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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의 손으로 만들어 낸 최고의 걸작


《단테의 신곡》은 중세 문학사상 가장 위대한 작품으로 손꼽히는 작품이며 현재까지도 ‘이탈리아 문학의 꽃’이라고 칭송받는 고전이다. 《단테의 신곡》을 두고 독일의 시성 괴테는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 낸 최고의 걸작’이라고 평했을 정도다. 
그러나 《단테의 신곡》을 정작 읽어 본 이는 많지 않다.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서양 시가 형식을 띄고 있으며 창세기부터 요한 묵시록까지 성경의 내용을 압축하고 있기에 우리나라 독자들에게는 내용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이 《단테의 신곡》을 여러 사람들이 꼭 읽어 보라고 권하는 까닭은 내용을 음미하며 상상하며 읽다 보면 이 책 한 권으로 중세 서양의 문화, 학문, 종교 등을 한 번에 접할 수 있고, 그리스도교 문학의 정수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옥에서 천국으로 가는 순례의 여정을 하느님에 대한 신앙으로 엮은 문학 작품이기에 베네딕토 15세 교황은 이 책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평하기도 했다. 

인간을 향락에서 덕행으로 이끈 위대하고 선량한 시인은 많았습니다. 그러나 누구도 단테처럼 성공하지는 못했습니다. 단테는 유례가 없는 환상적인 표현, 묘사에서 보여지는 색채의 풍부함, 장중한 웅변으로 독자를 신심 생활로 직접 이끌었으며, 독자의 마음에 그리스도교적 예지에 의한 사랑을 점화시키는 화살을 꽂았습니다. 단테야말로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였습니다.
- 베네딕토 15세 교황 ‘회칙’ 중에서

우리나라 최고의 종교 시인인 
최민순 신부의 번역

“50년대 말에 《돈키호테》나 《신곡》을 번역한 최민순 신부님은 기적이라고 봐야 합니다. 물론 지금은 그 번역이 도서관에서 잠자고 있지만, 작품에 대한 애정이나 독자와 작품을 나누려는 순수한 마음이란 측면에서는 지금도 그 작품을 따라올 게 없을 정도입니다.” 
- 이세욱 번역가(‘프레시안 Books’ 창간 3주년 특집 대담 중)

이 책을 번역한 故 최민순 신부(1975년 선종)는 아우구스티노 성인의 《고백록》, 《시편과 아가》, 《돈키호테》 등과 같은 책뿐 아니라 우리가 지금도 사용하는 ‘주님의 기도’, ‘대영광송’ 등의 기도문을 번역한 분으로 잘 알려진 우리나라 최고의 종교 시인이다. 아직도 성가나 성무일도에서는 최민순 신부가 번역한 시편을 최대한 살려 사용하고 있을 정도로 그의 번역은 노래처럼 곡조가 묻어나며, 우리말을 최대한 살려 맛깔스럽다. 
게다가 최민순 신부는 이 책을 번역하면서 자신이 갖고 있는 학술적 역량을 최대한 살려 수천 개가 넘는 각주를 남겼기에 이러한 각주와 함께 본문 내용을 읽다 보면 중세 문학의 정수를 더욱 진하게 느낄 수 있다. 이 책의 각주는 이후 나온 다른 《신곡》 번역들이 참조했을 정도로 정확하며, 꼭 필요한 각주들로, 그리스도교를 이해하지 못하면 남길 수 없는 각주들이기에 다른 번역가들이 남긴 각주와는 그 목소리가 다르다. 그리스도교 신학과 철학에 대한 완벽한 배경지식이 없다면 아무리 원어와 우리말에 능통한 일류 번역가일지라도 제대로 번역해 낼 수 없었던 것이다. 단테가 전하려 했던 그리스도교 신앙이 담긴 각주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까닭에 1960년 제2회 한국펜클럽협회 번역 문학상을 받은 최민순 신부가 번역한 《단테의 신곡》은 현재까지도 원문의 아름다움을 잘 살리면서도 충실한 번역으로 학계에 잘 알려져 있다. 이는 그가 탁월한 그리스도교 신학 및 철학적 지식과 문학적 재능으로 이 작품을 훌륭하게 재창작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이 책의 고전성을 살리려는 의도에서 우리말의 고어적인 표현을 되살려내어 독창적인 문체를 만들어 내기까지 했다.  

