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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문학자 조주관 교수가 안내하는 도스토옙스키의 ‘구원의 미술관’

도스토옙스키가 꿰뚫어본 ‘인간 내면의 양면성’과 ‘예술적 진실’

‘미술평론가’로서의 도스토옙스키를 발견하다!


“예술작품을 창의성의 교재로 삼은 그의 문학은 그 자체로 거대한 미술관(美術館)인 셈이다.”

- 작가의 말에서


국내 러시아문학 최고 권위자 조주관 교수의 저서 『도스토옙스키가 사랑한 그림들』이 아르테에서 출간되었다. 반세기가량 도스토옙스키의 문학에 경도되어 살아온 저자가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도스토옙스키의 ‘미술평론’과 독자적인 ‘미술관(美術觀)’을 깊이 탐구한 책이다. 당대 미술에 지대한 관심을 가졌던 도스토옙스키는 시각예술의 전문가로서 자기만의 해석과 평론을 『작가 일기』에 기록해놓았다. 이 일기에는 마음의 고통으로 방황하던 시기에 미술 관람을 통해 치유받은 일화들이 많이 소개되어 있다.

일기뿐 아니라 도스토옙스키의 소설에도 화가와 작품명이 자주 등장한다. 도스토옙스키는 ‘예술을 모르면 인생이 외로워진다’고 생각했기에 여행 때마다 유명한 미술관을 찾아다녔고, 예술작품에 심취해 있는 순간에 커다란 행복을 느꼈다. 그는 미술관을 ‘인간이 만든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고 표현하며, 미술관에서 자주 황홀경에 휩싸였고 이러한 경험은 소설을 창작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렇듯 그가 감명받은 미술작품은 세 가지 형태로 남아 있다. 첫째는 『작가 일기』와 『도스토옙스키 아내의 회고록』에 남은 기록, 둘째는 소설에 실제로 언급된 작품명, 셋째는 ‘미술평론’에서 논한 그림들이다. 『도스토옙스키가 사랑한 그림들』은 조주관 교수가 도스토옙스키가 남긴 세 가지 형태의 기록물을 면밀히 연구해 ‘그만이 가진 아름다움에 대한 탁월한 안목’, 즉 도스토옙스키의 미술관(美術觀)을 밝혀내는 첫 시도이다.

조주관 교수는 단순히 도스토옙스키의 미술작품 취향을 밝히는 데서 나아가, 특정 화가들을 작중인물의 창조에 ‘회화적 상상력’으로 활용한 기저를 분석함과 동시에, ‘인간 내면의 양면성(성과 속, 미와 추, 생과 사)’을 첨예하게 드러내는 도구로서 혹은 도스토옙스키가 꿰뚫어본 ‘예술적 진실’로서 미술이 어떤 형태로 그의 문학작품에 풍부한 자양분이 되어주었는지를 해부하듯 낱낱이 탐구한다.

저자는 이 작업을 위해 『백치』『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죄와벌』『악령』『지하로부터의 수기』『미성년』『폴준코프』등의 소설을 ‘시각예술적 관점’의 독법으로 새롭게 번역했다. 그래서인지 이 책에 들어 있는 도스토옙스키의 문학작품은 이전에 읽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독특한 감수성으로 다가간다. 미술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전에는 스쳐 지나갔던 ‘도스토옙스키의 디테일’을 새롭게 발견하기를 원한다면, 그로써 ‘예술의 진정한 가치’를 확인하고 싶다면 이 책이 특별한 길라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목차


작가의 말 | ‘인간이 만든 가장 아름다운 곳’을 도스토옙스키와 여행하다

프롤로그 | 도스토옙스키의 소설은 미술문화의 체험 공간이다


1부 성과 속


01 아이는 어른의 아버지

무리요 〈성스러운 가족〉 〈아기 천사들과 성모〉 〈아기를 안은 성모〉

+ 『백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02 고통을 관리하는 예술, 도스토옙스키 소설의 문법

