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똑같이 반복되는 매일을 실감할 때가 있다. 현실의 사랑은 기대만큼 낭만적이지 않고, 일상 속에 가슴 뛰는 변화는 좀처럼 찾아오지 않는다. 사람을 만나는 것이 지겹지만 그렇다고 홀로 있을 때의 고독함을 온전히 즐길 자신도 없다. 때로 삶에 대한 염증을 털어놓고 싶어도, 모두 바쁜 와중에 굳이 마음의 짐을 더해주고 싶지 않다. 그럴 때에 미술은 우리에게 더없이 좋은 ‘대화 상대’가 되어준다.
“작품이 이야기하는 바를 듣고, 나는 내가 생각하는 바를 말한다.” 이것이 이주헌 평론가가 말하는 미술 감상의 본질이다. 내 안의 의미를 그림에 던질 때 감상은 대화가 된다. 외부의 평가에 휘둘려 자신의 가치를 의심하는 이에게는 레핀의 <맨발의 톨스토이>가, 성실한 삶을 위하여 자신을 몰아세우기에 지친 이에게는 브뤼헐의 <게으름뱅이의 천국>이, 만연한 경쟁과 갈등에 희망을 상실한 이에게는 클림트의 <양귀비 들판>이…. 시대와 국경을 초월한 명화 100여 점이 저마다의 마음 가까이에 다가설 것이다.
삶의 다양한 면면을 담아낸 그림들은 살아가는 순간들에 임하는 우리의 마음과 태도를 돌아보게 한다. 그리고 ‘일상을 빛나게 만드는 힘은 이미 우리에게 쥐여진 것이 아닐까?’ 스스로 질문하게 만든다. 미술 감상에 정해진 답은 없다. “우리의 감상과 상상이 이 여정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줄 뿐이다.” 쉽게 다가갈 수 없었던 미술사의 거장들이 페이지마다 살아 숨 쉬며 당신과의 대화를 기다리고 있다.
목차
프롤로그 진정한 명화는 미술관이 아니라 내 안에 있습니다
1장 사랑의 얼굴은 백만 가지
사랑은 줌으로써 시작해 줌으로써 끝난다 │ 낯설지 않아 더욱 슬픈 사랑의 결말 │ 사랑의 뮤즈는 하나의 얼굴로 기억되지 않는다 │ 순수하지 않은 사랑도 사랑이라 부를 수 있을까 │ 냉정과 열정 사이, 하나의 사랑이 사그라질 때
2장 내 마음의 등을 밝히면 온 세상이 밝아진다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 동그란 마음 │ 때로는 엉망진창이어도 괜찮다는 명랑함 │ 희망은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발견하는 것 │ 아름답지도 추하지도 않은 세계를 살아가는 힘 │ 빛은 누구에게나 손을 내민다
3장 침묵할 때 비로소 선명해지는 내면의 소리
고독은 언제나 우리 곁을 지킨다 │ 각자의 색은 서로 다르기에 모두 아름답다 │ 막연한 세계 속으로 매일 한 걸음씩 │ 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다 │ 아무것도 없는 곳을 바라보는 마음
4장 여행은 돌아오기 위해 떠나는 것
삶의 걸음을 멈추고 죽음을 감상하다 │ 살아가는 의미를 보여주는 침묵의 웅변 │ 모든 감정이 고요해지는 순간 │ 우리의 삶에는 결코 아물지 않는 상처가 있다 │ 누군가의 죽음은 한 사람만의 죽음이 아니다
5장 절망의 장막이 드리우면 희망의 별이 뜬다
이미 떠난 자리에 이루지 못한 꿈이 찾아올 때 │ 현실의 빈틈을 깨고 나아가는 지혜와 용기 │ 풍경은 하룻밤 사이에 그 의미를 드러내지 않는다 │ 자신을 세상의 중심에 세운 순진무구한 거짓말쟁이 │ 순수한 헌신은 결코 나를 업신여기지 않는다
에필로그 우리는 모두 위대한 창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