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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2세기 중반의 그리스도교는 로마 제국의 박해와 이교인들의 오해 속에서 그 신앙의 정당성을 증명해야 했다. 그리스도인이 되기 전에 그리스 철학의 여러 학파를 거쳤던 유스티누스는 교리와 그리스도인의 삶을 이교인들이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로 설명할 수 있는 소양을 갖추고 있었다. 두 편의 『호교론』은 이교인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 『유대인 트리폰과의 대화』는 유대교에 맞서 그리스도교를 옹호하고 있다.  




본 총서에 대하여




이 총서는 문화체육관광부 국고보조금 지원을 받는 『고대 그리스도교 문헌 총서 번역 사업』의 결과물이며 보조사업자이며 저작권자인 사단법인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로부터 추가 출판과 판매를 승인받았다.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등으로 충실하게 번역된 권위 있는 현대어 교부 문헌들을 골라 아름답고 적확한 우리말로 옮겨졌다. 교회의 발원지와 맞닿아 있는 이 책들은 성경뿐 아니라 ‘거룩한 전통’(聖傳)을 더 깊이 이해하도록 도와줄 것이다. 교부 문헌은 가톨릭과 정교회와 개신교가 함께 보존하고 가꾸어야 할 그리스도교 공동 유산이기에, 원천으로 돌아가기 위한 이 노력이 영적 일치 운동에 꾸준히 이바지하리라 믿는다.






두 편의 『호교론』과 『유대인 트리폰과의 대화』에 대하여




2세기 중반의 그리스도교는 로마 제국의 박해와 이교인들의 오해 속에서 그 신앙의 정당성을 증명해야 했다. 그리스도인들은 로마의 공식 종교를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박해를 받았을 뿐 아니라 사람의 살을 먹는다든가 근친상간을 범한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으므로, 교부들은 교리와 그리스도인의 삶을 이교인들이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로 설명해야 했다. 이 시대의 교부들 가운데에서도 유스티누스는 그리스도인이 되기 전에 그리스 철학의 여러 학파들을 거쳤으므로 이교인들의 주장을 그들이 알아들을 수 있는 논리로 논박할 소양을 갖추고 있었다. 


두 편의 『호교론』은 그리스도인을 위한 신학서나 교리서가 아니므로, 그리스도교 신앙의 모든 주제를 다루지는 않는다. 호교론적 입장에서 유스티누스에게 가장 중요한 주제는 철학자들이 말하는 진리와 그리스도교 진리의 관계였다. 그는 요한 복음서에서 말하는 말씀(logos)이신 그리스도라는 개념으로 이를 설명한다.


『호교론』 두 편이 주로 이교인들을 대상으로 한다면, 『유대인 트리폰과의 대화』는 최초로 유대교에 맞서 그리스도교를 옹호하는 저서다. 작품은 이틀간 유스티누스와 유대인 트리폰이 나눈 대화를 기록한 것으로 되어 있으나, 이는 실제 대화의 기록이라기보다는 문학적인 표현 방식일 것이다.


다른 호교론들과 구별되는 『유대인 트리폰과의 대화』의 특징은 구약 해석에 있다. 유스티누스는 유대교의 구약 해석과 구별되는 구약성경에 대한 그리스도교적 해석을 전제한다. 트리폰은 구약성경을 읽으면서도 예수를 그리스도로 받아들이지 않고, 유스티누스는 구약성경을 통하여 그분이 그리스도이심을 깨닫는다. 그러나 『유대인 트리폰과의 대화』는 유대교와 그리스도교 사이의 (극복되어야 할) 대립만을 보여 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리스도교의 고유한 구약 해석을 위한 근거를 보여 주는 책이며, “유대인들에게는 걸림돌이고 다른 민족들에게는 어리석음”인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리스도”(1코린 1,23)에 대한 믿음의 근거를 바로 구약성경으로부터 제시해 준다. 



