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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 카시아누스가 알려 주는 참된 자유의 길


자유란 무엇일까요? 사람들은 늘 자유를 바라고 추구하지만, 내가 바라는 자유가 진정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내가 정말 자유를 원하는가 싶기도 하고요. 하고 싶은 대로 하고, 먹고 싶은 대로 먹고, 자고 싶은 대로 자는 것이 자유가 아니라는 것은 이미 다 알고 있습니다. 참된 자유란 무엇일까요? 무엇으로부터의 자유일까요?


우리는 ‘나 자신’이 되기 위한 자유를 얻기 위해 분투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진정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알고자 합니다. 남의 말과 시선에 휘둘리지 말고, 실수하고 실패하고 죄를 지었을 때 어떻게 다시 일어서서 나로서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는지 알고 싶어 합니다. 수 세기에 걸쳐 초기 그리스도교 전통이 가르치는 자유를 이해하고 체험하도록 우리 손을 잡아 준 영적 스승들이 있었습니다. 그분들은 우리 삶에서 차근차근 자유를 실현해 나가도록 가르쳐 주었습니다. 이 책은 위대한 교부 요한 카시아누스는 생애와 글을 통해 참된 자유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요한 카시아누스의 생애


성 요한 카시아누스(360년경~435년)는 정치적으로나 교회적으로 혼란한 시대에 살았습니다. 권력자들인 당시 황제와 신하들, 관리들은 백성들을 희생시키면서까지 호화로운 생활을 누렸고, 로마는 콘스탄티노플과 그리스도교 도시로서의 우위를 주장하는 와중에 서고트족에게 점령당하고 맙니다. 당시 신생 종교였던 그리스도교 내에서도 올바른 신앙고백을 두고 치열한 싸움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오늘날 루마니아의 도브루자 지방에서 태어난 것으로 추정되는 요한 카시아누스는 그리스어 중심의 고등 교육을 받았고, 수도승생활의 기원을 찾기 위해 이집트로 떠나 인근 스케티스 사막에 정착했습니다. 그는 다시 사막을 떠나 콘스탄티노플에서 주교 요한 크리소스토무스를 만나고, 황제의 호화로운 생활을 비판하다 추방당한 주교를 변호하기 위해 로마로 갑니다. 그 후 그의 행적에 대해 자세히 알려진 바는 없으나, 마실리아(현 프랑스 마르세유) 성 빅토르 수도원과 성 살바토르 수녀원을 설립합니다. 혼돈의 시대 속에서 세계를 떠돌았던 방랑자 카시아누스는 동방과 서방, 도시와 사막이라는 극과 극의 생활을 접하고 경험했습니다. 그래서 『담화집』과 『공주 수도승 규정집(과 여덟 주요 악습의 치유)』 등과 같은 그의 주요 저작들에는 자신을 잃지 않고 올바른 균형을 찾으며 살아갈 수 있는 지혜가 가득 담겨 있습니다.


그대의 길을 찾고 싶으면 그 길에서 벗어나라


카시아누스는 사막에서 내적 자유를 찾아 떠나온 많은 사람을 만났습니다. 재산, 신분, 권력을 버리고 떠난 것만으로 내적 자유를 얻을 수는 없었습니다. 세상 어디를 가든 우리 주변과 내면의 소음이 끊임없이 우리를 따라다닙니다. 타인과 세상에서의 탈출이라고 생각했던 도피가 결국은 자신의 무질서한 욕망, 두려움, 편견과의 대결로 바뀔 뿐입니다. 카시아누스는 그가 찾아가 만났던 사막 사부들이 그들을 유혹하고 괴롭히며 충동질하는 자기 자신의 생각, 소망, 강박, 항변, 의존성과 어떻게 싸우는지 보았습니다. 카시아누스의 글은 어떻게 하면 속박에서 벗어나고, 무엇에도 의존하지 않고 내적 자유를 누리며 살 수 있는지 알려 줍니다. 이 책을 통해 실패, 실수, 죄, 위기를 현명하게 다루고, 그리하여 본질적인 것을 인식하기 위해 자유로워지는 방법을 깨닫기를 바랍니다.


