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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가 아드리엔 폰 슈파이어
기도의 세계를 열다!

아드리엔 폰 슈파이어는 이번에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되는 영성가지만 신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에게는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그녀는 스위스의 내과 의사이자 현대의 신비가로, 신학과 영성, 신비와 성흔에 관해 60여 권이 넘는 책을 저술했다. 그러나 그녀가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것은 그녀가 20세기 위대한 신학자인 발타사르와 영적 교류를 하여 많은 영감을 주었기 때문이다. 아드리엔 폰 슈파이어의 영적 감수성과 신비적 체험은 발타사르가 계시 신학을 이해하는 데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또한 발타사르는 아드리엔 폰 슈파이어의 신학을 통해 세상에 파견된 교회에 대해 깊은 성찰을 했고 이것이 새로운 공동체를 설립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녀는 발타사르 외에도 로마노 과르디니, 앙리 드 뤼박, 휴고 라너 등의 신학자들과 지적으로, 신학적으로 활발하게 교류하였으며, 그녀와 교류한 신학자들은 그녀가 신학을 전공하지 않았음에도 신학적으로 완벽한 체계를 보인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아드리엔 폰 슈파이어가 세상을 떠난 후 요한 바오로 2세 교황과 프란치스코 교황은 바티칸에서 그녀에 관한 심포지엄을 열었으며 그녀가 교회에 큰 공헌을 했다고 강조했다. 그녀의 사상과 통찰, 묵상 등이 담긴 저서들도 40여 개의 언어로 번역되어 전 세계에 소개되었다. 그녀의 삶은 다큐멘터리로 만들어져 방송되었고, 2018년에는 그녀에 대한 시성도 진행되어 ‘하느님의 종’ 호칭이 부여되었다. 《기도의 세계》는 그러한 아드리엔 폰 슈파이어의 대표작이다. 이 책은 그녀의 영성을 전반적으로 꿰뚫고 있는 원전이기에 그녀의 영성을 고스란히 느끼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기도를 바탕으로 한
슈파이어의 영성이 담겨 있는
《기도의 세계》

《기도의 세계》는 기도의 본질을 설명하는 가장 앞부분에서 “기도가 무엇인지 정확히 규정하기는 어렵다. 기도는 하느님과 함께 사는 영적이고 신비스러운 삶이자 그분의 현존하심에, 그분의 신적이고 삼위일체적인 사랑에 참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22쪽) 하고 삼위일체론과 연결하며 문을 열고 있다. 그러면서 삼위일체 하느님 안에서 어떻게 기도가 이루어지는지, 창조 세계는 어떤 기도를 바치는지, 그리스도나 마리아는 어떤 기도를 바치는지 기도의 원천을 살펴본다. 그리고 조금 관점을 바꾸어 상황에 따라, 직분에 따라 어떻게 기도를 바쳐야 하는지, 또 흠숭, 감사 기도, 청원 기도에 관해서도 알아본다.

이 책은 이처럼 기도에 관해 광범위하게 모든 것을 다룬다고 할 수 있지만 그 깊이도 깊다. 삼위일체론, 창조론, 그리스도론, 마리아론 등 그리스도교 신앙의 여러 가지 측면을 통해 기도를 바라보고 있기에 단번에 읽기는 힘들 수 있다. 하지만 독자들도 기도하고 묵상하면서 조금씩 읽어 나간다면 이 책의 진정한 가치를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하느님께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자기 계시를 하심으로써 모든 것이 인간에게 전달되듯이, 기도는 은총처럼, 믿음과 희망과 사랑처럼, 그리스도와 교회의 관계처럼 하느님 안에, 삼위일체로 생명을 교환하시는 그분 안에 최종적인 뿌리를 두고 있다. 그리스도인의 기도는 순전히 인간적인 동기와 간청을 넘어 삼위일체적 생명과 기도에 참여하는 것, 세상에 오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들으시고 이루어 주시는 것을 말한다.
_머리말 중에서