책 속에서




우리는 그리스도인이라고 해서 고발을 당합니다. 하지만 훌륭한 것을 미워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또한 고발된 이들 가운데 누가 자신은 그리스도인이 아니라고 말하기만 하면, 여러분은 마치 그를 죄인으로 고발할 증거가 없는 듯이 그를 석방합니다. 반면 어떤 사람이 스스로 그리스도인임을 인정하면 여러분은 그가 인정했다는 이유로 그를 처벌합니다. 그러나 필요한 것은 인정하는 사람이든 부인하는 사람이든 그의 삶을 살펴보아, 각자가 어떤 사람인지 행위를 통하여 밝혀지도록 하는 것입니다(33~34쪽).




예루살렘으로부터 사람들이 세상으로 나갔습니다. 그들은 열두 명이었습니다. 그들은 글도 모르고 말도 잘할 줄 몰랐지만, 자신들이 그리스도의 말씀을 모든 이에게 가르치도록 그분으로부터 파견되었다고 하느님의 힘으로 모든 민족에게 선포하였습니다. 우리는 전에는 서로 죽이곤 했었지만, 지금은 원수들과 전쟁을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우리를 심판하는 이들에게 거짓말을 하거나 그들을 속이지 않기 위하여 기꺼이 그리스도를 고백하며 죽습니다(71쪽).




우리는 처벌과 꾸짖음, 좋은 상급이 각자에게 그 행동의 공과에 따라 주어진다는 것을 예언자들로부터 배웠고, 그 말이 참됨을 증명하겠습니다. 만일 그렇지 않고 모든 것이 운명에 따라 이루어진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전혀 없을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선하고 어떤 사람은 악한 것이 정해져 있다면, 선한 사람을 칭찬할 일도 악한 사람을 비난할 일도 없을 것입니다. 한편, 만일 인간이 비난받을 만한 것을 피하고 선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없다면, 무슨 일을 하든 그에 대한 책임이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인간이 자유롭게 선택을 하여 올바르게 행동하거나 잘못한다는 것을 증명하겠습니다(76쪽).







‘그리스도교 신앙 원천’을 내면서


해제 


1. 순교자 유스티누스의 생애


2. 『첫째 호교론』의 내용


3. 『둘째 호교론』의 내용


4. 『첫째 호교론』과 『둘째 호교론』의 의의


5. 『유대인 트리폰과의 대화』의 내용


6. 『유대인 트리폰과의 대화』의 의의


7. 편집본


8. 현대어 번역


9. 참고 문헌


『첫째 호교론』


『둘째 호교론』 


『유대인 트리폰과의 대화』


주제어 색인

성경 색인


글쓴이 :유스티누스

100~110년경 사마리아의 플라비아 네아폴리스(현 나블루스)에서 태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참된 진리를 알기 위해 스토아학파, 소요학파, 피타고라스학파에서 가르침을 얻고자 했으나 만족하지 못했다. 플라톤학파를 만남으로써 스스로 크게 진보했다고 느꼈으나, 예언자들은 그들이 보고 들은 진리를 선포했음을 깨닫고 철학의 한계를 넘어 예언자들이 예고한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를 믿게 되었다. 130년경 에페소에서 세례를 받고 그리스도 신앙을 옹호하고 전파하는 사람이 되었다. 세례를 받은 뒤에도 유스티누스는 계속 철학자로서 처신하며, 사제품을 받지는 않았지만 여러 곳을 다니며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파했다. 그는 이것이 참된 철학자의 본분이라고 여겼다. 루스티쿠스 총독 때인 165년에 참수되어 순교했다.

 


옮긴이: 안소근 수녀

성도미니코 선교수녀회 수녀다. 서울대학교 독어독문학과와 가톨릭대학교 신학과를 졸업하고 교황청 성서대학에서 성서학을 전공했다. 대전가톨릭대학교와 서울 가톨릭교리신학원에서 강의하고 있다. 

저서로 『거룩한 독서를 위한 구약성경 주해 이사야서』(바오로딸 2016~2017), 『구약종주』(성서와함께 2017), 그리고 역서로 G. 바르비에로의 『아가』(가톨릭출판사 2014), M. 질베의 『하늘의 지혜』(성서와함께 2016), A. 소진의 『이스라엘 역사』(대전가톨릭대학교출판부 2018)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