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에 대한 명랑하고 심오한 탐구”
이제 60대는 여생이 아니라 인생 3막이 기다리고 있다. 청년기, 중년기 못지않은 시간을 살아 내야 한다. 1막, 2막엔 수명 여부와 상관없이 도달해야 할 목표 혹은 미션들이 있었다. 경제적 자립, 결혼과 육아, 사회적 성취 혹은 가치와 명분 등. 설사 그 도중에 생을 마쳐도 그것을 끝이라 여기진 않았다. 하지만 60대는 다르다. 아무리 여생이 길다 한들 이젠 대책 없이 소멸과 해체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한데 문제가 하나 있다. 이 여정의 테마가 소멸과 해체라는 건 분명하지만, 거기에 대한 지혜가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 어떻게 늙고 어떻게 병들지, 또 어떻게 죽음을 맞이할지를 도무지 가늠할 수 없다는 것. 더 놀라운 건 우리 시대, 우리 문명에는 이에 대한 자산이 전혀 없다는 사실이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1세기 동안 죽음에 대한 모든 지적, 문화적 자산을 다 내팽개쳤기 때문이다.
자본과 노동(과 소비)밖에 모르는 문명은 그래서 치명적이다! 마치 눈을 가린 채 새벽길을 걷는 느낌이랄까.
출구는 오직 하나뿐이다. 노병사, 특히 죽음을 탐구하면 된다. 반드시 수행해야 할 미션 따위는 없는데, 다가오는 경로는 소멸과 해체가 분명하다면, 이거야말로 죽음을 탐구하기 딱 좋은 시기 아닌가? 주지하듯이, 인류 지성사의 모든 영역, 종교와 철학, 그리고 과학과 예술 등은 죽음을 이해하려는 갈망에서 비롯되었다. 그것이 문명을 이끌어 온 동력이기도 하다. 하긴 당연하지 않은가. 죽음을 모르면 삶에 대해서도 알 수가 없다. ‘어떻게 살 것인가?’는 ‘어떻게 죽을 것인가?’와 분리될 수 없는 법, 고로 생사는 하나다! 동서양의 고전이 수천 년간 전승해 온 진리다. 그 지혜와 방편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때가 되었다. 이 책에 등장하는 8인의 현자들이 그 최고의 전령사가 될 것이다.
목차
책을 열며 죽음을 탐구하라 _ 명랑하고 심오하게! 004
Intro 죽는 법을 배우라, 그러면 사는 법을 알게 되리라! 016
1장 소크라테스
철학은 죽음의 연습이다
1. 소크라테스의 독배 _ 비극 혹은 지복?
2. 죽음에 대한 변론 1 _ 소멸 아니면 옮겨 감
3. 죽음에 대한 변론 2 _ 삶과 죽음은 순환한다
4. 죽음에 대한 변론 3 _ 영혼은 불멸한다
5. 철학자, 죽음을 탐구하는 존재 _ 로고스의 향연
6. 영혼을 잘 돌보라, 선과 지혜로! _ 윤리적 축의 대전환
7. 최후의 말, 최고의 선물 _ “수탉 한 마리를 빚졌으니 갚아 주게나”
2장 장자
천지라는 큰 집에서 편히 쉬고 있을 뿐!
1. 아내가 죽었다, 질장구를 치자! _ 슬픔에서 통찰로
2. 생로병사는 ‘봄·여름·가을·겨울’ _ 생리와 심리, 물리의 삼중주
3. 양생술, 생명의 기예 _ ‘사이’에서 존재하라
4. 오직 생성, 오직 변화뿐! _ “천지 만물이 ‘나’로 살아간다”
5. 바보야, 문제는 이분법이라니까! _ 해골의 즐거움과 자유
6. 양생의 에티카 _ 심재心齋와 덕충德充
1) 자아를 굶겨라 [심재]
2) 애태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매혹 [덕충]
7. 운명애 Amor Fati _ 충만한 신체, 충만한 대지
3장 마하트마 간디
오, 라마! 죽음은 영광스러운 해방이다
1. 1948년 1월 30일 오후 5시 5분 _ 세 발의 총탄과 연꽃의 화환
2. 암살범의 최후진술 _ “나는 결코 후회하지 않는다!”