인문학적 상상력의 보고 

《단테의 신곡》은 중세 서양의 문화, 종교, 사상, 학문 등을 총체적으로 종합 계승해, 오늘날까지도 ‘모든 문학의 절정’, ‘인류 문학사상 불후의 금자탑’ 등으로 평가받는 작품이다. 최근 인문 고전의 중요성이 점점 더 부각되고 있다. 빌 게이츠는 “인문학이 없었다면, 컴퓨터도 나도 없었을 것.”이라고 했으며, 스티브 잡스도 “애플의 모든 제품은 인문학과 기술의 교차점에 서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구글이나 삼성전자에서도 인문학 전공자의 채용이 활발하다고 한다. 
《단테의 신곡》은 인문학적 상상력의 정상에 서 있는 작품이다. 단테는 ‘죽음 이후’라는 화두를 형상화하기 위해 저승과 연옥과 천국이라는 세계를 자신의 상상력 속에서 창조한다. 그리고 이 거대한 상상력 속에 자신이 살던 시대의 모든 문화와 역사를 종합한다. 이러한 단테의 상상력은 수많은 예술가에게 영감의 원천이 되어 왔다. 르네상스 시대의 조토, 보티첼리, 미켈란젤로는 물론 근대의 들라크루아, 로댕, 귀스타브 도레, 윌리엄 블레이크와 같은 예술가에게 깊은 영향을 주기도 했다. 심지어 밀턴은 자신이 《실락원》을 저술한 까닭을 바로 《단테의 신곡》을 읽었기 때문이라고 하기도 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일이 해결되지 않고 막막할 때, 우리는 자신이 지닌 상상력을 최대한 발휘하여 문제를 해결하곤 한다. 그렇기에 상상력은 천재가 되는 지름길이라고도 여겨진다. 그러나 상상을 하고 싶다고 해서 상상력이 샘솟는 것은 아니다. 평소에도 상상력을 훈련하여 어떤 순간에도 그 문제를 해결할 상상력을 내어 보는 것이 중요하다. 《단테의 신곡》은 이러한 상상력을 훈련할 수 있는 좋은 책으로 수세기 동안 알려져 왔다. 인문학적 상상력의 보고 역할을 해 온 검증된 책인 것이다. 이러한 책을 알고 있으면서도 읽지 않으면 보물이 앞에 있어도 그 보물을 챙기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이러한 까닭에 T.S. 엘리엇, 보르헤스와 같은 세계의 유명 작가들도 《단테의 신곡》을 손에서 놓는 게 힘든 일이라고 고백했던 게 아닐까.


 

추천의 말 | 가톨릭 클래식 시리즈 발행을 반기며·5

연옥편
제17곡 제3권 분노, 제4권으로 오르는 길·21
       벌 받는 분노. 평화의 천사. 사랑의 모랄.
제18곡 제4권 나태·34
       사랑의 발생. 사랑과 자유 의지. 벌 받는 나태.
제19곡 제4권 나태, 제5권 인색·48
       상징을 지닌 꿈. 희생의 천사. 하드리아노 5세.
제20곡 제5권 간린과 낭비·62
       거룩한 가난. 위그 카페.
제21곡 제5권 간린과 낭비·79
       새로운 길벗. 지진의 까닭. 두 시인
제22곡 제6권으로 올라감, 제6권 탐식貪食·93
       다사로운 정. 스타티우스의 죄와 회개. 신비로운 나무.
제23곡 제6권 탐식·109
       벌 받는 무리. 포레세 도나티. 피렌체의 여인들.
제24곡 제6권 탐식·122
       피카르다 도나티. 보나준타. 절덕節德의 천사.
제25곡 제7권으로 올라감, 제7권 사음邪淫·137
       인간 생성의 이론. 사음의 죄. 정덕貞德의 보기.
제26곡 제7권 사음·151
       두 가지 양상. 사음의 예. 구이도 구이니첼리.
제27곡 제7권 사음, 지상 낙원으로 올라감·165
       순결의 천사. 불꽃을 거쳐서. 시인의 마지막 말.
제28곡 지상 낙원·178
       레테의 강. 꽃 따는 아씨. 미인의 말.
제29곡 지상 낙원·192
       강기슭에서. 신비로운 행렬. 교회의 승리.
제30곡 지상 낙원·207
       베아트리체. 시인은 가고 꾸짖는 아씨.
제31곡 지상 낙원·221
       단테의 참회. 레테에 잠기어.
제32곡 지상 낙원·234
       행렬의 끝. 꽃피는 나무. 교회의 상징.
제33곡 지상 낙원·250
       베아트리체의 예언. 인지人智와 신지神智. 에우노에의 강. 별.

