들 마음속에 심어주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절감하면서 공동번역이 끝나면 어린이용 성서를 번역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하지만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_131쪽, 공동번역위원회 출범 중


선종완 신부는 성서를 연구하고 가르치면서 노동의 신성함과 노동으로 닦인 청빈의 삶을 체험했다. 성서를 번역하기 위해 다른 사람에게서 오는 도움에만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메추라기를 사육하고, 성모영보수녀회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수녀들과 함께 고된 노동을 하며 하느님의 길을 따랐다.

선종완 신부는 노동의 삶을 수도회에서 매우 중요하게 여겼고 자신도 시간이 허락할 때마다 수녀들과 함께 밭을 일구며 노동을 실천했다.

_183~184쪽 ‘충실해서 더 아름다운 덕목들’ 중

인사말조규만(서울대교구 보좌주교) 


들어가는 말구영신(말씀의 성모영보수녀회 총원장 수녀)


PART 1-주님이 부르시다


1. 전통과 개화가 혼재하던 시기


  희망보다 불안이


  진보와 변화를 요청받은 세계교회


2. 미풍 속의 꿈


  용소막 성당


  장점을 더 잘 볼 줄 알았던 소년


  책과 놀이와 기도하기를 좋아하던 소년


3. 성소의 날개


  전교 사제 지망


  소신학교 시절


  규율은 철저히


  지혜에 밝고 청정한 마음을 지닌 청년


  갈등과 고뇌


  또 한 번의 응답


  식민지 정책 강화로 고통받는 한국교회


4. 유학시절


  일본 유학생활


  성서학 교수로 임명


  열악한 상황 속에서 로마로 유학


  풍족하게도 가난하게도 살 줄 아는 사람


  첫 마음으로 성서를 연구


5. 성서에 대한 열정


  한국천주교회 첫 구약성서번역


  실천하는 사람


  메추라기 사육과 함께 시작된 성서 번역


  한국천주교회에 첫 구약성서 출간


  빈 마음이 필요한 소명


  공동번역위원회 출범


  성서 교육


  성서연구에 자신을 봉헌한 사람


  변함없는 스승


  수준 높은 유머 감각을 지녔던 스승


  철저하고 엄격하며 애정이 넘쳤던 스승


  성서는 구원으로 가는 길


6. 사제의 모범


  교회 학문에 조예 깊은 사제


  세월이 지나면서 빛을 발하는 가르침


  덕행으로 선도하는 사제


  충실해서 더 아름다운 덕목들


7. 관상하고 기도하는 사람


  모든 힘이 흘러나오는 원천인 기도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던 사제


PART 2-하느님께 순종하다 


1. 수도회 설립


  불확실한 미래를 향하여


  불완전한 사람을 부르시는 하느님


2. 수도회 초창기


  신천리에서의 첫걸음, 태동기


  공동체의 시작


  새로운 도전


  숨 쉬는 그 순간도 축복


  수도회 기틀 마련


3. 막계리


  흙벽돌 수도원


  산 너머 산 그리고 평화


4. 완만한 성장


  고달프지만 행복한 작업


  막계리 토굴 수녀들


  꼴을 갖추는 수녀원 삶


5. 용인 분원


  은인들 덕분에


6. 자립을 위한 자구책


 어두운 그림자


 PART 3-스승을 따르다 


1. 양성


   성모영보수녀회 양성


   양성소 이전 현황


   멕시코 양성소


2. 첫 사도직 진출


   세상을 향한 날갯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