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교회의 교회론―성사성(聖事性)』은 가톨릭교회의 교회론을 다룬 책으로, 독일의 대표적 가톨릭 신학자인 칼-하인츠 멘케(Prof. Dr. Karl-Heinz Menke)의 저작입니다. 이 책은 교회론을 조직신학적으로 다루고 있는데, 그리스도의 교회 혹은 가톨릭교회의 핵심이 무엇인지 설명하고자 합니다. 저자는 그리스도론에 근거한 교회론의 결론을 성사성 내지 성사적 특성이라 규정하고, 이를 교회의 가장 깊은 본질이라 주장합니다. 이러한 저자의 통찰은 그리스도교 신학의 핵심과 일치합니다.
이 책은 서론과 결론을 제외한 본론이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제1장에서는 개신교의 대표적인 독일어권 신학자들 중에서 마르틴 루터(M. Luther), 루돌프 좀(R. Sohm), 아돌프 폰 하르낙(A. v. Harnack), 파울 틸리히(P. Tillich), 칼 바르트(K. Barth), 에버하르트 융엘(E. Juengel) 등의 교회론을 소개하며 개신교의 비판적 시각에 비추어 가톨릭교회의 본질에 대해 규명하고자 합니다.
제2장에서는 성사적 사고와 가톨릭교회의 본질을 연결하여 해석하면서, 성사적 사고를 둘러싼 뜨거운 쟁점 중의 하나인 여성 사제직 문제, 그리고 이스라엘과 마리아와 교회의 관계를 통한 구세사의 성사적 특성 등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제3장에서는 하느님 백성이자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의 본질에 대해 고찰하기 위해서 그리스도와 성사의 관계, ‘성체성사 교회론’과 관련된 신학자들의 견해를 소개하고, 그리스도중심적인(christozentrisch) 교회론과 성령론적 교회론을 비교 분석합니다.
제4장에서는 교회의 본질과 직접 관련된 주제, 즉 그리스도의 신비체와 지상에 있는 가시적 교회의 관계, 성사적 사도성과 성사적 일치, 성사적 보편성과 성사적 거룩함 등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제5장에서는 오늘날 세속화 · 기능주의 · 신비주의 · 통합주의 등을 통해서 왜곡된 성사성과 가톨릭교회의 현재 상황에 대해 논하고 있습니다.
신학과 교회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가톨릭교회의 깊은 본질이다. 이는 그리스도론에 근거한 교회론의 결론이라고 할 수 있는 성사적 특성 내지 성사성이라고 할 수 있다. 즉, 가톨릭교회의 핵심은 성사주의가 아니라, 성사성이라고 저자는 분명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현재 가톨릭교회가 겪는 어려움과 논쟁을 가톨릭교회의 본질인 ‘성사성’에서 찾을 수 있도록 신학적으로 접근하여 해결을 모색한다.
책 속에서
창조에서 시작되어 그리스도의 재림과 심판으로 마무리되는 전체 구원 경륜에서 하느님께서는 모든 인간의 구원을 계획하시는데, 이 구원의 길은 그리스도를 통해 분명해지고 확실해지며, 교회를 통해 지속되고 실천됩니다. 무엇보다 이 길은 성사적 특성, 즉 ‘성사성’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그리스도교 신학 전체를 그리스도와 교회와 성사의 상호관계 안에서 이해하는 것이 이 책의 특징이자 중심 내용입니다. (16쪽)
들어가는 글
서론
제1장 개신교의 비판적 관점에서 보는 가톨릭교회의 본질
1. 개신교가 가톨릭에 맞서 던지는 그리스도교의 본질에 대한 질문
1.1. 루돌프 좀(Rudolf Sohm, 1841~1917): 가톨릭교회는 하느님이 세우신 영(靈)적인 교회를 인간이 만든 법적인 공동체와 동일시한 것이다
1.2. 아돌프 폰 하르낙(Adolf von Harnack, 1851~1930): 가톨릭교회는 보편적 형제 관계가 변형되어 지역교회로 제도화된 것이다
1.3. 에른스트 트뢸취(Ernst Troeltsch, 1865~1922): 가톨릭교회는 역사적 사실을 절대 진리와 동일시한 것이다
2. 가톨릭교회의 본질인 성사성
2.1. 칼 라너(Karl Rahner, 1904~1984): 성사성의 필수 전제 조건인 상징성
2.2. 파울 틸리히(Paul Tillich, 1886~1965): 성사적 사고의 반대인 상징적인 것
3. 인간 예수는 하느님 자기 계시의 원성사인가, 하느님 자기 현재화의 도구인가?