천국편
제1곡 천국의 서序·267
      서시. 승천. 우주의 질서.
제2곡 제1천天 - 월천月天·281
      독자에게 하는 말. 달의 얼룩. 각 천天의 영향.
제3곡 제1천·294
      지복의 영혼들. 피카르다 도나티. 지복至福의 계층.
제4곡 제1천·305
      지복자至福者는 어디에. 서원誓願을 깨뜨림.
      인간 이성의 한계.
제5곡 제1천·318
      사랑의 불꽃. 서원誓願의 신성神聖.
      제2천 - 수성천水星天
      일하는 영혼들. 유스티니아누스 황제.
제6곡 제2천·330
      황제의 말. 제왕의 수리. 정쟁政爭을 거슬러.
제7곡 제2천·344
      이별의 곡曲. 그리스도의 죽음과 그 속죄.
      두 가지 피조물.
제8곡 제3천 - 금성천金星天·357
      단테와 영혼들. 카를로 마르텔로. 시인의 물음.
제9곡 제3천·371
      쿠나차 다 로마노. 새로운 예언들. 마르실리아의 폴로.
제10곡 제4천 - 태양천太陽天·385
       창조. 태양 안으로. 토마스 아퀴나스 성인.
제11곡 제4천·399
       성교회聖敎會의 두 빛. 프란치스코 성인.
       프란치스코 수도회의 시작.
제12곡 제4천·412
       아홉 지복자至福者. 보나벤투라 성인.
       도미니코 성인.
제13곡 제4천·426
       춤과 노래. 아담과 그리스도의 지智. 솔로몬의 지智.
제14곡 제5천 - 화성천火星天·440
       일어나는 의심. 부활의 영광. 화성천으로.
       그리스도의 전사들.
제15곡 제5천·453
       카차구이다. 옛날의 피렌체. 단테의 조상들.
제16곡 제5천·467
       가문의 자랑. 카차구이다와 그의 조상.
       피렌체의 어제 오늘.
제17곡 제5천·482
       애달픈 귀양. 시인의 비운과 희망. 진리의 힘.
제18곡 제5천·495
       십자가에 빛나는 영혼들. 목성천木星天으로.
       제6천 - 목성천木星天
       정의의 임금. 교황의 인색함.
제19곡 제6천·508
       말하는 수리. 신앙의 필요성. 믿음과 행실.
제20곡 제6천·522
       성인들의 노래. 믿음과 구원. 현묘한 섭리.
제21곡 제7천 - 토성천土星天·536
       하늘 사다리. 피에트로 다미아노. 사치를 거슬러.
제22곡 제7천·549
       베네딕토 성인. 수도원의 부패.
제8천 - 항성천恒星天
        개선의 혼들. 별을 보고 땅을 보고.
제23곡 제8천·563
       그리스도의 승리. 성모 마리아의 승천. 마지막 찬가.
제24곡 제8천·576
       베드로 사도의 물음. 그리스도 신앙. 시인의 신앙 고백.
제25곡 제8천·590
       피렌체에 대한 긴 탄식. 야고보 사도. 망덕望德.
제26곡 제8천·603
       사랑이신 하느님. 애덕愛德의 역사. 시인의 님 사랑.
제27곡 제8천·617
       성삼위聖三位에 대한 찬가. 교황과 주교들을 거슬러.
       제9천 - 원동천原動天 천사들.
       원동천의 특성.
제28곡 제9천·631
       지복 직관至福直觀. 천사들의 품급品級.
제29곡 제9천·645
       천사론. 설교가들의 허영. 천사들의 수효와 주의 영광.
제30곡 제10천 - 청화천淸火天·659
       하느님과 천사들과 지복자들. 빛의 바다. 하늘의 장미.
제31곡 제10천·673
       흰 장미와 벌 떼 같은 천사들. 베르나르 성인.
동정성모의 영광.
       제32곡 제10천·687
       흰 장미의 성인들. 마리아와 가브리엘 대천사.
       천상天上 예루살렘의 어른들.
제33곡 제10천·702
       성모 마리아께 기도와 전구傳求.
       성삼위를 뵘. 마지막 계시.

단테 연보·716
최민순 연보·720

지은이 : 단테 알리기에리

이탈리아의 시인. 본명은 두란테 델리 알리기에리로 단테는 두란테의 약칭이다. 피렌체 구엘피 당의 귀족 가문 출신으로, 9세 때에 베아트리체를 연모하였는데, 이러한 사랑의 감정은 시의 형성 과정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그는 볼로냐 대학교에서 수사학·철학·법률학·천문학 등을 연구하면서 특히 이탈리아어로 시를 지었다. 1290년대에 피렌체와 피사를 중심으로 일어난 당파 싸움에 가담하여, 피렌체 시 정계에서 활약하였다. 로마 교황을 옹호하는 구엘피 당을 지지하여 기벨리니 당을 물리치는 데 일조하였으나, 다시 구엘피당이 흑당과 백당으로 나뉘자 흑당에게 패하여 오랜 망명 생활을 시작하였다. 1318년 라벤나 영주의 호의로 그곳에 정착하여, 1321년 말라리아로 생애를 마칠 때까지 라벤나에서 지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신곡》, 《향연》 등이 있다.

 

옮긴이 : 최민순

전라북도 진안 출신으로 1935년 6월 15일 사제로 서품되었다. 천주교회보사와 대구매일신문사장으로 일했으며, 스페인 마드리드 대학교에 유학하여 2년 동안 신비 신학과 고전 문학을 연구하였고, 가톨릭 공용어 위원회 위원,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교수 등을 역임하다가 1975년 지병인 고혈압으로 선종하였다. 저서로는 수필집 《생명의 곡》과 시집 《님》, 《밤》 등이 있고, 번역서로는 단테의 《신곡》,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 아우구스티노 성인의 《고백록》 등이 있다. 그의 번역은 정확하고 아름다운 번역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 밖에 가톨릭 공용어 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주의 기도’·‘대영광송’ 등의 기도문을 번역하였으며, 여러 편의 성가에 노랫말을 짓기도 하였다. 1960년 제2회 한국 펜클럽 번역상을 수상하였고, 1974년 로마 가르멜회 총본부로부터 명예회원 표창장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