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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희년을 향해 가는 희망의 순례자들을 위한 기도 소책자 시리즈

절망의 시대에 희망을 다시 울려 퍼지게 할 기도의 힘을 체험하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2024년을 ‘기도의 해’로 선포하셨다. 희년을 향해 가는 여정에서 ‘기도의 위대한 가치와 절대적 필요성을 재발견하는 데 전념’하기 위함이다. 기도는 신앙의 숨결이며 그 자체로 가장 구체적인 신앙의 표현이다. 기도는 하느님을 믿고 그분께 자신을 내맡기는 사람의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고요한 부르짖음과 같다. 수많은 성인과 영성가, 신학자가 기도를 정의했다. 하지만 기도를 몸소 실천하고 체험하는 사람만이 기도를 안다. 그래서 교황님은 ‘개인의 삶 안에서, 교회 생활 안에서, 세상 안에서 기도하자’고 초대하신다.


‘기도의 해’는 다만 행사가 아니라, 우리가 하느님과 대화하는 법을 다시 배우고 교회의 기도가 활력을 되찾아 거듭나는 시간이다. 이로써 절망의 시대를 살아가는 신앙인들이 기도 안에서 주님과 더욱 친밀한 관계를 맺고 진실한 대화를 나누며 영적 쉼을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교황청 복음화부는 ‘기도 소책자’(전 8권) 시리즈를 발간하여, 신자들이 모든 활동의 바탕이 되는 기도에 더 마음을 모아 기도의 은총을 풍성히 누리도록 돕는다. 성서와함께는 그중 세 권(1, 2, 5권)을 펴낸다.


첫 권 《오늘의 기도: 극복해야 할 도전》에 이어 두 번째 권 《시편으로 드리는 기도》가 출간되었다. 저자 잔프랑코 라바시 추기경은 2025년 희년을 향해 가는 우리들이 강렬한 영성의 시간을 지나고 있음을 역설하며 시편으로 기도할 것을 권유한다. 시편은 이스라엘의 공식 기도이며 그리스도교의 기도를 위한 본문이다. 시편이 제시하는 기도의 여정은 개별 인간의 길, 공동체의 길 그리고 임마누엘 하느님의 자취가 뚜렷한 인간 역사의 순간들과 연결되어 있다. 저자는 시편이 기도하는 사람을 현실에서 멀어지게 하거나 자기만족적 신앙생활로 고립시키지 않는다고 단호히 말한다. 시편 본문은 끊임없이 기도자를 재촉하여 사랑의 자리, 연대로 자리로 옮겨 가도록 이끈다.


이 책은 영혼의 호흡인 기도에 관한 일반적 고찰을 시작으로, 시편 본문들을 개관하고, 교회 전통과 전례에서 특히 소중히 여겨지는 시편들을 짧게 해설한다. 라바시 추기경이 건네는 열쇠로 시편의 문을 열고 그 안에서 하느님의 현존을 발견하는 기쁨을 누리기를 바란다.


책 속으로


기도의 해에 우리는 더욱 겸손한 자세로 성령께 이끌려 기도의 못자리를 마련하도록 초대받습니다. … 성령의 이끄심에 따른 기도만큼 신앙인들을 하느님의 한 가족으로 모이게 만드는 것은 없습니다. 하느님은 각자의 필요를 아시고 그 모두를 우리의 청원과 전구의 기도가 되게 하십니다.

_9쪽


시편은 기도하는 사람을 일상의 현실에서 떠나게 하여 신화적이거나 아련한 신비적인 하늘로 떠오르게 하는 책이 아닙니다. 때로는 거친 역사의 길을 걸어가게 하고, 축제의 날에도 캄캄한 시련의 밤에도 신앙을 살도록 초대합니다.

_17쪽


기도는 영혼을 숨 쉬게 하는 산소와 같습니다. 성사가 영의 양식이라면, 기도라는 호흡은 종교적 체험 전체를 앞서가고 그것을 동반합니다. 그래서 유다교 전통에서 기도는 ‘인간 삶의 큰 보상’이라고 여겨집니다.

_20쪽


기도는 마술이 아니라 삶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선택입니다. 전례가 노래와 향으로 이루어지는 성전 예식의 신성한 오아시스의 역할에만 그쳐서는 안 되는 것과 같습니다.

광장으로, 곧 일상 속으로 퍼져 나가야 합니다. 사회적 책임과 삶의 모순들, 선과 악, 그리고 정의와 불의를 식별하고 결단하도록 빛을 비추어야 합니다.

_26쪽


시편에는 고통의 색깔이 지배적으로 나타납니다. 기쁨의 색깔보다 분명 더 많습니다. 시편집의 거의 3분의 1이 탄원과 고통을 특징으로 합니다. 삶에 행복보다 어둠이 더 많은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_37쪽


시편 기도가 지금도 전례 안으로 흘러들어 그 안에서 강하게 표현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공동체 없이 고립된 채 혼자 기도하는 개인은 없습니다.

그 개인은 언제나 계약의 하느님, 이스라엘을 선택하신 하느님과 대화하는 선택된 백성의 일원입니다. 계약과 ‘거룩한 민족’이라는 후광이 주님께 목소리를 높여 기도하는 모든 사람을 감쌉니다.

_46쪽


하느님의 말씀은 완전하고 추상적인 신학적 공리가 아니라 인간 역사를 거쳐 온 진리로서, 그 역사의 빛과 아름다움과 사랑과 더불어 악과 피와 비참과 고통의 무게도 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실상 로고스, 곧 신적이고 초월적인 말씀을 인간 역사의 생생하고 종종 극적인 ‘육’ 안으로 들어가게 하는 것입니다(요한 1,14).

_54쪽


17세기 프랑스 철학자 블레즈 파스칼의 표현을 빌리면, “무한한 공간의 영원한 침묵” 안에서 이 “생각하는 갈대”는 미미한 알갱이와 같습니다.

손가락으로 별과 항성들을 하늘에 수놓으시는 전능하신 창조주 하느님 앞에서 인간은 더욱 작은 존재입니다. 그런데 바로 그 하느님이 인간을 굽어보시고 우주적 지평의 임금이신 당신 자신보다 조금 못하게 관을 씌워 주십니다.

그러므로 이 시편은 인본주의의 노래이고, 인간이 폭군이 되어 세상을 짓밟을 때는 위험한 기도가 됩니다.

_76쪽

머리말


여는 말 

제1장 기도, 영혼의 호흡

제2장 시편으로 기도하기 

제3장 시편, 하느님과 인간의 말 

제4장 시편으로 들어가는 열쇠 

맺음말 ​

글쓴이 :  잔프랑코 라바시

밀라노 세텐트리오날레 신학교에서 성경주석학을 가르쳤으며, 현재 교황청 문화 교육부 명예 위원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