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순례의 다정한 길잡이
히브리 말로 ‘찬양의 책’이라는 뜻인 「시편」은 초대교회 시절부터 개인적·공동체적 신심에 영감을 주고 활기를 불어넣었으며, 미사 때마다 제1독서 후 바치는 화답송 덕분에 우리에게도 어느 정도 친숙해진 책이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하느님 앞에 서있는 인간’의 온갖 정서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시편」은 때로 우리 대신 울어주고, 우리 대신 하느님께 따지기도 하며, 함께 주님을 찬양하자고 우리를 초대하고 있기에, 성경에서 가장 인간적이면서도 가장 신학적인 책으로 간주되어 왔다. 하느님이 우리에게 듣고 싶어 하시는 말씀을 품고 있기에, 시편은 ‘가슴 벅찬 기도서’라고도 할 수 있다.
시편을 처음 읽었을 때 너무 솔직해서 놀랐고 너무 아름다워서 당황했었다고 고백하는 저자는, 시편에 대한 열정과 탄탄한 지식을 바탕으로 주요 시편 본문을 차근차근 쉽게 풀이해 주는 한편 시편과 연결된 진솔한 체험도 들려준다.
<시편에 설레다>는 우리의 기도가 더욱 정직해지고 풍성해지도록 도와주며, 진실한 마음으로 주님을 찾는 이 또는 시편에 기대어 살아갈 용기와 힘을 재충전하고 싶은 이에게 더없이 반가운 길동무가 될 것이다.
머리와 가슴이 멋지게 어우러진 이 책을 읽으며, 시편에 설레는 시간 되시길….
책 속으로
시편은 신앙인의 정서와 삶을 가장 진실하게 담아낸 책입니다. 슬픔과 고통, 기쁨과 절박함이 어우러져 탄식이 되고 찬양이 되며, 감사로 이어집니다. 시편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우리가 경험하는 온갖 감정의 흐름이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또한 인생에 대한 깊은 통찰이 큰 울림을 선사할 뿐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하느님 앞에 서있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기에, 시편은 성경에서 가장 인간적이면서도 가장 신학적인 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_4쪽
우리 마음이 헝클어져 한恨 품은 괴물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하느님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_110쪽
양은 생명의 위협에서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방어 능력이 없습니다. 뿔이나 날카로운 이빨은 물론 보호색도 없습니다. 게다가 재빠른 발도 가지고 있지 않은 탓에 천적으로부터 쉬 달아나지도 못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물살이 빠른 강가에서는 물을 마시지 못하는 지독한 겁쟁이입니다. 목자가 돌을 사용하여 거친 물살을 막고 물의 흐름을 고요하고 잔잔하게 만들어 주어야 비로소 물을 마실 수 있습니다. 양은 이처럼 전적으로 목자에게 의존해야만 생존이 가능한 존재입니다.
_118쪽
다윗은 하느님 앞에서 자신의 아픈 내면을 보듬고 있습니다. 세상이 우리를 속이고, 믿었던 도끼에 발등 찍힌 경험 앞에서 우리의 모습은 어떤가요? 그런 경험이 우리에게 상처를 남겼다면, 다윗과 함께 시편 55편을 기도로 바치며 숨겨둔 아픔과 그늘진 마음을 어루만지고 다독이는 것은 어떨까요? 깊이 팬 상처에 분명 좋은 치료제가 될 것입니다.
_175쪽
‘하느님을 찬양하여라’라는 초대는, 공동체적·개인적 구원 체험과 잊을 수 없는 소중한 기억들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시편을 노래한다는 것은 기억의 힘을 키우는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_229쪽
시편은 우리 가운데 현존하시는 하느님에 대한 인간의 온갖 응답을 표현하며, 다양한 삶의 순간들에 직면할 때 어떻게 기도해야 하는지를 가르쳐 줍니다. 율법서나 예언서처럼 하느님께서 사람에게 말씀하시는 형식이 아니라, 사람이 하느님께 말씀드리는 책 또는 사람이 하느님에 관해 말하는 책이라는 점에서 매우 독특하다고 하겠습니다. 시편은 ‘우리를 위하여’ 말하는 책이자 ‘우리를 대신하여’ 말하는 책입니다.
_288쪽
여는 글
시편 1편 복福의 노래
시편 3편 다윗의 첫 노래
시편 6편 다윗의 반전 드라마
시편 8편 네 안에 나 있다!
시편 13편 감사를 잉태한 탄식
시편 15편 삶의 좌표
시편 18편 찾았다, 내 편!
시편 19편 거울아, 거울아!
시편 22편 한계 상황, 막다른 골목
시편 23편 노래가 된 기도, 기도가 된 노래
시편 35편 서러움의 꽃이 피었습니다
시편 49편 ‘인생 9단’이 들려주는 비밀
시편 51편 늦었지만 늦지 않았다
시편 55편 믿는 도끼에 찍힌 발등
시편 73편 쓰라려도 살맛 나는 신앙 이야기
시편 88편 신의 부재? 신의 일식!
시편 91편 내 영혼 숨기시고
시편 100편 ‘고함’ 아닌 ‘함성’
시편 113편 시편, 나의 기도가 되다
시편 119편 알파벳 시편, 기억의 선율
시편 120-134편 거룩함을 향한 순례
시편 136편 감사는 감사의 완성
시편 137편 차마 부를 수 없는 노래
시편 150편 찬양, 시편의 화룡점정!
글쓴이 : 임미숙 수녀
툿찡 포교 베네딕도수녀회 소속으로, 2016년 독일 본 대학교에서 시편 전공으로 구약성서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강의와 피정 지도 등을 통해 성경 말씀을 전하며 연구와 교육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지은 책으로 「지혜 여정: 시서와 지혜서 2」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