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이해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대화’이다. 우리는 상대와 말을 주고받음으로써 타인의 생각을 알 수 있고, 자신의 생각을 알릴 수 있다. 우리는 책을 읽음으로써 책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이와 간접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우리가 김대건 신부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것도 사실은 책이 존재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김대건 신부가 우리나라 최초의 사제라는 것은 신자가 아니더라도 알 수 있는 역사적 사실이다. 그러나 김대건 신부가 어떤 삶을 살았고, 어떤 경험을 했으며, 어떻게 순교의 잔을 들어야 했는지 알고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심지어 그가 성인으로 시성된 1984년 이래, 3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와 관련된 책은 모두 10종에 불과하고, 그나마 대부분 어린이 책이거나 오래된 책이다. 이는 김대건 신부와 대화를 원하는 이들이 있더라도 대화를 할 수 있는 창구가 매우 협소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2021년에 김대건 신부가 갖는 의미를 볼 때, 그에 대해서 알고 그와 대화를 나눌 도서의 부족은, 그를 기리고 그의 삶을 닮으려 노력할 신앙인에게는 매우 큰 장해가 아닐 수 없다.
생활성서사는 ‘2021년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 탄생 200주년 희년’을 맞이하고 ‘2021년 유네스코 세계 기념 인물’에 선정된 김대건 신부의 삶과 업적, 그리고 그의 삶을 오늘의 기도로 이어가기 위한 노력으로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 탄생 200주년 희년 기념 도서’를 출간했다. 『성 김대건 바로 살기』와 『성 김대건 바로 알기』로 출간된 두 권의 도서는, 김대건 신부의 삶과 신앙을 따라 사는 법과 김대건 신부에 대한 정보와 그의 삶이 우리에게 주는 의의가 담겨 있는 책이다.
성 김대건을 바로 아는 가장 적절한 정보들
『성 김대건 바로 알기』는 김대건 신부의 일생을 연대기의 형식으로 따라가면서 그의 행적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알고, 그 사실史實이 오늘의 독자에게 전하는 신앙의 의미를 소개한다. 당시 신앙의 변방이었던 조선의 한미한 가문에서 신앙을 받아들이고, 혹독한 박해에도 굴하지 않으면서 그 신앙을 지켜온 이야기, 어리고 약한 소년 김대건이 조선이라는 좁은 땅을 떠나 당시 동양과 서양의 각축장이었던 마카오에서 신학과 서양의 학문을 배우고, 세계사에 굵직한 획을 남긴 사건들을 직접 체험하면서 조선인에서 세계인으로 성장한 청년 김대건의 삶에 대해 사실의 객관과 신앙의 주관을 망라하여 소개한다.
『성 김대건 바로 알기』에는 김대건 성인의 일대기와 그의 행적, 그리고 그 행적이 오늘날에 전하는 의미를 당시의 사료史料와 함께 다루고 있다. 책의 초반에 ‘김대건 신부의 생애’를 표로 제시하면서 김대건 신부의 일대기에 관한 정보를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구성했으며, 1장에서 제시한 ‘16세기 이후의 조선’에 관한 정보는 김대건 신부가 활동했던 19세기 조선과 천주교의 상황을 이해하기 위한 좋은 배경 지식이 되어 줄 것이다.
2장과 3장에서는 김대건 신부의 생애와 업적을 시간과 활동으로 나누어 자세히 설명한 뒤, 이제까지 나누었던 김대건 신부와의 대화를 바탕으로 오늘 우리의 삶에 적용할 지혜를 4장 ‘김대건 신부의 삶과 앎’에서 9개의 영역으로 세분화해서 나열한다.
