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축소가 가능합니다.


현대 여권으로 프랑스에 입국한 “람세스 2세”
정부에 ‘여행할 권리’를 빼앗긴 중국의 예술가 “아이웨이웨이”
가짜 여권을 위해 트레이드마크인 턱수염까지 밀고 분장한 “레닌”
토성이 출생지로 기재된 미국 여권을 소지한 뮤지션 “선 라”
무국적의 두려움에 비시 정권에서 버티다 수용소로 끌려갈 뻔한 “마르크 샤갈”
‘언젠가 유명해질’ 익명의 난민으로 미국행 탈출에 성공한 “해나 아렌트”
미국 이민자로 이제는 화성 이민을 꿈꾸는 “일론 머스크”

오늘의 “여권 파워”는 통제에서 비롯되었다!
람세스 2세부터 일론 머스크까지, 점토판부터 전자여권까지
자유와 통제의 경계에 놓인 여행 서류의 진화사
여권의 모든 이야기, 여권의 모든 것

고대 이집트의 통치자 람세스 2세가 사후에 현대 이집트 여권을 소지하고 프랑스에 입국했다는 소문이 인터넷 사이트에 떠도는 이유는 무엇인가? 볼셰비키 지도자 레닌이 턱수염 없는 사진을 어쩌다 찍게 되었나? 똑같이 나치 독일을 떠나 게슈타포에 의해 시민권을 박탈당했지만, 미국행에 성공한 철학자 해나 아렌트와 달리, 발터 벤야민이 프랑스 국경에서 목숨을 끊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인가? 중국의 예술가 아이웨이웨이가 4년 동안, 미국의 가수이자 민권 지도자인 폴 로브슨이 9년 동안 여권을 빼앗겼던 데에는 어떤 힘이 작용했는가?

여권은 단순한 여행 서류가 아니라 인간의 이동과 정체성을 정의하는 복합적인 사회적 메커니즘으로, 국가주권과 개인의 이동의 자유 사이에 팽팽한 긴장 관계가 내재된 채 필요불가결한 여행 서류로 진화해왔다. 패트릭 빅스비의 ??여행 면허: 이동하는 인류의 자유와 통제의 역사??는 파라오 치하 고대 이집트와 중국 한(漢) 제국의 통행증에서부터 두 차례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오늘날 세계적으로 가장 친숙하고, 가장 많이 사용되고, 가장 사회적인 서류로 자리를 잡기까지 여권이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왔는지 조명한다.

??여행 면허??는 여권에 담긴 자유, 취약한 이동성 그리고 열망에 관한 내밀한 이야기들을 세계의 영화, 문학, 미술, 철학, 정치에서 가져온 생생한 사례들과 연결하고, 예술가와 지식인의 여권, 고대의 사자와 근대의 이민자의 여권을 살펴봄으로써, 이 여행 서류가 어떻게 해서 정체성, 이동성, 시민권, 국가주권에 관한 더 커다란 서사에 개인을 귀속시키는지 밝혀낸다. 동시에 여권이야말로 개인적 자유의 도구인 동시에 정부 감시의 도구로서 우리의 인간성 그 자체를 규정할 만큼 강력한 도구임을 보여준다. 더불어 여권 제도의 근본적인 불평등 문제가 오늘날 야기하는 각종 국제적 위기를 되짚는다.


목차


감사의 말 … 13

프롤로그 “내가 가진 가장 귀중한 책자” … 19
여행 면허, 여권 | 개인과 문화와 정치의 접점 | 국경을 넘어 경계를 가로지르는 사람들 | ‘나’의 증명 | “여권의 번거로움” | 국경 통제 의례를 향한 노골적인 도발 | 전쟁과 여권 | 여권의 위력과 인간 소외 | 여권의 악몽 |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사람 | 우리는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가

