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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대표 신학자,

로마노 과르디니가 알려 주는 주님의 기도


그리스도인에게 가장 첫째가는 기도이자 가장 중요한 기도는 주님의 기도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직접 전수하신 기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매일매일 이 기도를 바치곤 한다. 그러나 ‘주님의 기도를 제대로 이해하며 바치고 있을까?’라고 물어본다면 섣불리 그렇다고 대답하기는 어렵다. 간단한 기도이면서도 거기에 담긴 심오한 뜻을 온전히 이해하기란 쉽지 않은 것이다.


이러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책이 바로 《로마노 과르디니의 주님의 기도》다. 이 책은 20세기 대표적인 가톨릭 신학자 가운데 한 사람으로 잘 알려진 로마노 과르디니가 주님의 기도에 관해서 해설한 책으로, 그동안 주님의 기도가 담고 있는 지혜를 온전히 깨닫지 못한 이들에게 지혜를 주는 책이다. 주님께서 직접 알려 주신 이 기도가 담고 있는 지혜를 우리 삶으로 가져 올 수 있다면 우리 삶을 주님의 뜻대로 사는 데 한층 도움이 될 것이다.


입이 아닌 마음으로 바치는 주님의 기도


토마스 아퀴나스 성인은 주님의 기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주님의 기도는 가장 완전한 기도입니다. 이 기도를 통해서 우리가 올바르게 바랄 모든 것을 청할 뿐 아니라 우리가 마땅히 청해야 할 순서대로 청하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청해야 할 것을 우리에게 가르쳐 줄 뿐 아니라, 우리의 모든 정서까지 형성시켜 줍니다.”


토마스 아퀴나스 성인 외에도 아우구스티노 성인, 예수의 데레사 성녀처럼 많은 성인 성녀들은 주님의 기도의 중요성을 수없이 강조했다. 그러나 신앙생활을 하다 보면 자꾸 형식적인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곤 한다. 매일같이 기도를 바치고 미사에 참례해도 그리스도인으로 용감하게 살고 있는지 모호해지는 상태가 되는 것이다. 그럴 때마다 우리에게는 우리를 계속 자극해 주고 마음을 다잡아 줄 좋은 책과 말씀이 필요하다. 《로마노 과르디니의 주님의 기도》는 이러한 우리에게 가장 적절한 책이다. 신학자이면서도 거룩하게 살고자 하는 모든 그리스도인이 꼭 알아야 할 책을 쓰는 것으로 널리 알려진 로마노 과르디니가 집필한 책으로 그의 대표작 중 하나로 꼽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 책은 딱딱한 신학적인 내용으로 가득 찬 것이 아니라 주님의 기도에서 찾을 수 있는 지혜로 우리를 일깨워 준다. 특히 이 책은 훌륭한 번역으로 잘 알려진 안소근 수녀가 번역하여 최대한 신자들이 편하게 읽도록 만들었다.


역자 후기에서 안소근 수녀는 이 책을 이렇게 평가한다.


“《로마노 과르디니의 주님의 기도》는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라고 기도하는 것이 얼마나 중대한 일인지 눈을 크게 뜨고 보게 합니다. …… 주님의 기도를 바칠 때마다 우리는 시험을 치르고 있습니다.”


주님의 기도에 담긴 지혜의 정수


그동안 주님의 기도를 해설하는 책들이 많았지만 이 책만큼 주님의 기도에 대한 깊이 있는 해설이 담긴 책은 드물다. 주님의 기도 구절 하나하나에 담긴 지혜를 우리 삶으로 이어 주는 이 책은 우선 주님의 기도가 우리와 주님과의 관계에 대해서, 그리고 우리 신앙의 자세에 대해서 깊이 이해하도록 도와준다고 알려 준다.


예를 들어, 우리가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라고 기도할 때 우리는 지상에서부터 하늘을 향해야 하는 우리의 영적 목표를 인지하면서, 또한 “우리”라는 표현을 통해 우리와 함께 있는 다른 이들에게도 향하게 된다고 설명해 준다. 우리가 우리 자신만을 챙겨야 하는 이들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한 부모 아래 형제로, 모든 동료와 함께 있음으로써만 존재하는 이들이라고 말이다.


그리고 “일용할 양식을 주소서.”, “악에서 구하소서.”라고 기도할 때에는 단순히 이것만을 청원하는 것이 아니라 이 단순한 청원을 통해 그리스도께서 세상에 가져오신 것들로부터 우리 신앙생활이 나오며, 그 신앙생활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위한 자리를 마련하여 글자 그대로 “세상을 이기는” 믿음을 표현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이는 이렇게 세상을 이기는 믿음을 갖고자 하는 마음가짐으로 이 기도를 바쳐야 함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처럼 이 책을 읽으며 주님의 기도를 살피다 보면 우리 신앙의 자세를 더 넓은 시야로 바라보게 되고 어떤 마음가짐으로 신앙생활을 해야 하는지 깨닫게 된다. 그리하여 우리의 삶이 우리가 주님의 기도를 바치며 주님께 청원하는 삶과 더욱 가까워지게 될 것이다.