부록에는 김대건 신부가 옥중에서 신자들에게 남겨 지금까지 전해져 오지만, 고어古語체로 기록된 탓에 오늘날 독자들이 이해하기 난해했던 『마지막 회유문』의 새 번역이 포함되어 있어 김대건 신부가 신자들에게 쏟았던 정성과 애틋함이 한층 더 절실하게 다가온다. 또한 ‘김대건 신부님 관련 국내 주요 성지’에서는 김대건 신부가 태어나고 자랐던 솔뫼와 은이, 목숨을 잃고 묻힌 새남터와 미리내 등 주요 성지에 대한 간략한 정보와 더 자세한 정보를 위한 QR코드를 제공하고 있어, 독서의 감동을 온라인 성지 순례로까지 확장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거대한 세상을 접했던 최초의 ‘세계인世界人’
19세기 조선은 안타깝게도 당시 세계의 지리적·문화적 변방의 위치에 있었다. 유럽인들의 기준으로 세계를 구분한 명칭 중에서도 ‘극동the Far East’라고 불렸던 중국과 조선 그리고 그 주변의 국가들은 근대 국가로 나아가던 서구의 흐름에 뒤쳐진 봉건 왕조에 지배되는 중세 시대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었다.
천주교 신앙을 받아들인 김대건 신부는 어릴 적부터 전통적인 조선의 사상에서 조금은 더 자유로울 수 있었을 것이다. 거기에 마카오에서 언어와 신학, 철학 등의 서구 학문을 선교사들에게 배운 김대건은 마카오, 필리핀, 상해, 남경, 훈춘, 요동, 그리고 조선을 오가는 2만 킬로미터에 달하는 여정에서, 그렇게 익힌 학문을 바탕으로 여러 차례 위기를 극복하고 배운 바를 실천했던 조선 최초의 ‘세계인世界人’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삶과 앎이 일치했던 실천적 지식인
『성 김대건 바로 알기』에서 독자는 김대건 신부와 의미 깊고 감동적인 만남을 많은 곳에서 할 수 있을 것이다.
김대건 신부는 자신이 믿었던 신앙을 조선의 교우들에게 전하기 위해 목숨을 건 여정을 서슴지 않았다. 그는 마카오와 필리핀에서 신학을 배우면서 자신이 아는 것과 자신의 삶을 일치시킬 수 있었다. 김대건 신부가 폭풍이 치던 바다에서 성모님의 상본을 들고 일행을 독려한 일화는 성모신심의 발현이자, 그가 알고 믿었던 것이 그대로 이루어지리라고 판단하고 행동했던 지행합일知行合一의 장면이기도 하다.
또한 그는 자신이 배운 지식을 필요한 곳에 활용할 줄 알았다. 남경 조약 체결 현장을 지켜봤던 그는, 서해를 건너다가 폭풍우로 표류하던 중 상해에 도착하자 곧바로 영국 장교들을 만나 도움을 청함으로써 조선인 표류자들에 대한 중국 조정의 감시를 피할 수 있었다.
그는 자신이 경험한 모든 과정을 글로 남겨 전함으로서 당시 조선과 조선을 둘러싼 국제 정세, 훈춘을 비롯한 만주 지역의 지리와 풍습 등 소중한 정보를 후세에 전하는 지식인의 역할도 소홀히 하지 않았으며, 또한 파리외방전교회의 리브와 신부에게 보낸 서한에서 조선의 아이들에게 유행했던 천연두의 예방을 위한 방법을 전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 역시 서양 의학의 발전상에 대해 알던 김대건 신부가 자신의 앎을 실천해 조선의 아이들을 구하고자 했던 것이며, 이러한 모습들을 이 책을 통해 잘 알 수 있다.
믿음을 위한 걸음 순명과 떠남의 삶
이 책에서는 김대건 신부의 여정을 따라가면서 ‘순명’이라는 가치에 대해 생각하게 해 준다. 그는 조선에 하느님을 전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서 지시를 받은 곳이라면 어디든 가리지 않고 떠났다. 조선 조정의 재판을 받으면서 자신의 삶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안 후에도 함께 갇힌 이들과 자신을 심문하는 관리들에게 자신의 구명이 아니라 하느님을 전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 역시도 자신에게 지워진 사제라는 직분의 책임을 다하려고 했던 순명의 자세였다.
