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으로 피어나 예술로 남은
낯설고도 매혹적인 12인의 예술가
그들의 삶과 작품들
때로는 강렬하게, 때로는 부드럽게
갤러리스트가 반한 매혹의 세계
“손에 꽃 한 송이를 들고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순간만큼은 그 꽃이 당신의 우주다”_조지아 오키프
『매혹하는 미술관』을 쓴 송정희는 뒤늦게 미술에 매혹돼 제주에 갤러리를 열고 작가와 컬렉터를 연결하며 전시를 기획하는 갤러리스트다. 10년 동안 영자 신문 『제주위클리』를 발행해 제주도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는 데 힘쓰기도 했다. 제주 출신 미술가 변시지의 특별전 기획을 계기로 갤러리스트로 전향한 그가 ‘지역’과 ‘미술’ 사이에 작은 다리들을 잇는 과정은 어두운 주변을 더듬으며 한 발 한 발 내딛는 어렵고도 낯선 여정이었다. 『매혹하는 미술관』은 힘든 순간마다 지은이를 위로하고 용기를 북돋운 예술가 열두 명과 그들의 삶과 작품에 자신을 반추하며 앞으로 나아간 지은이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책 속 예술가들이 모두 여성인 까닭은 같은 여성으로서 비슷한 시련을 겪었고, 기존의 관습을 깨뜨리며 자신의 길을 만들어간 삶의 궤적에 공통점이 많기 때문일 테다.
조지아 오키프, 마리 로랑생, 천경자, 수잔 발라동, 키키 드 몽파르나스, 카미유 클로델, 판위량, 마리기유민 브누아, 프리다 칼로, 마리나 아브라모비치, 케테 콜비츠, 루이스 부르주아. 책에서 다루는 이 열두 명의 미술가들은 가족과 얽힌 폭력과 트라우마, 강렬한 사랑이 불러온 깊은 상처, 비극적인 사고, 사회적 장벽 등을 마주해야 했던 인물들이다. 이들은 고통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예술로써 말했고 자신의 이름을 역사에 새겼다. 굴곡진 인생사가 아니더라도 생명력 넘치고 혁신적인 이들의 작품은 그 자체로 우리의 시선을 오래 붙잡는다. 미술과 단단히 사랑에 빠진 지은이가 안내하는 아름다움과 기이함, 고통과 환희가 함께하는 『매혹하는 미술관』으로 들어가보자.
목차
프롤로그-낯선 세계와 사랑에 빠지다
1 아름다움, 그 너머
꽃, 크게 보아야 아름답다-조지아 오키프
색채의 황홀, 그 너머의 것들-마리 로랑생
화려한 색, 화려한 설움의 자취-천경자
2 뮤즈에서 예술가로
그림 속 나는 진짜가 아니다-수잔 발라동
아름다움은 하나의 모순이다-키키 드 몽파르나스
더는 나를 속이지 않기를-카미유 클로델
3 몸을 통해, 몸을 위해
나의 누드는 나의 자유다-판위량
권력과 욕망 사이에서-마리기유민 브누아
나는 환상이 아닌 현실을 그린다-프리다 칼로
4 회복과 치유의 약속
몸으로 두려움을 마주하다-마리나 아브라모비치
고통을 말하는 것이 나의 의무다-케테 콜비츠
예술은 복원이다-루이스 부르주아
참고 자료
송정희
제주돌문화공원 내 갤러리 ‘공간누보’를 운영하고 있다. 연세대학교에서 프랑스 문학을 전공했고, 서던일리노이주립대학교 대학원에서 영어교육학을 공부한 후 고려대학교 국제어학원과 제주대학교 등에서 영어를 가르쳐왔다. 2009년부터 10년 동안 제주도에서 영자 신문 『제주위클리』의 발행인으로 일했으며, 현재 (사)제주국제화센터 대표를 맡고 있다. 제주 출신 화가 변시지의 그림에 반해 그의 작품집을 발간하고 전시를 기획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전시 및 미술 강의를 꾸준히 기획·진행하고 있다. 최근 제주돌문화공원과 공동 주관한 기획전 〈백남준과 제주, 굿판에서 만나다〉(2023)를 총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