카라치 〈가시관을 쓴 그리스도〉

+ 『백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03 모든 위대한 행복은 고난에서 탄생한다

렘브란트 〈돌아온 탕자〉 〈렘브란트와 아내 사스키아〉〈라자루스의 부활〉〈세 개의 십자가〉

+ 도스토옙스키가 사용한 렘브란트식 명암법

04 참회하는 사람의 아름다움

바토니 〈회개하는 막달라 마리아〉

+ 『미성년』 『죄와벌』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폴준코프』

05 말의 힘과 돈의 힘을 그리다

티치아노 〈공전〉

+ 『도박꾼』 『백치』 『죄와 벌』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06 창작의 순간을 포착하다

페로프 〈도스토옙스키의 초상화〉 〈트로이카〉 〈휴식을 취하는 사냥꾼〉

+ 『작가 일기』 『회고록』

07 상승을 지향하는 인간은 아름답다

쿠인지 〈발라암섬의 풍경〉 〈자작나무 숲〉

+ 『작가 일기』


2부 미와 추


08 모든 사람을 비추는 ‘빛의 기적’

코레조 〈거룩한 밤〉

+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09 아름다움을 두려워하라

루벤스 〈파리스의 심판〉

+ 『여름 인상에 대한 겨울 메모』 『백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10 아름다움이 세상을 구원하리라

라파엘로 〈의자에 앉은 성모〉 〈성 세실리아〉 〈시스티나의 마돈나〉

+ 『백치』 『악령』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회고록』

11 시대를 세 발짝 앞서가면 예술이 된다

반다이크 〈찰스 1세의 기마상〉

+ 『백치』 『죄와 벌』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12 도스토옙스키가 마주한 ‘푼크툼’의 순간

홀바인 〈무덤 속 그리스도의 시신〉

+ 『백치』 『회고록』

13 아는 만큼 보인다

게 〈최후의 만찬〉 〈진리란 무엇인가〉

+ 『작가 일기』 『지하로부터의 수기』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3부 생과 사


14 죽음의 얼굴을 상상하다

프리스 〈세례자 요한의 참수〉

+ 『백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15 유토피아의 환상과 허무

로랭 〈아키스와 갈라테이아〉

+ 「우스운 인간의 꿈」 『악령』 『죄와 벌』

16 한겨울의 쇠사슬, 고통에 대한 기억

야코비 〈죄수들의 휴식〉

+ 『죽음의 집의 기록』

17 인간의 내면을 성찰하다

크람스코이 〈관조자〉 〈깊은 슬픔〉

+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회고록』

18 영혼의 창조력이 소설로 부활하다

브률로프 〈폼페이 최후의 날〉 〈N. V. 쿠콜니크의 초상화〉

+ 『악령』

19 조국의 현실에 분노하다

레핀 〈볼가강의 배 끄는 인부들〉

+ 『작가 일기』

20 현실과 민중을 꿰뚫어 본 인텔리겐치아

마콥스키 〈나이팅게일 노래를 사랑하는 사람들〉 〈성가대〉 〈못 들어가〉

+ 『작가 일기』 『죄와 벌』


에필로그 | ‘보지 못하는 세계’를 ‘보는’ 눈

참고 문헌

글쓴이 :조주관
미국 오하이오주립대학교 슬라브어문학과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고, 현재 연세대학교 노어노문학과 명예교수이다. 한국러시아문학회 회장과 고리키 세계문학연구소 학술위원을 지냈다. 러시아 정부로부터 푸시킨 메달을, 조지아 대통령에게서 상과 명예훈장을 받았다.
『도스토옙스키가 사랑한 그림들』은 반세기가량 도스토옙스키의 문학에 경도되어 살아온 저자가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도스토옙스키의 미술평론과 독자적인 미술관(美術觀)을 깊이 탐구한 저작이다. 이 책에 소개된 미술작품들을 통해 도스토옙스키의 미술 경험을 함께 나눈다면, 도스토옙스키의 문학작품에 대한 이해의 지평이 확장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