끝까지 신앙을 지킨 순교자의 삶
아울러 이 책은 김대건 신부의 생애가 예수님과 닮았음을 깨닫게 해 준다. 예수님은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기 위해 세상으로 나아갔고, 사람들을 만났으며 그들과 함께 고난의 길을 걸으셨다. 세상의 권력은 예수님을 배척해고 죽음으로 몰아넣었고, 조선의 왕과 권신들은 김대건 신부를 형장으로 보내 죽임으로써 자신들의 권위를 지키고자 했다. 여러 차례의 박해와 조정의 탄압을 겪은 후에도 조선의 천주교 신앙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오히려 연이은 박해는 신앙을 위해 목숨을 버렸던 이들이 그토록 많았음을 증명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예수님과 김대건 신부의 죽음이 오늘날을 사는 신앙인에게 전하는 바는 무엇인가. 이것이 ‘2021년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 탄생 200주년 희년’을 살면서 ‘2021년 유네스코 세계 기념 인물’로 선정된 김대건 신부를 본받을 의무가 있는 한국의 신앙인들이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성 김대건 바로 알기』는 바로 이 지점에서 적절한 보기를 제시한다.
“오늘날 한국 사회에는 더 이상 피를 흘리는 순교가 존재하지 않지만, 그에 맞갖은 봉헌과 영적 순교는 우리 주변에서 다양하게 찾을 수 있다. 그러므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살펴서 주님의 마음에 드는 삶으로 봉헌한다면, 어제의 김대건 신부가 살았던 신앙의 삶을 이어받아 내일로 전승할 수 있을 것이다.”(200쪽, 제4장 김대건 신부의 삶과 앎 중에서).
전국 교구장 주교님들의 추천의 말씀 중에서
『성 김대건 바로 알기』는 열두 교구의 교구장 주교의 추천을 받았다. ‘2021년 김대건 희년’을 살고자 준비하는 이들에게 주교들의 추천은 이 책이 희년을 위한 올바른 선택임을 입증해 준다.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 탄생 200주년 희년’에 이 좋은 책 『성 김대건 바로 알기』와 『성 김대건 바로 살기』가 출간되어 매우 기쁩니다. 사실 신부님의 이름은 널리 알려졌지만, 신부님의 삶 전체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아 늘 아쉬움이 남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신부님의 생애와 행적을 세세하게 소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신학적인 해석을 통해 그 신앙적 의미도 밝히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을 가까이함으로써 신부님의 훌륭한 신앙을 본받아 교우들의 삶이 더욱 새로워지고 풍요로워지기를 빕니다.
김대건 신부님이 탄생 200주년인 2021년에 유네스코 세계 기념 인물로 선정된 이유는 … 평등사상과 이를 바탕으로 인간의 존엄, 생명, 진리, 정의 등 보편적 가치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교자이기 때문입니다. … 이러한 가치와 순교 정신을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실현하기 위해서는 김대건 신부님을 바로 알고 바로 실천해야 할 것입니다. 『성 김대건 바로 알기』와 『성 김대건 바로 살기』가 그+렇게 하는 데 큰 도움을 주리라 믿습니다.
우리는 가장 소중한 생명을 바쳐 주님을 증거하신 훌륭한 신앙 선조들을 모시고 있습니다. … 지금 우리는 그분들의 삶을 본받고 순교 영성을 일상생활과 신앙생활 안에서 용감하게 구현해야 하는 시점에 있습니다. 여기에 그런 내용을 담은 소중한 보물이 세상의 빛을 보았습니다.