제1부 현대식 여권의 등장 이전 시대
제1장 고대 국가와 고대의 시민 … 57
람세스 2세의 프랑스 여행 | 여권을 소지한 미라 | 수집되고 해석되는 기억으로서의 여권 | 현존하는 최초의 여권, 안전 통행증 | “아무도 그를 억류하지 말지니라” | 『구약성경』의 여행 허가증, 할미 | 배제에서 비롯된 고대 시민권 개념 | “가치 있는 생명”과 “벌거벗은 생명” | 고대 그리스의 여권 ‘심볼라’와 ‘심볼론’ | 고대 로마의 시민권과 ‘호모 사케르’ | 고대 중국의 통행증, 전(傳) | 근대 여권의 초기 버전으로서의 전(傳)

제2장 위대한 군주와 그랜드투어 여행자 … 95
마르코 폴로와 황금 패자 | 황금 패자의 위력과 한계 | 폴로 가족의 황금 패자 이야기는 진짜일까 | 중세 유럽의 주권국가와 안전 통행증 | 절대 권력의 상징으로서의 여권 | 엘리자베스 1세의 “여행 허가서”와 그랜드투어 | 시(詩)라는 위대한 여권 | 진본 확인 표식과 인장이 찍힌 종이 한 장 | 파리에서 인쇄기로 만들어버린 미국 최초의 여권 | “움직이고 머무르고 떠날” 자유와 국가 안보의 충돌

제3장 근대 국가와 근대의 시민 … 127
신체를 읽어내는 여권 | 열성적 여행자 스탕달의 여권 이야기 | 1819년 볼로냐의 바이런 엿보기 | 지인의 신원 조작을 도운 메리 셸리 | 젠더적 경계를 뛰어넘기 위해 이용된 여권 | 남북전쟁 이전의 미국 여권과 허먼 멜빌 | 허먼 멜빌의 ‘주관적’인 신체 특징 묘사 | 시민권 증명서를 요구받은 허먼 멜빌 | 프레더릭 더글러스의 “자유 문서” 선원 보호증 | 자유는 돈으로 샀지만 여권은 사지 못하다 | 흑인과 백인의 닮은꼴 여권 | 69세에 시민권의 상징인 여권을 발급받은 더글러스

제2부 현대식 여권의 등장
제4장 모더니스트와 투사 … 171
방랑자이자 망명자이며 난민인 제임스 조이스의 여권 | 여성이 자신의 여권을 가질 수 없던 시대 | 전쟁의 발발과 취리히에 모여든 망명자들 | 가발을 쓰고 턱수염을 민 레닌의 여권 사진 | 여권 사진과 국가권력의 이동 통제 | 지드, 릴케, 파운드 등 예술가와 지식인들 분개하다 | 엘뤼아르의 여권으로 파리에 둥지를 튼 에른스트 | 거트루드 스타인의 『자서전』과 공식적인 여권의 관계 | 헤밍웨이의 네 가지 여권 | 가족이 지워진 피츠제럴드의 여권 | 여권 서류의 기록은 소지자의 행적 추적기 | 흑인 시인 랭스턴 휴스의 여권 | ‘색깔의 여권’마저 도둑맞은 시인

제3부 현대식 여권의 시대
제5장 추방자와 무국적자 … 219
러시아의 농노와 여권 | 여권 없는 유대인 화가, 마르크 모이셰 샤갈 | 난민과 무국적자와 인권의 위기 | 난센여권의 등장과 스트라빈스키 | 소비에트 정부의 귀화권 박탈과 나보코프의 난센여권 | 히틀러를 가까스로 피한 나보코프 가족의 프랑스 탈출 | 츠바이크, “무국적자를 위한 여권”을 신청하다 |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무국적자 | 영국 여권 때문에 적국인이 된 조이스 가족 | 에른스트, 프랑스와 게슈타포 양쪽에서 쫓기다 | 예술가와 지식인 난민 구조를 위해 나선 “미국의 쉰들러” | 에른스트의 그림이 에른스트를 구하다 | 비시 정권을 간신히 벗어난 샤갈 | “언젠가 유명해질” 아렌트, 뉴욕으로 탈출하다 | 발터 벤야민, 스페인 국경을 넘지 못하고 자살하다 | 오늘날까지 계속되는 난민 위기와 “권리를 가질 권리”

