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시기,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하면서 부활을 준비하는 시기
사순 시기는 극기와 단식, 이웃 사랑을 통한 참회의 생활로,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에 참여하여 다가올, 새 생명으로 부활하시는 그리스도와의 만남을 준비하는 시기다.
죽음을 상징하는 재를 얹는 예식을 통해(재의 수요일) 사순 시기가 시작되는데, 교회는 이때부터 단식재와 금육재를 지키며 극기, 금욕, 자선을 실천할 것을 신자들에게 권장한다. 이 시기의 신자들은 산만한 생활에 정신을 빼앗겼던 자신을 깊이 반성하면서 속죄의 행위로 절제와 단식(금육) 등을 하며 가난한 이웃에게 자선을 베풀기도 한다. 또한 미사 참례나 십자가의 길 기도를 하거나 각자 여건에 맞는 선행을 실천하면서 사순 시기를 뜻 깊게 보내려고 노력한다.
사순 시기를 날마다 경건하게 보내기 위한 묵상과 기도, 실천이 담긴 지침서!
다니엘 로워리 신부는 은총, 회개, 거듭남의 시기인 사순 시기를 경건하게 보내기 위한 구체적인 지침서를 내놓았다. 이번에 새로 개정한 이 책은 다니엘 로워리 신부가 개인적으로 하느님의 말씀을 진지하게 묵상하고 그 말씀을 일상생활 속에서 실천하기 위해 노력한 것들을 한데 모은 것이다.
이 책의 구성을 살펴보면, 재의 수요일을 시작으로 예수 부활 대축일까지(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에 관한 내용도 부록으로 실려 있다.) 그날의 독서와 복음의 장절을 제시하고, 그중에서 중요한 성경 구절 하나를 발췌한 다음 그에 관한 묵상을 실었다. 이 묵상에서는 앞에 제시한 구절의 성서적 의미를 밝히고 그것이 우리의 삶과 어떻게 연관되는지를 보여 준다.
또한 간단한 기도를 제시했는데, 주로 시편이나 그날 전례의 묵상 주제에 맞는 것들로 뽑아서 좀 더 내밀하게 기도를 바칠 수 있도록 이끌어 준다.
마지막으로, 하느님의 말씀을 실생활에 구체적으로 적용해 볼 수 있는 실천을 제시했다. 이는 한 예에 불과하기 때문에 각자가 자신의 여건에 맞게 실천해 나가는 것이 더 중요할 것이다.
이 책은 성경 말씀에 대한 묵상을 풍요롭게 이끌어 낼 뿐만 아니라, 기도와 함께 일상에서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구체적으로 증거할 수 있는 실천을 제시함으로써 신자들이 이 시기를 더욱 잘 이해하고 뜻 깊게 보낼 수 있도록 해 줄 것이다.
사순 시기 동안 날마다 이 책으로 하느님의 말씀을 묵상하고, 사랑과 기도 안에서 그 말씀에 응답하며, 우리 삶 속에서 그 말씀을 실천하는 가운데 사순 시기를 영적으로 풍요롭게 가꿔 나감으로써 진정한 부활의 기쁨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본문 속으로
“그러자 온 회중이 크게 소리를 지르며 당신께 희망을 두는 이들을 구원하시는 하느님을 찬미하였다.”
(다니 13,60)
수산나는 남편의 정원에서 하녀들과 함께 있다가 그곳에서 목욕을 하기로 합니다. 한편 재판관으로 임명되었던 두 ‘백성의 원로’는 정원에 숨어 젊은 여인을 훔쳐보고 있었습니다. 기회가 오자 그들은 수산나에게 다가가 말했습니다.“자, 정원 문들은 잠겼고 우리를 보는 이는 아무도 없소. 우리는 당신을 간절히 원하오. 그러니 승낙하고 우리와 함께 잡시다. 그러지 않으면, 어떤 젊은이가 당신과 함께 있었고, 바로 그 때문에 당신이 하녀들을 내보냈다고 증언하겠소.”(다니 13,20-21) 주님과 그녀의 남편에게 충실했던 수산나는 주저하지 않고 “주님 앞에 죄를 짓느니, 차라리 그렇게 하지 않고 당신들의 손아귀에 걸려 드는 편이 더 낫소.”(다니 13,23) 하며 이 음탕한 제안을 거부했습니다.