책 속으로


그리스도인이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기도해야 한다면, 이는 그분의 뜻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도 분명 가능하다는 말이 된다. 해가 뜨도록 기도하라고 하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이 청원은,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것이 당연히 일어나는 일은 아니며 오히려 의심의 여지가 있는 일이고 위협받을 수도 있는 일임을 내포한다.

_17-18p 들어가는 문 중에서


주님의 기도는, “단순하게 하늘에 계신 그분을 부르면 너의 기도는 그분께 이를 것이다. 네가 어디에 있든지, 너의 말은 그분께 가 닿을 것이다. 어떤 시간이든지 너의 청원은 그분을 발견할 것이다. 네가 무엇을 겪든지, 무슨 일을 하든지, 너의 목소리는 위로 오를 수 있고 하느님께 도달할 것이다.”라고 말한다.

_ 35p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Ⅰ 중에서


주님의 기도는 우리에게 다시 한번, 자신과 온 세상을 위하여 모든 것이 거기에 의존하면서도 바로 그 세상 안에서 매우 의문스럽게 보이는 그것을 염려하도록 권고한다. 하지만 우리의 염려는 세상이 자신의 노력으로 정의를 이루려는 그런 개인적인 활동주의로 표현되어서는 안 되고, 그 위협받는 나라가 이루어지도록 하실 수 있는 오직 한 분, 곧 하느님과 협력하는 것으로 표현되어야 한다. 우리는 그분께 그분의 나라가 오기를 기도해야 한다.

_ 92p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 중에서


따라서 주님의 기도는 용서를 청하는 사람이 스스로 사랑의 상태에 있을 것을 권고한다. 하지만 그를 신임하는 것은 아니어서, 그에게 자신이 정말로 사랑의 상태에 있는지 시험해 볼 기회를 준다. 그래서 이 청원에, 오직 이 청원에 조건을 붙인다.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이렇게 연결된 두 문장은, 용서를 청할 수 있지만 오직 그 요청을 합당한 것이 되게 하는 상태에 있을 때에만 청할 수 있음을 뜻한다. 단순히 도덕적인 부끄러움이나 우울, 나쁜 결과에 대한 두려움의 문제가 아니다. 당신에게 잘못한 동료 인간에게 당신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스스로에게 물어본다면, 당신이 애덕을 갖고 있는지 분명하게 보게 될 것이다.

_143-144p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중에서


이 청원에서 말하는 악으로부터의 해방은 결국 현세적인 시간에 관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실 때에 오게 될 해방 내지 구원을 말하는 것이다. 이에 대한 의식이 청원 전체에 담겨 있다. 죄와 악은 상상할 수 없이 거대한 것이고 죄라고 일컬어지는 것은 하느님의 업적의 뿌리까지 스며 있어서, 진정한 구원은 죄와 죽음이 그 여정을 다한 다음 죽음, 부활, 마지막 심판을 통하여 하느님께서 세상을 다시 당신의 거룩한 뜻과 일치시키실 때에야 이루어질 것이다.

_189-190p 악에서 구하소서 중에서

서문 


들어가는 문 

호칭 -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Ⅰ

호칭 -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Ⅱ

첫 번째 청원 -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

두 번째 청원 -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

세 번째 청원 -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네 번째 청원 -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다섯 번째 청원 -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여섯 번째 청원 -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일곱 번째 청원 - 악에서 구하소서

아멘 

역자 후기 ​

글쓴이 :  로마노 과르디니
1885년 2월 17일 이탈리아 베로나(VERONA)에서 태어났으나 바로 독일 마인츠(MAINZ)로 이주해 거기서 자랐다. 튀빙겐, 뮌헨 등에서 화학과 경제학을 공부했고, 신학 공부는 프라이부르크, 튀빙겐에서 하였으며, 1910년 마인츠에서 가톨릭 사제가 되었다. 본(BONN)에서 교수 자격 논문을 끝내고 잠시 강의를 한 후, 베를린에서 1923년부터 1939년까지 “종교철학과 가톨릭 신학”을 위한 교수로 활동하였고, 1948년부터 1962년까지 뮌헨에서 그리스도교 세계관과 종교철학 교수로 활동하였다. 1968년 10월 1일 선종하였다.

옮긴이: 안소근 수녀
안소근 수녀는 성 도미니코 선교 수녀회 소속 수녀로,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였으며, 서울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과 교황청 성서대학에서 수학하고 성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2010년부터 서울 가톨릭 교리신학원에서, 2013년부터는 대전 가톨릭대학교에서 성경을 가르치고 있다. 성 도미니코 선교 수녀회 한국 대표이며 주교회의 용어위원회 총무, 신앙 교리 위원회 위원, 성서 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신학대전』번역·간행위원이기도 하다. 2017년(연구상), 2019년(번역상), 2021년(본상) 한국 가톨릭 학술상을 수상했으며 그간 약 50권의 저서와 역서를 출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