주교들의 글을 한 데 모아 정리한 이 글에서 『성 김대건 바로 알기』의 목적과 가치가 충분히 드러난다. 21세기를 사는 우리가 김대건 신부와 같은 순교의 삶을 살 수는 없지만, 『성 김대건 바로 알기』를 통해 순교의 정신을 기억하고 그의 삶을 닮기 위한 노력을 한다면, 희년을 지내는 신앙인의 자세로 더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교구장 주교님들의 추천의 말씀 5
김대건 신부의 생애 16
여는 글 22
1장 16세기 이후의 조선
1. 서세동점과 아시아 28
2. 시련의 조선 32
3. 조선 천주교회 36
2장 김대건 신부의 생애
1. 신학생으로 선발되기까지 44
2. 마카오 유학 50
3. 사제 수품과 순교 68
김대건 신부의 활동도 84
3장 김대건 신부의 업적
1. 저작물 88
2. 입국로 개척 101
3. 선교 활동 111
4장 김대건 신부의 삶과 앎
1. 희년과 유네스코 기념 인물 120
2. 애타는 영혼 126
3. 떠나는 삶 134
4. 평등사상 138
5. 열심한 삶 143
6. 깨달은 영혼 158
7. 세계의 양심 175
8. 조국 사랑 180
9. 순교 영성 188
맺는 글 201
부록
1. 「마지막 회유문」 새 번역 205
2. 시복 시성 211
3. 참고 문헌 213
4. 김대건 신부님 관련 국내 주요 성지 214
글쓴이 김정수 신부
1947년 경북 김천에서 태어났다.
1975년 부산에서 사제품을 받았다.
1986년 독일 뮌스터 대학교에서 사목신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87-1993년 광주 가톨릭대학교, 주교회의 사무차장, 서강대학교 교수를 지냈다.
1994-2010년 부산교구 서면·광안·용호·주례 성당 주임 신부, 부산교구 사목국장, 사무처장을 지냈고, 울산 월평 성당에서 은퇴하였다.
| 생활성서사, '탄생 200주년' 희년 맞아 도서 2종 동시 출간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한국인 첫 사제'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 탄생 200주년을 앞두고 그의 생애와 영성을 살펴볼 수 있는 서적 2권이 동시에 출간됐다.
1821년 충남 당진 솔뫼의 천주교 가정에서 태어난 김대건 신부는 1836년 신학생으로 뽑혀 마카오에서 6년간 공부한 뒤 돌아와 1845년 한국인 첫 사제가 됐다.
그는 국내 사목생활을 하다 관헌에 체포됐고, 1846년 불과 우리 나이 26살에 천주교인으로서 신앙을 지키다 효수됐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29일부터 내년 11월 27일까지를 그의 탄생을 기념하는 희년으로 선포했다.
생활성서사가 펴낸 '성 김대건 바로알기'는 이런 순교 성인의 삶을 일목요연하게 소개하는 책이다. 필자인 김정수 은퇴 신부가 김대건 신부의 일생을 연대기 형식으로 따라가며 그의 행적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전한다.
그가 한국 최초 사제라는 것은 신자가 아녀도 익히 알려진 역사적 사실이나 김대건 신부가 어떤 삶을 살았고, 어떻게 순교자가 됐는지를 아는 이는 많지 않다. 1984년 그가 성인으로 시성 된 지 38년이 됐으나 그의 생애를 담은 책은 10종에 불과하고, 그나마도 대부분 어린이 책이나 오래된 것들이다.
독자는 책을 읽으면서 책 속 인물과 간접 대화를 할 수 있는데 이런 대화 창구가 매우 협소했다는 게 책을 펴낸 생활성서사 측의 설명이다.
'성 김대건 바로알기'에는 부록으로 김대건 신부가 옥중에서 남긴 '마지막 회유문'의 새 번역이 담겼다. 김대건 신부 주요 성지에 대한 정보와 이를 담은 QR코드도 제공해 성지 순례에 관심 있는 이들을 온라인 순례길로 안내한다.
함께 출간된 '성 김대건 바로살기'는 독자가 '성 김대건 바로알기'로 그의 삶을 올바로 이해했다면 이제 그의 영성을 일상에서 깊이 내면화할 수 있도록 돕는 묵상 기도서다.
김대건 신부의 탄생부터 순교까지 전 생애를 26가지 주제로 나눠, 매주 한 주제씩을 가지고 묵상하도록 안내한다. '코로나19'로 교회마저 비대면이 뉴노멀로 자리 잡아가는 상황에서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 희년동안 신앙을 심화할 수 있는 신자 재교육 도서로 볼 수 있다.
출판사가 자체 집필한 '성 김대건 바로살기'에는 전국 12개 교구장 주교들의 추천사도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