두 원로는 협박한 대로 수산나에게 억울한 누명을 씌웠습니다. 불행하게도 ‘그들이 백성의 원로이며 재판관이었기 때문에, 회중은 그들을 믿고 수산나에게 사형을 선고하였습니다.’(다니 13,41)
이때 다니엘이 등장을 합니다. ‘사람들이 수산나를 처형하려고 끌고 갈 때, 하느님께서는 다니엘이라고 하는 아주 젊은 사람 안에 있는 거룩한 영을 깨우셨습니다.’(다니 13,45) 다니엘은 원로들의 거짓을 꿰뚫어 보고 그들이 수산나에 대해 어떻게 거짓 증언을 했는지 밝혀 냅니다. 다니엘은 두 원로를 따로 떼어 놓고 심문함으로써 “그 두 원로에게, 자기들이 거짓 증언을 하였다는 사실을 저희 입으로 입증하게 하였”(다니 13,61)고, 그래서 그들은 결국 자신들이 한 거짓말에 스스로 걸려들고 말았던 것입니다. 회중은 그런 그들을 사형에 처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그날에 무죄한 이가 피를 흘리지 않게 되었다.”(다니 13,62)는 것과 “그날 이후로 다니엘은 백성 앞에서 큰 사람이 되었다.”(다니 13,64)는 사실을 기록하는 것으로 끝을 맺습니다.
영화 같은 요소들은 차치하고, 이 이야기의 요점이 무엇이겠습니까? 아마도 그 요점은 다니엘서 전체의 주제에서 추려 내는 것이 가장 좋을 것 같습니다. 다니엘서의 가장 중요한 주제는 야훼 하느님은 역사의 주인이시며, 유다 백성이 어떤 고난과 박해를 겪더라도 한결같이 당신의 충실한 백성을 지켜 주신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박해 시기(BC 167년-BC164년)에 쓰인 다니엘서는 그 시련의 시기에 위로와 희망을 전달해 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전반적인 주제는 수산나라는 인물을 통해 구체화됩니다. 이야기는 다소 극적인 형태로 하느님은 의로우신 분이며 마침내 무죄한 이를 지켜 주시리라는 것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 교훈은 지금도 여전히 교회 공동체와 개개의 그리스도인에게 근본적으로 중요합니다. 그것은 다음과 같은 예수님의 말씀을 상기시켜 줍니다. “사람들이 나 때문에 너희를 모욕하고 박해하며, 너희를 거슬러 거짓으로 온갖 사악한 말을 하면, 너희는 행복하다!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너희가 하늘에서 받을 상이 크다. 사실 너희에 앞서 예언자들도 그렇게 박해를 받았다.”(마태 5,11-12)
오늘날 교회는 박해가 어떤 것인지 확실히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 각자도 주님께 충실한 제자가 되려고 노력한다면 그것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될 것입니다. 다니엘서의 수산나 이야기는 우리에게 인내가 가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해 줍니다. 우리의 하느님께서 박해와 시련을 겪는 우리를 지켜보시고 우리에게 최후의 승리를 가져다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기 도 “지고하신 분이시여! 제가 무서워 떠는 날 저는 당신께 의지합니다. 하느님 안에서 내가 그분의 말씀을 찬양하고 하느님께 의지하여 두려워하지 않으니 살덩이가 나에게 무엇을 할 수 있으랴?”(시편 56,3-5)
실 천 오늘 하루 우리가 그리스도인으로서 겪고 있는 시련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그 안에서 주님에 대한 우리의 무한한 신뢰를 새롭게 되찾읍시다.
