닐 기유메트 베스트 시리즈 가운데 두 번째로 출간하는 ‘순간 여행’은 20편의 우화들로 이루어진 재미있고 감동 가득한 책입니다. 인간과 인간 그리고 하느님과 인간 사이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일들 안에서, 사랑과 진리를 조곤조곤 이렇듯 알기 쉽고 재미있게 풀어놓은 책은 어디서도 쉬이 만나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랑과 고통, 진리, 그리고 하느님은 안다고 생각하면 할수록 모르겠는 묵직한 주제입니다. 생각이라는 것을 시작 하면서부터 샘물 솟듯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삶에 대한 물음은 인간의 수만큼 다양한 답을 내놓습니다. 우리 모두 각자의 삶이 각기 다른 상황 안에서 전개되기에 우리는 때로 혼돈의 숲에서 질척이며 방향을 잃고 헤매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여기에 이 책은 한 눈에 전체를 볼 수 있는 안내도를 제시합니다. 어디에 늪이 있고, 절벽이 있으며 길을 잃었을 때 어디를 어떻게 돌아가야 하는지 나침반을 꺼내주며 세상을 살아낼 수 있는 단단한 용기와 더불어 포근한 사랑도 심어 줍니다.
이 책은 하느님의 무차별적인 ‘고통에 대한 허락’에 대한 우리의 의구심을 씻어냅니다. ‘진실’이라는 미덕(美德)도 사랑이라는 것을 바탕으로 하지 않을 때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줍니다. 또한 우리의 소원하는 바가 다 들어졌을 경우에 겪게 되는 예상치 못한 여러 가지 상황과 남과 다르게 되기 위해선 무엇이 먼저 되어야 하는지를 일러주고 있습니다.
나라고 믿는 감정은 사실 파도처럼 밀려왔다가 밀려갑니다. 그러나 마음속 깊은 흐름에 귀 기울이면 진정한 나를 만나며 하느님께 더 가까이 갈 수 있습니다. 우리는 완벽한 안락함이라고 믿으며, 두려움과 함께 고집 속에 묶어 둔 신념도 깨고 아름다운 세계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신발 끈을 매기도 합니다. 여러분은 ‘순간 여행’을 읽고 난 후, 사랑과 행복으로 반짝이는 하루하루를 만나게 될 것입니다.
■■ 책 속 한 구절
“진실함이 미덕이라 할지라도 악인에게 그것은 가장 위험한 덕이다. 그에게는 그것이 윤리의 궁극적 가치와 절대적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악인은 자신을 우주의 중심이라 여기고 모든 사람이 다 자기 주위로 끌려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의 진실함은 악마적 자만심이 되고 만다. 오직 겸손한 사람에게서만 진실함은 안전한 덕이 될 수 있다.”
“고통받는 당신 자녀들의 삶 안에도 그분은 현존하고 계십니다. 우리가 그분의 현존을 항상 느낄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말입니다. 하지만 그 현존은 믿음을 통해 인식되며, 그러한 인식은 진정 커다란 위안이지요. 그리고 그러한 위안은, 시련의 시기에는 아무리 사소해 보인다 하더라도 영혼을 만들어 가는 과정의 일부분입니다. 하느님을 믿는 방법을 익히면 그분 가까이로 다가갈 수 있습니다. 친애하는 캐롤, 영혼을 만들어 가는 데에는 그분과 하나 되는 것보다 더 나은 것은 없습니다. 고통을 통해 이를 성취한 사람은 그래서 고통이야말로 비할 데 없이 유용하다는 것을 압니다.”
중요한 건 우리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느냐가 아니라, 일어나는 일에 우리가 대응하는 방법이라는 것을 이해했다. 영혼 만들어 가기는, 좋은 시절은 감사히 받아들이고 어려운 시절은 꿋꿋이 이겨 내는 데서 이루어진다. 즉 하느님의 사랑을 믿는 데서 성취되는 것이다. 모든 것을, 고통과 죽음까지도 우리의 이익으로 돌려놓을 수 있는 것이 사랑이니 말이다.
저는 그분이 누구신지 정말 모르겠어요. 그분은 그분 자체이십니다. 내 마음을 캄캄한 어둠 속으로 던져 넣으신 분입니다. 말없는 가운데 저를 끌어안는 분이십니다. 얼굴도, 이름도, 특성도 없는 분이십니다. 그분은 다만 존재하실 뿐입니다. 그리고 그분에 대해서 제가 확실하게 아는 것이라곤 오직 한 가지뿐입니다. 즉 그분은 내게 속하고 나 또한 그분께 속한다는 사실입니다.
‘존경하다’respect라는 말은 문자 그대로 ‘다시’re ‘보다’spect, ‘한 번 더 보다’라는 뜻이 있네. 일종의 인내라고 할 수 있지. 뭔가를 존중한다는 것은 제아무리 시간이 많이 걸린다 해도 그것의 장점을 찾아내는 것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