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심리 전문가 홍성남 신부가 제안하는
나도 모르는 내 마음 들어 보기
가톨릭 영성 심리 상담소장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 심리 에세이! 상담과 강연, 집필, 방송 등으로 수많은 이들과 만나며 영성 심리 상담을 해 온 저자는 솔직한 재치와 입담, 때로는 날카로운 비평과 분석으로 나도 잘 모르겠는 내 마음, 가면을 쓴 채로 살고 있는 것 같은 우리 자신과 솔직하게 마주할 용기를 주며, 우리의 일상과 신앙생활의 마음가짐을 위로해 준다.
“심리 상담을 하면서 처음으로 사람들의 속내를 보게 되었습니다. 행복해 보이고 아무 문제없어 보이는 사람들. 그러나 그들이 홀로 남았을 때, 그 마음 안에서 울고 있는 아이가 있음을 보게 되었습니다.” -
_‘머리말’ 중에서
나와 가장 가까운 나
내가 가장 모르는 나
인터넷이나 SNS 등에서 ‘심리 테스트’라는 이름의 콘텐츠를 심심찮게 접할 수 있다. 때로는 간단한 선택으로 결과를 도출하기도 하고, 때로는 시간을 조금 들여 자못 진지한 자세로 답변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지만, 결과를 들을 때는 솔깃한 답변에 놀라기도 한다. 그렇게 심리 테스트의 결론을 듣다 보면, 자기 자신에 대해 무언가를 더 알게 되는 것 같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든다. ‘나는 나에 대해 아직도 잘 모르고 있었구나.’
심리 테스트의 유행은 시대를 가리지 않는다. 과거의 별자리나 사주 등 자신과 미래를 알고자 했던 자기를 향한 사람들의 관심은 띠별 운세나 혈액형을 넘어 이제는 MBTI에 이르렀다. 방법이나 결과에서 말하고자 하는 내용은 조금씩 다르지만, 이들 테스트에서 말하고자 하는 대답은 하나이다. ‘나는 누구인가?’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우는 아이가 있다
“심리 상담을 하면서 처음으로 사람들의 속내를 보게 되었습니다. 술집에서 건배를 외치고, 관광지에서 셀카를 찍으며 환한 웃음을 짓는 사람들, 행복해 보이고 아무 문제도 없어 보이는 사람들. 그러나 그들이 홀로 남았을 때, 그 마음 안에서 울고 있는 아이가 있음을 보게 되었습니다.”
- 「머리말」 중에서
오늘날 한국인 중에 많은 이들이 ‘가면을 쓰고 사는 것 같은 삶’을 느낀다고 한다. ‘코로나 시기’를 거치며 비대면의 시대를 살아온 젊은 세대들 중에서는 얼굴을 마주보고 하는 대면 업무에 어려움을 느끼는 이들도 많다. 사회에서의 자기 자신과 마음 안 자신의 모습 사이의 간극이 너무 멀어지면 불안이 싹트고, 그렇게 싹튼 불안은 마음을 병들게 하기 십상이다. 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 소장인 홍성남 신부는 영성 심리 상담을 하러 온 내담자들의 속마음을 알게 되면서, 그들의 마음속에 울고 있는 어린 아이가 있음을 깨달았다고 한다. 마음속 울고 있는 어린 아이를 위한 마음을 담은 글이 바로 이 책, 『내 마음이 어때서』이다.
영성 심리 전문가 홍성남 신부의
신앙과 심리 치유 에세이
신앙을 가진 이들은 때때로 자신에게 닥쳐오는 삶의 시련을 받아들이고 견뎌 내야 할 ‘구원의 통과 의례’ 정도로 생각하기도 한다. ‘내가 겪고 있는 시련은 극복할 수 있기 때문에 주어지는 것’이라는 일종의 믿음과도 같은 인식을 갖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시련은 극복할 수 있기에 주어지는 것이다.’라는 전제는 지극히 위험한 생각이다. 시련을 대하는 당사자의 사정을 외면하는 독선적인 전제이며, 또한 시련을 견디지 못하고 외면하거나 중도에 포기하는 누군가를 스스로 구원을 포기해 버린 이로 매도하는 이기적인 전제이기 때문이다. 홍성남 신부는 사람들 각자가 처해 있는 마음의 문제를 신앙이라는 이름으로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심리학자 콜린스는 그리스도교가 심리학에 무관심하기에 인간 행동과 정서 부분에서 단순한 결론에 도달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하였고, 심리학자 크렙 역시도 그리스도교가 후진성을 면치 못하는 이유가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해서라고 지적하였다. 믿음을 강조하며 사람 마음을 단죄하는 경향은 무지의 소치이다.”
- 「불에 던져진 나무」 중에서
‘자기 자신’의 중요함을 깨닫지 못하는 이들은 신경증적 혹은 정신적 문제에 쉽게 휩쓸린다. 문제는 오늘날 교회의 일부 구성원들이 이들의 문제를 축소 혹은 왜곡해 별것 아닌 일로 치부해 버리거나, 또는 그 문제를 이용해 이들을 통제하는 것이다. 저자는 ‘자기 인식’의 중요성을 구약 성경의 집회서 내용을 빌려 이야기한다.
