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남아 있는 마지막 말은 무엇인가?
‘디지로그’ ‘생명자본’에 이은 그것은 ‘눈물 한 방울’이었다.”
시대의 지성 이어령이 마지막 3년간
삶을 반추하고 죽음을 독대하며 써내려간 내면의 기록
탁월한 통찰력으로 문명의 패러다임을 제시해온 시대의 지성 이어령이 남긴 마지막 육필원고가 《눈물 한 방울》로 출간되었다. 2017년 간암 판정을 받은 뒤 항암 치료를 거부한 채 집필에 몰두해온 저자는 생애 마지막 순간까지 펜을 놓지 않고 생명과 죽음을 성찰했다. 이 책은 2019년 10월부터 영면에 들기 한 달 전인 2022년 1월까지 노트에 손수 쓴 저자의 마지막 기록이다.
병상에서도 사유와 창조의 활동을 멈추지 않은 저자가 제시한 새로운 화두는 ‘눈물 한 방울’이다. 나와 남을 위해 흘리는 작은 눈물방울에서 그는 함께 사는 세상을 위한 희망의 씨앗을 보았다. 눈물만이 우리가 인간임을 증명해주고, 그 관용과 사랑의 눈물을 통해서만 대립과 분열을 극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는 큰 울림을 준다.
어린 시절 어머니와의 추억부터 가장 작아서 가장 큰 가치 ‘눈물 한 방울’까지, 세상을 놀라게 한 자유로운 사유와 창조적 영감부터 병마와 싸우며 가슴과 마음에 묻어두었던 절규까지. 생전에 공개하지 않았던 인간 이어령의 내밀한 말이 시, 산문, 평문 등 다양한 형식의 글로, 그와 어우러지는 선생의 손 그림과 함께 세상에 나왔다. 경계를 넘나드는 창조적 지식인이자 죽음 앞에 선 단독자, 마음 따뜻한 아버지이자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아들로서 저자가 품었던 무지개 같은 세계가 펼쳐진다.
사랑과 참회의 눈물이 메마른 사막에서 우리가 살고 있다. 인류는 이미 피의 논리, 땀의 논리를 가지고는 생존해갈 수 없는 시대를 맞이했다. 나와 남을 위해 흘리는 눈물은 지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힘 있는 것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인간을 이해한다는 건 인간이 흘리는 눈물을 이해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그 눈물방울의 흔적을 적어 내려갔다. 구슬이 되고 수정이 되고 진주가 되는 ‘눈물 한 방울’. 피와 땀을 붙여주는 ‘눈물 한 방울’. 쓸 수 없을 때 쓰는 마지막 ‘눈물 한 방울’. _본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