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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고전문학계의 뛰어난 연구자이자 오랫동안 학생들에게 고전 읽는 법을 가르치며 옛것에 새 숨결을 불어넣는 작업을 해온 서울대 박희병 교수의 『자신을 속이지 않는 공부』가 출간되었다. 1998년 발간된 이래 20년 넘게 독자들의 열렬한 사랑을 받아온 저작 『선인들의 공부법』의 제목과 목차를 손보고 새옷을 입혀 고전에서 삶의 답을 찾는 지금의 독자들에게 다시금 선보이는 책이다.


공자부터 주자, 이황, 이이, 박지원, 정약용, 김정희 등 옛 성현들의 말씀 속에서 ‘공부’에 관한 잠언을 가려 묶었다. 저자는 무엇보다 동아시아에서 일컫는 ‘공부’의 의미에 주목한다. 공부가 좁은 의미의 학문이 아니라 남녀노소 자신의 인간적 완성을 위해 삶의 과정에서 수반하는 행위 일반을 의미하며, 삶의 과정 그 자체가 공부의 과정이고 삶과 공부는 별개의 것으로 분리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공대생 등 타과생도 그의 고전문학 수업을 들을 만큼 서울대 명강의로 소문난 저자가 우리나라 사상사의 명맥을 이루는 고전 속에서 오늘날에도 빛을 잃지 않는 현재적 의미를 지니는 경구를 엄선해 의미가 깊다. 일상생활의 언행을 비롯하여 세상을 살아가는 자세, 독서의 방법, 글쓰기의 원리, 마음을 다스리는 법, 벗을 사귀는 법 등 세계와 우주 속의 모든 일에 대한 선인들의 말씀이 하나하나 살아 있는 지침으로 다가오는 동시에 깊이있는 마음의 위로를 제공한다.

목차
새로 펴내며
『선인들의 공부법』 개정판 서문
『선인들의 공부법』 초판 서문

공자 /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대학』 『중용』 / 천하를 다스리고자 하는 사람은 먼저 그 몸을 다스린다
정자 / 학문이란 안에서 찾는 것이다
장자 / 마음을 활달하고 상쾌하게 가지면 도道를 볼 수 있다
주자 / 기발한 글쓰기는 쉽고, 담담하게 글을 쓰기는 어렵다
왕양명 / 스스로 깨닫는 것은 일당백의 공부가 된다
이황 / 지금 당장 공부를 시작하라
서경덕 / 단정하게 앉지 않으면 이치를 궁구할 수 없다
조식 / 사색하는 공부는 밤에 더욱 온전해진다
이이 / 공부를 하지 않으면 사람다운 사람이 될 수 없다
이익 / 훌륭한 스승을 만나려면 묻기를 좋아해야 한다
홍대용 / 큰 의심이 없는 자는 큰 깨달음이 없다
박지원 / 작은 재주라 할지라도 자기 자신을 잊은 후에야 경지에 오른다
정약용 / 오직 독서, 이 한가지 일이 광대한 저 우주를 지탱하게 한다
김정희 / 글쓰기는 자신을 속이지 않는 데서부터 시작한다
최한기 / 하늘의 도道에 대해 말한 것이 인간의 길로 귀착되어야 한다

글쓴이  :  박희병
국문학자, 사상사 및 예술사학자. 1996년부터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현재 서울대학교 명예교수로 있다. 오랜 시간 깊이 있는 고전문학 강의를 해오며 인생의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는 학생들에게 지침이 되어주었다. 주요 저서로 『통합인문학을 위하여』 『한국고전소설 연구의 방법적 지평』 『능호관 이인상 서화평석』 『범애와 평등』 『나는 골목길 부처다』 『연암과 선귤당의 대화』 『저항과 아만』 『유교와 한국 문학의 장르』 『연암을 읽는다』 『한국의 생태사상』 『엄마의 마지막 말들』 등이 있으며 다수의 편역서 및 논문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