하느님을 의지하고 그분께 순종하는
강한 마음을 가진 슈파이어

아드리엔 폰 슈파이어가 의사로서 과학적인 학문인 의학을 공부하였는데도 신비가가 된 것은 하느님의 부르심에 순종하여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아드리엔 폰 슈파이어의 영적인 동반자였던 발타사르는 “지금까지 슈파이어가 집필한 대부분의 작품은 성경을 깊이 묵상한 내용과 하느님의 말씀을 늘 새로운 관점에서 듣고 풀어내려 한 내용”이라고 하면서 이것이 그녀가 쓴 책들의 특징이라고 말한다. 이 말은 즉, 슈파이어는 멈추지 않고 늘 새롭게 도약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녀의 이러한 노력은 기도로 표현되었으며, 그녀는 끊임없는 기도 안에서 이러한 순종을 이룰 수 있었다.

기도는 그녀의 생애 내내 삶을 지탱해 준 뿌리였다. 그렇기에 《기도의 세계》에는 그녀의 영성이 가장 기초부터 담겨 있다. 따라서 그동안 아드리엔 폰 슈파이어가 어떤 인물이며, 그녀의 생각이 어떠했는지 단편적으로만 볼 수 있었던 사람들에게 《기도의 세계》는 보물과 같을 것이다. 또한 신학자 발타사르가 그녀에게 어떤 영감을 받았는지 궁금했던 이들에게도 이 책은 꼭 필요한 책일 것이다.

“아드리엔 폰 슈파이어는 삼위일체, 강생, 십자가를 비롯해 여타 많은 것들에 대한 신학적 직관을 갖고 있었습니다. 이는 1940년대 이후부터 마지막까지 줄곧 제게 영감을 불어넣어 주었습니다.”
_한스 우르스 폰 발타사르
 

책 속으로



기도는 우리가 하느님 앞에 항상 서 있음, 하느님과 친교를 이루면서 방해받지 않음, 우리 안의 온갖 장애물을 걷어 내어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그분을 따르려는 우리의 굳은 의지(결의)일 것이다.

_27p. 1장 기도의 본질에 관하여

 

인간은 먹기를 거부할 수 있는 것처럼 기도를 거부할 수 있다. 그러나 음식을 먹지 않으면 몸이 죽듯이, 기도하지 않으면 영혼이 죽는다.

_35p. 1장 기도의 본질에 관하여

 

하느님께는 사랑이 절대적이므로, 사랑을 바라볼 때 그분의 참되고 객관적인 선하심이 드러난다. 각 위격이 사랑 안에서 선한 것을 인지할 때 하느님의 선하심이 드러난다. 그렇게 세 위격이 서로 교환되는 가운데 그분의 선하심이 드러난다.

_92p. 2장 기도의 원천

 

이제 지상에 계시는 성자께서는 사람들에게 주실 기도 형태를 찾아내셔야 한다. 그분께서는 사람들에게 아버지께로 가는 일반적인 길이 되셔야 할 뿐만 아니라, 그리스도인의 기도 안으로 들어가는 길도 되셔야 한다.

_141p. 2장 기도의 원천

 

그리스도인은 교회 안에서, 모든 성인의 통공 안에서, 교회가 간직한 기도의 보화를 나누어 받으면서 기도한다.

_245p. 3장 기도의 과정

 

복음만이 예수 그리스도가 하느님 아버지께 하신 말씀들의 참된 내용을 그에게 전달해 줄 수 있고, 동시에 사랑에 관한 그분의 가르침을 통해 이웃에게 그가 바치는 기도 안에서 올바른 자리를 찾아 줄 수 있다.

_255p. 3장 기도의 과정

 

성자 그리스도께서는 지상에서 사시면서 교회를 세우신다. 그분께서는 죽음과 교회를 통해서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오셨다. 생명을 바치심으로써 교회를 탄생시키신 것이다.