- 사순 제5주간 월요일 “수산나 이야기” 중에서
재의 수요일~재의 예식 다음 토요일
재의 수요일 : 마음
재의 예식 다음 목요일 : 십자가의 표징
재의 예식 다음 금요일 : 단식
재의 예식 다음 토요일 : 회개
사순 제1주간
사순 제1주일 : 유혹
사순 제1주간 월요일 : 하느님의 거룩함
사순 제1주간 화요일 : 주님의 기도
사순 제1주간 수요일 : 요나의 표징
사순 제1주간 목요일 : 청원 기도
사순 제1주간 금요일 : 예수님의 새 법
사순 제1주간 토요일 : 네 원수를 사랑하라
사순 제2주간
사순 제2주일 : 거룩한 변모
사순 제2주간 월요일 : 자비
사순 제2주간 화요일 : 겸손
사순 제2주간 수요일 : 봉사가 지닌 권위
사순 제2주간 목요일 : 부와 재물의 위험
사순 제2주간 금요일 : 우리의 형제이신 예수님
사순 제2주간 토요일 : 죄와 허물
사순 제3주간
사순 제3주일 가해 : 생명의 물
사순 제3주일 나해 : 새 성전
사순 제3주일 다해 : 어떤 하느님인가?
사순 제3주간 월요일 : 은총은 어디에나 있습니다
사순 제3주간 화요일 : 용서
사순 제3주간 수요일 : 우리와 함께 계시는 하느님
사순 제3주간 목요일 : 죄를 짓는 마음
사순 제3주간 금요일 : 사랑의 율법
사순 제3주간 토요일 : 교만의 독
사순 제4주간
사순 제4주일 가해 : 어둠에서 빛으로
사순 제4주일 나해 : 예수님의 사명
사순 제4주일 다해 : 아낌없이 베푸시는 탕자의 아버지
사순 제4주간 월요일 : 나를 버리고 하느님의 뜻대로
사순 제4주간 화요일 : 예수님, 새 생명의 샘
사순 제4주간 수요일 : 하느님의 뜻을 찾아서
사순 제4주간 목요일 : 믿음의 특성
사순 제4주간 금요일 : 예수님의 신비
사순 제4주간 토요일 : 거룩함에로의 부르심
사순 제5주간
사순 제5주일 가해 : 죽음의 역설
사순 제5주일 나해 : 제자직
사순 제5주일 다해 : 죄 많은 여인
사순 제5주간 월요일 : 수산나 이야기
사순 제5주간 화요일 : 광야와 십자가
사순 제5주간 수요일 : 종살이와 자유
사순 제5주간 목요일 : 거룩한 계약의 사랑
사순 제5주간 금요일 : 아버지의 일
사순 제5주간 토요일 : 고독이 주는 위로
성주간
주님 수난 성지 주일 : 파스카의 신비
성주간 월요일 : 고난 받는 종
성주간 화요일 : 제멋대로인 제자
성주간 수요일 : 실패한 제자
주님 만찬 성목요일 : 주님의 명령
주님 수난 성금요일 : 예수님의 죽음
성토요일, 부활성야 : 그리스도 우리의 빛, 우리의 생명
예수 부활 대축일
예수 부활 대축일 : 부활의 삶
부록: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3월 25일)
찬미 받으소서, 마리아님!
지은이 :다니엘 로워리
『Following Christ』를 비롯하여 리구오리 출판사에서 간행한 많은 대중 서적들을
저술하였다. 사회학과 윤리 신학을 전공하였으며, 1955년 사제품을 받은 후 여러 신
학 교육 기관에서 윤리 신학을 가르쳤다. 현재 미시건 주 그랜드 라피즈의 성 알폰
소 성당 주임 신부로 있다.
옮긴이 : 이건
1988년 서울 가톨릭대학교 신학부를 졸업하고, 1995년~1998년까지 이탈리아 토리노 대학교에서 사회 교리를 연구하였다. 동대학원 박사 과정을 수료하였으며, 1992년~2001년까지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연구원으로 재직하였다. 현재 영어와 이탈리아어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