“나는 내 영혼을 지혜 쪽으로 기울였고 순결함 속에서 지혜를 발견하였다. 내가 처음부터 지혜와 더불어 깨달음을 얻었으니 결코 저버림을 당하지 않으리라. 지혜를 찾으려고 애간장을 태웠기에 나는 그 좋은 재산을 얻게 되었다.”(집회 51,20-21).
신앙과 심리를 아우르는
명쾌하고 후련한 직설!
마음속에 품었던 의문에 대한 답이나, 문제의 해결 방법을 속 시원하게 이야기해 주는 것을 ‘사이다’에 비유하기도 한다. 이 사이다 서사는 사이다처럼 막힌 속을 시원하게 ‘뻥’ 하고 뚫어 주기도 하지만, 때로는 깊이도 의미도 없는 무책임한 말들을 듣기 좋게 포장한 것처럼 한없이 가벼워지기도 했다. 『내 마음이 어때서』의 저자 홍성남 신부는 사이다 서사의 시원함을 십분 활용하면서도 내용의 진중함을 포기하지 않았다. 저자는 냉철하게 현상을 분석하면서도 문제의 본질을 콕 짚은 방안을 제시해 준다.
저자는 신앙이 삶의 의지를 갖게 해 준다고 보았지만, 동시에 신앙이 지닌 현실적인 문제를 파악해야 한다고 말한다. 신앙은 의지할 수 있는 대상이기도 한 동시에 우리가 지키고 가꾸어야 할 대상이기도 하다. 심리학이라는 렌즈로 우리 각자가 갖고 있는 내면의 문제들을 들여다본 홍성남 신부는 신앙의 문제에 있어서도 심리학적 접근법을 활용해 그 문제점을 발견하고, 해결해 나갈 수 있다고 보았다. 그런 의미에서 교회가 지금껏 터부시해 왔던 ‘욕망’ 혹은 ‘욕구’에 대한 개념을 솔직히 바라보고, 욕망과 욕구가 가진 장점을 이해하고 인정하는 과정을 중요시한다.
“욕망은 억제하거나 경계해야 할 대상이 아니다. 그대로 인정하면서 삶의 꽃을 피우는 데 활용해야 할 대상이다. 욕망을 억압하면 심리적으로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커지고, 좀비 같은 삶을 살게 된다.”
- 「욕망은 죄가 되는가?」 중에서
나로 살 수 있게 해 주는
나를 위한 위로의 문장들
“인생은 타고난 ‘진짜 나’를 찾는 여정이다.” 그런데 ‘진짜 나’를 찾기 위해서는 자아실현의 욕구가 필요하고, 자아실현의 욕구를 알기 위해서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스스로 인식해야 한다. 홍성남 신부는 『내 마음이 어때서』에서 자기 자신을 찾을 때 필요한 것과 조심해야 할 것들에 대해 이야기해 준다. 건강한 자의식을 갖기 위해 심리학, 휴식, 신앙의 힘을 빌리는 것을 권하면서도, 그것에 매몰되거나 콤플렉스, 가스라이팅 등에 짓눌리지 않도록 도움을 주는 문장에서는 적극적으로 문제에 맞서고, 자신을 곧추세울 수 있도록 격려해 준다.
“내가 나를 이해하고 존중할 때 자존감이 살아난다. 이 자존감이 자기 가치감을 높여 주고 자신감을 갖게 해 주며, 무시당했다고 여기는 망상을 줄여 준다. 그런데 많은 종교들이 신자들의 자기 가치감을 떨어뜨리는 것을 겸손이라고 합리화해서 많은 신자들을 신경증적 질병에 시달리게 하고 있다. 자기 무시는 거짓 겸손이다. 참된 겸손은 자기 존중에서 시작되며 참된 겸손일 때 자기 가치감이 상승되고 삶의 행복을 느낄 수 있다.”
- 「자기 가치란 무엇인가?」 중에서
홍성남 신부는 글 마무리에 제시한 짧은 질문에서 그동안 소홀히 대했던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내 마음의 문제에 대해 고민하며 더 좋은 나, 진정한 나로 나아갈 수 있는 생각꺼리를 제시해 준다. 나를 부정하려는 모든 시도에서 나를 구해 낼 수 있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임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나를 아는 힘, 나를 구해 낼 힘이 필요할 때, 홍성남 신부의 『내 마음이 어때서』가 독자에게 그 힘을 찾기 위해 나아갈 바를 제시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책 속으로
믿음은 작은 쪽배를 타고 파도를 헤치고 나가는 우리들에게 삶의 의지를 가지게 해 준다. 그래서 믿음은 망상이 아니라 현실이라고 하는 것이다.
- 믿음과 기도, 13쪽
지금 당장 자신을 변화시켜야겠다고 마음먹지 않는다 하더라도 자신의 삶이 잘못되어 있다는 것을 깨닫고 나면 자연스럽게 바꿀 수 있다. 비록 습관적 삶의 패턴이 완전히 사라지진 않겠지만 어디로 가야 할지는 명료하게 보인다.
- 자기 인식, 18쪽
걱정이 심한 사람들은 자기 인생에서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을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들이 있다. 그래서 이들은 실수투성이, 뒤죽박죽 인생, 비효율적이고 혼란스러운 인생을 살게 되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걱정 목록을 만드는 것이다. 노트에 걱정들을 크기별로 분류해서 적고, 걱정들의 내용 중 비현실적인 것들을 하나씩 지워 가는 작업을 해야 한다.
- 걱정 - 불청객 같은 것, 3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