3.1. 마르틴 루터(Martin Luther)와 장 칼뱅(Johannes Calvin): 말씀(계시)과 창조의 분리
3.2. 칼 바르트(Karl Bart), 에버하르트 융엘(Eberhard Jüngel), 게르하르트 에벨링(Gerhard Ebeling): ‘하느님 말씀의 행위’로서의 본성
3.3. 군터 벤츠(Gunther Wenz): 예수는 하느님 홀로 활동하심을 드러낸다
제2장 성사적 사고 또는 가톨릭교회의 본질
1. 성사적 사고를 둘러싼 뜨거운 쟁점: ‘여성 사제품’
1.1. 교회 이전에 그리스도의 ‘선재(先在)하심’을 대리(代理)하는 것
1.2. 성(性) 차이의 신학적 의미
1.3. 교회 이전에 선재하신 그리스도를 남성이 대리하는 것
2. 혼인에 있어서 야훼 하느님과 이스라엘, 그리스도와 교회가 맺은 계약의 성사적 특성
2.1. 부부의 상호 충실함은 이스라엘이 야훼 하느님과 맺은 계약에 충실함을 보여 주는 성사적 모상이다
2.2. 이스라엘을 향한 야훼 하느님의 굳건한 사랑은 십자가에 처형된 구세주가 당신 교회에 대한 사랑을 성사적으로 미리 보여 주는 표징이다
2.3. 혼인의 불가해소성은 그리스도와 교회의 폐지될 수 없는 계약을 성사적으로 묘사한 것이다
2.4. 그리스도와 교회의 ‘성을 넘어서는’ 풍요로움에 대한 성별에 따른 역할
3. 이스라엘과 마리아와 교회: 성경에서 증언된 구세사의 성사적 성격에 대한 본보기
3.1. 예형론 또는 성경의 구세사를 규명하려는 신학적 시도
3.2. 이스라엘의 인격화: ‘시온의 딸’, ‘야훼의 신부’, ‘어머니 시온’, ‘처녀 이스라엘’
3.3. 신약성경의 마리아론에 대한 근거로서 야훼와 신부 이스라엘의 관계
3.4. 마리아는 성사적으로 이해된 교회의 근거이자 원형이다
3.5. 마리아는 율법에 충실한 이스라엘을 인격화한 교회의 원형이다
4. 성사의 은총을 받는 이들
4.1. 창조는 ‘스스로 존재하는 이’의 선물이다
4.2. 하느님은 이 세상에서 성사적으로 전달하신다
4.3. 성경에서 증언하는 하느님의 은총이 원성사이다
4.4. 개신교에서 이루어진 내적 은총과 외적 은총의 분리
제3장 그리스도의 몸이며 하느님의 백성인 교회 또는 교회의 성사적 본질
1. 그리스도의 성체성사적 자기 봉헌의 성사성과 교회의 성사성
1.1. 그리스 교부들의 성체성사 교회론
1.2. 성체성사 – 현현(顯現)인가, 기억인가?
1.3. 수직적이고 수평적인 성사성
1.4. 치프리아누스와 아우구스티누스의 가르침: 신앙 공동체가 합당하게 성체를 모시게 해야 하는 지역 주교의 의무에 관하여
2. 그리스적 사유방식의 상실 또는 성사와 실재의 분리
2.1. ‘그리스도의 신비체’(corpus Christi mysticum)와 ‘참된 그리스도의 몸’ (corpus Christi verum)이라는 용어의 혼동
2.2 유명론의 반(反)성사적 사유방식
2.3. 마르틴 루터 그리고 비가시적 교회와 가시적 교회의 분리
3. 성체성사 교회론에 대한 신학자들의 고찰
3.1. 교회 일치 운동의 근본 문제: ‘어떤 일치인가?’