제6장 이주자와 마르크스주의자 … 263
아이웨이웨이, 여권 통제 의례를 신랄하게 패러디하다 | 어떤 종류의 여권을 갖고 있는가 | “여권 압수”라는 감옥 | “왜 나에게 라벨이 붙어야 한단 말인가?” | 레온 트로츠키 추방과 암살자의 이중 여권 | 냉전 시대 블랙리스트에 오른다는 것 | 이동과 표현의 자유를 위한 소송 | 빌린 여권으로 국경을 넘은 네루다 | “로브슨을 노래하게 하라” |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헤르타 뮐러의 소설 『여권』 | 영토 없는 NSK 국가의 여권 | NSK의 가상 여권에 몰려든 여권 신청서 | 여권으로 인한 국제적 위기를 환기시키는 여권 | NSK 국가의 여권에 대한 지젝의 통찰

제7장 외지인과 원주민 … 304
지구에 떨어진 사나이, 데이비드 보위 | “외(계)인(alien)”의 의미 | “행성 간” 슈퍼스타의 토성 출생 여권 | 여권이 필요 없는 여행에 대한 판타지 | 여권이 있든 없든 위협적으로 인식되는 “외부인” | 남아프리카에서 지구로 떨어진 이민자, 일론 머스크 | 머스크의 이민 제한 정책 비판 | 미국 여권 대신 세계 여권을 사용한 야신 베이 | 세계 여권을 발급받은 난민 무국적자 75만 명 | “내 조국은 지구” | 줄리언 어산지와 에드워드 스노든의 여권 | 오스트레일리아 애버리진 부족연합의 여권 | 원주민 집단의 완전한 주권 행사로서의 여권 | 북아메리카 원주민 이로쿼이 연맹의 호디노소니 여권

에필로그 “좋은 여권 나쁜 여권” … 347
동등한 자유를 보장하지 않는 여권 | 제2의 여권 시장과 두 가지 여권을 소유한 자 | ‘올바른 여권’ 소지자의 ‘수상한’ 피부와 이름 | 브렉시트와 EU 없는 영국 여권 | 영구불변한 “좋은” 여권은 없다―미국 여권의 거부 | 몰타의 시인이 만든 유토피아적 반(反)여권 | 여권의 미래, 미래의 여권

미주 … 377
도판 출처 … 389
찾아보기 … 391

글쓴이 : 패트릭 빅스비 Patrick Bixby

애리조나 주립대학교의 영어학 교수이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로스앤젤레스에서 심리학 학사학위,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 롱비치에서 영문학 석사학위를 받았고, 에모리 대학교에서 영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저서로 『사뮈엘 베케트와 포스트식민주의 소설』 『단독 여행자: 캐슬린 M. 머피의 저술』 『니체와 아일랜드 모더니즘』이 있다.

『여행 면허』는 국경 통과라는 근대적 의례의 핵심 버팀목인 ‘여권’이 오늘날 세계적으로 가장 친숙하고, 가장 많이 사용되고, 가장 사회적인 서류로 자리를 잡기까지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왔는지 분야를 넘나드는 생생한 사례로 조명한다. 여권은 단순한 여행 서류가 아니라 인간의 이동과 정체성을 정의하는 복합적인 사회적 메커니즘으로, 국가주권과 개인의 이동의 자유 사이에 긴장 관계가 내재되어 진화해온 역사와 더불어 여권 제도의 근본적인 불평등 문제가 오늘날 야기하는 각종 국제적 위기를 되짚는다.


역자 : 박중서

출판기획가 및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한국저작권센터(KCC)에서 에이전트로 일했으며, ‘책에 대한 책’ 시리즈를 기획하기도 했다. 옮긴 책으로는 『무신론자를 위한 종교』 『거의 모든 사생활의 역사』 『신화와 인생』 『인간의 본성에 관한 10가지 이론』 『지식의 역사』 『끝없는 탐구』 『빌 브라이슨 언어의 탄생』 『물이 몰려온다』 『신화의 시대』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