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축소가 가능합니다.



사는 게 버거운 어른들에게 잠깐 쉬어가라고,
기꺼이 어깨를 빌려주는 책

성서는 매우 재미있는 책이다. 주인공이라고 해서 좋은 점이나 장점만 나오지도 않고, 선택받은 백성이라고 해서 죄를 짓지 않는 것도 아니다. 탐욕과 무지와 교만이 범람하는 세계, 그래서 멸망과 재건을 반복하며 어리석어서 고통받는 사람들의 이야기. 이렇듯 성서는 내 얘기 같고 우리 얘기 같은 것들이 잔뜩 담겨 있다. 그러나 아주 오랫동안 성서는 권위에 압도돼 제대로 읽히지 못했다. 성서를 하느님의 경건한 말씀이라거나, 이스라엘의 역사라거나, 계시받은 사람만 해석할 수 있다거나, 그런 식으로 금고 안에 넣고 자물쇠로 잠가버렸다.
그러나 성서는 나처럼 우리처럼 미숙하고 불완전한 사람들이 우왕좌왕 살아가는 이야기다. 시대를 넘어 민족을 넘어 우리가 인간이기에 겪고 있는 쓰리고 가슴 아픈 현실들, 이상하고 신비한 지구에서 낯설게 살아가고 있는 우리 이방인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성서의 인물들을 꾹 닫힌 금고에서 꺼내 동화 속 주인공으로 생생하게 살려냈다. 박물관에 있는 성경은 역사적 고증 자료지만 내 책장에 있는 성서는 나에게 말을 거는 텍스트여야 하기에. 그리고 무엇보다 모두가 공감하며 함께 읽을 수 있는 우리들의 이야기이기에.

목차

간행사·5/머리말·8

1부 에녹을 좋아하신 하느님
1. 에녹을 좋아하신 하느님-하느님은 심심해·17/2. 가족이란 이름으로-카인과 아벨의 동생 셋·23/3. 계획은 늘 변경되지-주인 사라와 몸종 하가르·29/4. 내 손 안에 있소이다-이스라엘이 된 야곱·35/5. 2인자는 괴로워-모세의 대변인 아론·41/6. 생존의 기로에서-라합의 선택·47/7. 원수를 주님 손에-판관 기드온의 막내아들 요탐·53/8. 삼손 미안해-다곤 신 성전의 여사제 들릴라·59/9. 누군들 중요하지 않을까-창녀의 아들 판관 입타·66/10. 영원한 건 없다-판관 엘리와 그의 아들들·72

2부 쓰디쓴 진실과 달콤한 거짓
11. 영광의 어두운 그림자-초대 왕 사울과 그의 아들 요나탄·79/12. 엇갈리는 사랑-솔로몬의 후궁 술람밋·85/13. 낮은 곳을 살핀 예언자-엘리야의 제자 엘리사·92/14. 통치는 나의 전공-페르시아의 왕 키루스·97/15. 가난을 대하는 자세-의인 토빗과 그의 아내 안나·103/16. 친구가 불행할 때-욥의 친구 엘리파즈·107/17. 중용의 지혜-아구르의 잠언·113/18. 허무주의자 현인 코헬렛-오늘 죽을 것처럼·118/19. 우상을 만든 최초의 장인-아이돌은 아름다워·123/20. 쓰디쓴 진실과 달콤한 거짓-예언자 예레미야와 하난야·128

3부 이번 생이 처음이라
21. 칼날 위의 정의-네리야의 아들 바룩·137/22. 함정에 빠졌지만-요야킴의 아내 수산나·142/23. 네가 하느님 할래?-예언자 요나와 니네베 왕·148/24. 한 놈만 패면 안 돼?-유다 백성과 예언자 미카·153/25. 고뇌하는 예언자 하바쿡-악인을 벌하소서·159/26. 건축왕은 나의 운명-최초의 유다 총독 즈루빠벨·164/27. 당신이 있어 내가 존재-여호차닥의 아들 예수아 대사제·169/28. 왜 나만 힘든 거 같지?-어느 예루살렘 주민·174/29. 이번 생이 처음이라-하느님의 첫 사람 아담·179/30. 혼자서 뜰을 거니시는 하느님-짝사랑 전문가·185
글쓴이 : 방영미
가톨릭대 대학원 종교학과에서 “요한묵시록 13장의 짐승에 관한 연구”로 석사학위를, “요한묵시록에 나타난 여성 이미지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가톨릭문화연구원 연구위원, 『가톨릭평론』 편집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지은 책으로 『종교 없이 신앙인으로 살기』(북랩), 『오 마이 갓 오 마이 로드』(파람북), 『팬데믹과 한국 가톨릭교회』(공저, 기쁜소식), 『이 시대에 다시 만난 여성 신비가들 II』(공저, 동연) 등이 있다.
이전에 동국대 국문과 대학원(석사)을 졸업하고 논술강사로 일하면서 2010년 『월간문학』을 통해 동화작가로 등단했다. 당시 강영원이라는 강사명으로 다수의 수험서와 논술교재를 집필했다. 더 이전에는 덕성여대 사회학과를 다니면서 『캠퍼스 에세이』(공저, 책마을)를 출간했고, 졸업 후에는 동인 시집 『오래된 미신』(삶이 보이는 창)을 출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