책 속으로


우리는 ‘우리 자신’, ‘나 자신’이 되기 위한 자유를 얻기 위해 살면서 분투하고 있습니다. 나 자신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 또한 얼마나 열심히 노력하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자신이 ‘원래’ 어떤 사람인지 질문을 던질 용기가 필요하고, 궁극적으로 행복한 삶을 꾸려 나가기 위해 인내와 타인에 대한 이해 또한 필요합니다. 나에 대해 말하는 사람들에게 휘둘리지 말아야 하고, 삶을 신뢰하며, 부족함을 걱정하지 않고 올곧게 살아야 합니다. 그리고 길을 잘못 들거나 넘어졌을 때뿐 아니라 행복한 순간 그 모든 여정에 하느님께서 함께하신다는 것을 믿어야 합니다._

_7~8쪽


『담화집』에서 카시아누스는 사막에서 하느님을 찾는 사람들의 경험에 관해, 갈등과 좌절, 조급한 마음을 가라앉히고자 사용한 치료법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카시아누스와 그의 친구 게르마누스는 경험 많은 수도승에게 이 평온함에 다다르기 위해 어떤 방법을 사용할 수 있는지 묻습니다. ‘아나코레스’Anachorese가 핵심이자 영적 길이었습니다. 이 그리스어 단어는 물러남, 피난, 휴식을 뜻합니다. 우리가 이해하는 의미로 번역하자면, 낡은 습관과 관념에서 벗어나고, 우리에게 필요하거나 우리가 해야 하는 모든 것에 대한 조급함을 내려놓고, 공허함을 견디고, 평정함을 찾고, 본질적인 것을 위해 자유로워지는 것입니다.

_12쪽


자신 안에서 요동치는 것을 표현함으로써 우리는 명확함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다른 치료책이 필요합니다. 다음번에는 좀 더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상황을 명확하게 하려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매번 같은 말 때문에 화를 내고, 계속 낙담하고 의기소침해지는 것이 가장 큰 함정이기 때문입니다.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고 해서 자신을 단죄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렇게 하면, 실패나 뒤죽박죽인 상황이 마치 이해받지 못해 토라진 아이처럼 내 영혼의 가장 깊숙한 곳에 들어가 있다가 불쑥 튀어나오게 됩니다.

_46쪽






은수 생활 — 요한 카시아누스가 알려 주는 참된 자유의 길


요한 카시아누스의 길


생애


세계를 떠돌았던 방랑자


정치적·교회적 갈등


삶의 목표


하느님을 알아본다는 것


절망할 필요가 없다


홀로 있는 것과 함께 있는 것 사이의 균형


실패, 실수, 죄, 위기


교만


아케디아와 슬픔


하느님, 세상, 자신의 불완전함에 대한 분노


해방


판단하지 않는 사람


온유라는 무기


단식


빠른 해결책이 없는 이유


습관은 완고하다


끊임없이 피어오르는 상념


탄력성 키우기


평화를 누리기


하느님의 은총은 선에 대한 갈망을 자극하고 보호하며 확고하게 한다


분별 — 대담하게 자유로워지기


복된 탓


마음의 기도



참고문헌


글쓴이 : 가브리엘레 지글러

1958년생으로 초대교회 사막 교부 및 교모의 영성을 전공한 신학 박사다. 예루살렘과 텔아비브에서 공부했으며, 요한 카시아누스의 작품을 번역했다. 뮌스터슈바르작 수도원의 요한 카시아누스 재단 이사이며, 피정을 지도하고, 라틴어와 그리스어를 가르치고 있다. 고대부터 중세 초기 영성을 현대의 정신분석과 잇는 작업을 하고 있다. ​


옮긴이: 차윤석

서울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석・박사 과정을 거친 뒤 독일 뮌헨 대학교에서 중세 문학 박사 과정을 마쳤다. 『교양으로 읽는 용선생 세계사』(1-15권)를 기획 및 집필했으며, 『분도 통사』 작업에 참여했다. 번역서로 『트리스탄』(대산세계문학총서 186), 『그리스도교의 오후』, 『내 안의 빛을 찾아』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