_442p. 7장 하느님 앞에서


옮긴이의 말 

머리말 
《기도의 세계》로 들어가면서 
1장 기도의 본질에 관하여 
2장 기도의 원천
1. 삼위일체 하느님 안에서 이루어지는 기도 
기대(기다림)와 실현 
믿음, 바라봄, 사랑
활동과 관상 
하느님께서 하느님께 드리는 흠숭
신적 청원 기도 
인간의 결정, 하느님의 결정
2. 창조 세계가 바치는 기도 
3. 그리스도의 기도 
사람이 되신 분의 기도
성자의 신적 사명
인간과 하느님을 이어 주는 다리
묵상
4. 마리아의 기도 
유년 시절
성장기
발현한 천사 앞에서
천사 
잉태
예수의 탄생
이집트로 피신함
예수의 어린 시절
열두 살 소년 예수를 찾아다님
나자렛에서 홀로 지냄
십자가 옆에서
그리스도의 부활 이후
그리스도의 승천 이후
죽음
3장 기도의 과정
1. 아이의 기도 
2. 기도하기로 결심함 
3. 삶에 대한 결정 과정 
4. 기도와 부르심에 대한 선택 
5. 개인 기도와 공동체 기도 
4장 직분에 따라 바치는 기도
1. 수도자의 기도 
2. 사제의 기도 
3. 혼인한 이들의 기도 
5장 기도의 세 종류
1. 흠숭 
2. 감사 
3. 청원 
6장 직접적으로 그리고 간접적으로
1. 성인 
2. 사제
3. 믿는 이 
7장 하느님 앞에서
1. 만남의 과정 
2. 하느님에 의해 형성됨 
3. 홀로 그리고 함께 
4. 하느님 앞에 서는 세 가지 방식 
5. 하느님 앞에 선 인격과 직무 
본성과 은총
1. 연습과 헌신 
2. 기분과 지속성 
3. 능동적으로 그리고 수동적으로 
4. 절망과 위로 
5. 하느님께서는 우위에 계신다 
사랑과 열매
1. 기도 안에 깃든 사랑 
2. 기도의 효과
아드리엔 폰 슈파이어의 생애와 영성
“지상에서 천국의 삶을 살도록 부르심받은 이” 


글쓴이 :  아드리엔 폰 슈파이어

Adrienne von Speyr​

1902년에 스위스 개신교 집안에서 태어났다. 의사이자 영성 작가, 신비가였던 그녀는 1940년에 가톨릭으로 개종했고, 현대 신학자 한스 우르스 폰 발타사르Hans Urs von Balthasar에게 세례를 받았다. 이후 그와 함께 1945년에 성직자와 평신도로 구성된 재속 수도회를 설립하였으며, 이냐시오 영성을 따르면서 그것을 세상에 전하기 위해 힘썼다. 집필 활동도 활발히 했는데, 대부분 구술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지병이 많아 오랫동안 병상에 누워 지냈으며, 말년에는 거의 완전히 실명한 채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다가 선종했다.

약 60권의 저서를 남겼는데, 대부분의 작품을 발타사르와 공동으로 작업하였으며 모든 작품은 발타사르가 설립한 요하네스 출판사를 통해 출간되었다. 현재까지 독일어 외에 40여 개의 다른 언어로 옮겨져 세계적으로 소개되고 있다.

옮긴이 : 황미하
충남대학교 독문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했으며, 독일 레겐스부르크대학교에서 가톨릭 신학을 전공하고 디플롬 석사 학위를 받았다. 대전 성모여고에서 독일어를 가르쳤으며, 현재 번역가로 활동하면서 말씀과 글을 통한 선교에 힘쓰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안녕, 가톨릭!」 · 「탐욕」 · 「요나와 함께 걷는 40일」 · 「성탄이 왔다!」 · 「새로운 시작, 부활이 왔다!」 · 「삶을 놓치지 마라」 · 「위기를 극복하려면」 · 「결정」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