3. 오직 한 걸음씩! _ 사탸그라하 Satyagraha
4. 진리와 기쁨의 정치경제학 _ 브라마차리아 Brahmacharya
5. “나의 삶이 곧 나의 메시지다” _ 걷기, 굶기, 쓰기
6. ‘마하트마’의 ‘위대한’ 패배 _ “그날 간디는 그곳에 있지 않았다”
7. 죽음은 영광스러운 해방이다! _ 신의 손 안에
4장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이 한 번의 생으로 충분하다
1. 인생은 ‘자전거 타기’와 같다 _ 역마와 우정의 달인
2. 아인슈타인과 전쟁 _ “내 생애 가장 행복했던 생각”
3. “나는 우아하게 떠나겠다” _ 유일한 구원은 유머 감각뿐!
4. 뉴턴의 ‘우주’를 해체하다 _ ‘시공간 space-time’의 탄생
5. 양자 역학과 ‘주사위 놀이’ _ 운명의 기묘한 엇갈림
6. 지성에서 영성으로! _ 에딩턴과 스피노자, 그리고 간디
7. “이 한 번의 생으로 충분하다” _ 모두의 미소와 안녕을 위해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편〉 에필로그 아인슈타인의 뇌는 어떻게 생겼을까
5장 연암 박지원
죽음은 도처에 있다
1. 내 이제야 ‘도道’를 알았도다! _ 물이 옷이 되고 몸이 되고 마음이 되는
2. 죽음에 대한 단상 1 _ 죽음은 도처에 있다
3. 죽음에 대한 단상 2 _ 삶은 요행이다
4. 죽음에 대한 단상 3 _ 모든 인연은 악연이다
5. 글쓰기, 애도와 치유의 ‘레퀴엠’ _ 묘비명의 달인
6. 노년의 지혜, 노년의 자유 _ 고추장 작은 단지를 보내니
7. 벗들이 이야기하는 소리를 들으며 _ “살았노라!”
6장 다산 정약용
먼 훗날 역사가 증언하리라!
1. 이토록 ‘복된’ 죽음이라니! _ ‘다홍치마 다섯 폭’의 추억
2. 저 높은 곳을 향하여! _ ‘중심’을 향한 무한 질주
3. 죽음의 무도 _ 끝없는 순교의 행렬
4. 천주와 군주 ‘사이’ _ 이카로스Icaros의 비상과 추락
5. 화려한 귀향, 쓸쓸한 노년 _ 마침내 『목민심서』!
6. 「자찬묘지명」自撰墓誌銘에 담긴 뜻은? _ “나는 증언한다!”
7. 백 세 뒤를 기다리겠노라! _ ‘다산’이라는 이름의 탄생
7장 사리뿟따
다시는 오고 감이 없으리니!
1. 마지막 여행이 시작되었다! _ ‘상수제자’의 운명
2. 스승과의 작별 인사 _ “ 다시는 만날 일도, 스칠 일도 없습니다”
3. 사리뿟따, 그는 누구인가? _ 환락에서 구도로!
4. 지혜제일, 법의 장군 _ “연기緣起를 알면 여래를 본다”
5. 어머니를 깨달음의 길로! _ 불사의 지혜
6. 붓다의 찬탄 _ ‘대지처럼 굳건하고 아이처럼 유순한’
7. 윤회의 수레바퀴가 마침내 멈추었다 _ 축복 혹은 광명
8장 붓다
용맹정진하라!
1. 열반으로 가는 머나먼 여정 _ 죽음에 대한 최고의 형식
2. ‘바이샬리여, 안녕히!’ _ 코끼리가 뒤를 돌아보듯이
3. 아난다의 비탄 _ ‘스승의 주먹’은 없다!
4. 쭌다의 마지막 공양 _ 가장 치명적인, 그럼에도 가장 고귀한!
5. 사라쌍수에 꽃들이 피어나고 _ “최고의 예배는 수행이다”
6. 벗이 벗에게 물어보듯이 _ 머무름 없이 나아가라!
7. 니르바나, 고요와 평정 _ 완벽한 소멸, 완전한 자유
에필로그 모든 생은 죽음으로부터 온다! I will be b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