3.2. 니콜라이 아파나스예프(Nicolas Afanas’ev): 성체성사로 이룬 일치
3.3. 요셉 라칭거(Joseph Ratzinger): 지역교회에 기반한 보편교회의 가시적 일치
3.4. 헤리베르트 뮐렌(Heribert Mühlen): 그리스도와 함께 하는 그리스도인들의 영적 일치
제4장 교회 - 예수 그리스도의 성사인가, 성령의 성사인가?
1. 그리스도의 영적인 몸과 가시적 교회의 관계
1.1. ‘그리스도의 신비체’인 교회에 대한 가톨릭 교회론의 숙고
1.2. 교도권의 가르침에 따른 영(靈)중심성이 아닌 그리스도중심성
1.3. ‘사도 교부들’의 견해에 따른 영(靈)중심적 직무이해와 그리스도중심적 직무이해
1.4. 영(靈)의 성사로서의 ‘직무’에 관한 귀도 바우젠하르트(Guido Bausenhart), 유디트 뮐러(Judith Müller), 요한나 라너(Johanna Rahner)의 탁월한 연구
2. 성사적 사도성과 성사적 일치
2.1. 교회 이전에 선재하신 그리스도를 성사적으로 대리하는 것
2.2. 주교의 고유한 성사성
2.3. 신부의 고유한 성사성
2.4. 부제의 고유한 성사성
2.5. 일치 및 교황 수위권의 인격적 성사성
3. 성사적 보편성과 성사적 거룩함
3.1. 예수 그리스도와 그분 교회의 보편성과 거룩함
3.2. 육화된 보편성과 거룩함 대신 성령의 보편성과 거룩함
3.3. 성사적 보편성의 전제 조건과 위험성
3.4. 성사적 보편성과 ‘교회 밖에는 구원이 없다’는 공리
제5장 손상된 성사성과 상처 입은 가톨릭교회
1. 세속화
2. 기능주의
3. 신비주의와 통합주의
나가는 글: 성사적 사고와 포스트모던적 사고
글쓴이 : 칼-하인츠 멘케(Karl-Heinz Menke, 1950~)
독일의 대표적인 가톨릭 신학자이고, 사제이다. 오랜 기간 독일 본 대학교 (Rheinische Friedrich-Wilhelms-Universitat Bonn) 신학교수로 재직하였고, 현재는 은퇴 후 명예교수이다. 현재 로마 교황청의 ‘국제신학위원회’(Commissio Theologica Internationalis, CTI) 위원으로 활동 중이고, 지금까지 수많은 신학 저서들을 발표했으며, 지금도 여전히 활발한 학문 활동을 하고 있다. 대표 저서로는 Stellvertretung(Johannes-Verlag, 2. Aufl. 1997), Fleisch geworden aus Maria(Friedrich Pustet 1999), Die Frage nach dem Wesen des Christentums(Ferdinand Schoningh 2005), Jesus ist Gott der Sohn(Friedrich Pustet 2008), Das unterscheidend Christliche(Friedrich Pustet 2015), Inkarnation: Das Ende aller Wege Gottes(Friedrich Pustet 2021) 등이 있다.
옮긴이 : 조한규
천주교 서울대교구 사제이고, 2015년 독일 본(Bonn) 대학교에서 신학박사학위(STD)를 취득하였다. 2015년 가을부터 가톨릭대학교 신학과에서 조직신학 교수로 재직 중이고,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신앙교리위원회에서 활동 중이다. 저서는 『그리스도교 신론연구: 삼위일체론, 신론, 무신론을 중심으로』(서강대학교 출판부 2019), 『알고 싶은 가톨릭 신학』 (성서와 함께 출판부, 제1권 2020년, 제2권 2021년), 번역서로는 『그리스도교의 본질에 대하여: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신학사상』(가톨릭대학교 출판부 2020), 『종말론: 죽음과 영원한 생명에 관하여』(생활성서사 2020), 『마음 돌보는 동반』(생활성서사 2021)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