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과 함께 웃고, 하느님 안에서 기뻐하며 바치는 기도
저자는 우리 안에 기도하고 싶은 열망, 기왕이면 더 잘하고 싶고 그 기도를 하느님께서 기쁘게 받아주시길 바라는 인간의 복된 갈망을 꼭 찌르며 시작한다. 그리고 그 갈망은 예수님의 제자들이 예수님께 청했던 “주님, 저희에게도 기도하는 것을 가르쳐 주십시오.”(루카 11,1)라는 말씀에도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면서 우리를 위로하며 부추긴다.
이 책은 미국 Liturgical Press에서 매월 발행하는 잡지 Give Us This Day에 기고한 글을 모아 출간한 것으로, 매일 일용할 영적 양식을 제공한 간결하지만 풍미로 가득 찬 산뜻한 글이다. 여기에서는 그리스도 신자들이 갖는 궁금증과 진보하기 위해 요청되는 도움을 크게 세 가지 주제로 모았다. 첫째 ‘풍요로운 교회 전통 안에서’ 는 교회의 전통 기도의 의미와 목적을 분명하게 알리는 내용이다. 둘째 ‘다양한 지향과 상황 안에서’는 기도를 하면서 갖게 되는 질문들에 대한 명쾌한 해법을 제시한다. 셋째 ‘전례 시기와 축일에 따라’는 어떻게 하면 교회의 풍요로운 전례가 일상생활을 충만하게 가꿀 수 있는지 살펴본다.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누듯 우리의 궁금증에 공감해 주고, 막연하게 품고 있던 의문을 시원하게 풀어내 우리의 시야를 새롭게 열어준다.
기도의 근본 의미와 목적을 의식하게 한다
교회 전통 안에 존재하는 다양한 기도의 의미와 목적을 분명하게 알려준다. 각 기도문에 담긴 가르침과 그 기도를 바치는 목적 등을 간결하면서도 명확하게 설명하여 기도를 바치는 이들이 진리의 바위 위에 집을 짓도록 돕는다.
“성모송의 앞부분은 루카복음에 기록된 대로 가브리엘 천사가 마리아를 찾아와 인사하는 내용 그대로입니다. 그리고 뒷부분은 성모님에 대한 교회의 전승을 요약한 것으로 … 이 성모송이 오랫동안 사람들의 희망과 원의를 즐겨 듣고 계신 성모님께 도움을 청하는 기도라는 것을 깨닫는다면 말이지요.”(21-22쪽)
“양심성찰은 우리 삶에서 활동하시는 하느님을 보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잊어버리기 일쑤입니다. 마치 친구가 베풀어 준 호의를 잊고 인사도 없이 그냥 지나치는 것과 같습니다. 마음을 모은다는 것은 하느님의 은총에 대한 깊은 감사를 표현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32-34쪽)
“제2차 바티칸공의회에서 미사는 삶의 원천이요, 정점이며 기도 자체라고 했습니다. … 그리스도께서는 미사에서 네 가지 방법으로 현존하십니다. 그분은 성체 안에 계시고 또한 성경, 사제, 미사를 드리는 신자들 안에 계십니다. … 그러므로 미사에 참례할 때 주례 사제가 드리는 기도문에 귀를 기울이면서 마음속에 와닿는 말씀에 머무르십시오.”(54-55쪽)
기도는 하느님과 맺는 관계, 하느님과 함께 사람과 자연을 만나는 행복한 길임을 배울 수 있다
기도를 하다 보면 더 잘하고 싶은 갈망이 커져서 질문도 많이 생긴다. 기도할 때 어떤 지향을 갖는 것이 좋은지, 기도 중에 분심이 생기면 어떻게 하는지…. 이는 외적, 내적으로 발생하는 상황들이 더 환하게 보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저자는 이 모든 질문들에 신선한 관점으로 대답함으로써 우리에게 새로운 시선을 열어준다.
“기도드릴 때는 좀 더 솔직해지십시오. 아픈 감정들이나 긴급한 요청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말씀드리는 것은 하느님을 가까이 느끼는 데 도움을 줄 것입니다.”(103쪽)
“삼라만상과 함께 기도하자는 초대는 얼마나 경이롭습니까! 언젠가 자연을 찾게 된다면 잠시 멈추고 하느님께서 가꾸신 아름다움을 명상하는 것은 어떨까요?”(120쪽)
“모든 것 안에서 하느님을 찾는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간단히 말하면 하느님은 교회의 여러 전례, 개인 기도, 성경 읽기뿐만 아니라 어느 곳에서나 어떤 것에서도 찾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 그렇다고 하루의 매 순간이 삶을 바꾸는 깨달음처럼 느껴질 것임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 우리는 이것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그것은 주의를 기울여 봄으로써 가능합니다. … 하루를 마감하는 시각에 이런 모든 것을 기억하며 하느님을 발견하고 감사드리는 일은 참으로 좋습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하느님께서도 당신을 찾고 계셨다는 점입니다.”(126-127쪽)
기도는 일상을 하느님의 현존 안으로 초대한다
가톨릭교회는 전례주년과 다양한 축일로 한 해의 삶을 풍요로움으로 채운다.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날들이 현존하시는 하느님의 기쁨과 고통, 슬픔과 위로 그리고 구원의 열매로 내다볼 수 있는 눈을 갖도록 초대한다.
“4주 동안의 대림 시기가 기다림의 거룩함을 알려주는 역할을 할 수 있는 이유일 것입니다. 성실한 희망은 미덕이요, 은총이며 즐거움입니다. 임신부들은 아기의 출산을 손꼽아 기다리는 동안 임신 그 자체가 기쁨으로 가득 차게 해준다고 말합니다.”(170쪽)
“우리 가족은 왜 이렇게 서로 오해를 하며 사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면 성가정을 생각하며 마음을 편하게 가지시기 바랍니다. 성가정과 함께 기도드리는 것은 우리가 이들 세 분의 현존에 함께하고 또 이분들 역시 우리와 똑같이 어려움이 많았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을 의미합니다.”(180쪽)
“하늘나라에서 성부 곁에 살아계시고, 성령을 통해 우리에게 오시는 그리스도께 기도드릴 때 우리는 신이신 성자뿐만 아니라, 여전히 당신 몸에 상처를 짊어진 인간이신 분께 기도드리는 것입니다. 곧 고통이 무엇인지 알고 계신 분께 말입니다.”(204쪽)
이 책은 우리를 보고 웃으시는 하느님을 상상하며 하느님 안에서 기뻐하는 것이 곧 기도임을 알아차리게 해주고, 기도에 대한 이기적이고 편협한 생각에서 벗어나 거룩한 열망으로 기도하고 싶은 마음을 샘솟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