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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나해), 2022년(다해)에 이어 2023년(가해) 주일과 대축일 묵상 강론과 시편기도가 출판되었다. 이로써 3년 주기로 펼쳐지는 전례력의 한 바퀴가 완전해진 셈이다.

저자 김성길 신부는, 좋은 말씀이 차고 넘치는 시대이긴 하지만 교우들의 영적인 목마름에 사목자로서 한 사발의 냉수라도 건네고픈 소박한 바람으로 주일 강론집을 펴냈다고 서언에서 밝히고 있다. 복음보다 더 좋은 말씀은 없음을 강조하며 강론에 앞서 먼저 복음을 찾아 읽기를 권하고 있다.


연중 제5주일 강론 중에서


우리가 스스로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거룩하게 창조된 교우 여러분, 여러분이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한 주간 대부분의 삶을 영위하는 곳은 순수하고 거룩한 곳도, 성인군자들의 무릉도원도 아닙니다. 온갖 인간 군상들이 뒤엉켜 부딪히며 지지고 볶는 그런 세상입니다. 그 속에서 ‘나’를 살기에는, 내가 원하고 바라는 삶을 그대로 지켜가기는 참으로 힘들고 어려운 일입니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갈등과 고뇌 속에서 비록 비틀거리는 오후처럼 한발 한발 어렵고 힘든 걸음을 옮겨야 하지만, 어디로 가야 하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흐린 의식 속에서도 끝내 포기하지 않고 가야만 하는 것이 우리 신앙인의 슬픈, 하지만 그래서 더 황홀한 삶입니다.


이상과 꿈을 포기하고 사는 사람들 속에서 갈등하는 인간은 아름답습니다. 갈등하는 사람은 깨어 있으려고 치열하게 애쓰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내일도 갈등과 번뇌 속에서, 마치 하늘길을 만들며 창공을 나는 새들처럼, 그리고 혼탁하고 차가운 물 속에서도 물길을 내고 그르며 멋진 질주를 하는 물고기처럼 끝내 자신의 길을 내달리는 세상의 소금과 빛인 하느님의 자녀로서의 삶을 새삼 다짐하고 또 다짐해 봅니다. 여러분의 오늘과 여러분의 모든 꿈을 축복합니다. 세상의 참 빛이신 주 예수님의 말씀을 등불 삼아 힘차게 살아갑시다.​





 글쓴이 : 김성길 신부
1962년11월 전남 함평에서 태어나 1991년 2월 사제서품을 받으시고,현재 의정부교구 총대리 겸 사무처장
역서 - <갈릴래아의 꽃 나자렛의 마리아>
저서 - <전례력에 따른 2021년(나해) 주일과 대축일 복음>, <처음 살아보는 오늘>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