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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 종교 및 일부 그리스도인들의 종말에 대한 오해와 그 위험성

지난 세기말 세계가 종말하면서 휴거(携擧, 예수님이 세상에 다시 오셨을 때 신도들이 하늘로 들림 받는 일)가 있을 것이라는 모 선교회의 시한부 종말론 사건이나 십사만사천 명만 구원을 받는다는 잘못된 믿음을 지금도 끊임없이 전파하는 신흥 종교들의 행태를 보아 알 수 있듯이 ‘종말’에 대한 오해는 사회에 큰 물의를 일으킬 뿐만 아니라 범죄와 연결되기도 하기 때문에, 올바른 종말론 인식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오늘 우리에게는 종말론을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멀리하여 대부분 생소한 개념이다. 그렇게 된 이유는 아마도 오도된 종말론으로 인한 문제점들 때문일 수도 있고, 죽음이나 종말은 자신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되거나 아예 외면하고 싶은 심리 때문일 수도 있다. 우리가 아무리 피하고 싶어도 죽음 혹은 종말의 문제는 피할 수 없는 문제다. 그러기에 우리는 올바른 ‘종말론’을 인지할 필요가 매우 크다.


현대 가톨릭 교회의 정통 종말론 교황 베네딕토 16세 신학의 정수精修!

가장 그리스도교적인 것, 가장 본질적인 것에 집중하는 신학을 추구하기로 유명한 베네딕토 16세(요셉 라칭거, 요제프 라칭거) 교황 역시 자신의 저서 『종말론』에서 ‘그리스도교 내에서 종말론과 관련된 내용은 감소하였으며, 종말론의 역사는 마치 퇴락의 역사처럼 보인다.’며 안타까워한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이 『종말론』에서 오늘날 그리스도교 종말론에서 주장되는 지나친 인간 중심적 경향과 지나친 내세적 경향의 양극단의 종말론을 배격한다. 지나친 인간 중심적 경향은 그리스도교 본래의 하느님 나라를 왜곡시키며 근본주의적 경향은 오직 내세적인 경향만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그는 이 책에서 그리스도 중심적이며 가장 본질적인 종말론을 설파하여, 그리스도교 종말론의 올바른 가치를 정립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베네딕토 16세 교황 자신이 ‘가장 철저하게 노력한 가장 공들인 작품’이라고 고백한 이 책 『종말론』은 그리스도교 신앙과 신학이 전통적으로 집중해 온 천국, 지옥, 심판, 부활이라는 네 가지 주제를 종말 사건과 연결시켜 통합적인 전망을 제시한다. 특히 죽음, 영혼의 영속성, 영원한 삶, 죽은 이들의 부활, 예수님의 재림, 최후의 심판, 지옥과 연옥과 천국 등 종말론과 관련된 중요한 문제들이 심도 있게 다룬다. 


종말론에 대한 통합적인 새로운 전망 제시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그리스도교 전체가 전적으로 종말론적이지 않다면, 그리스도교는 그리스도와 아무 상관없는 것이다.”라는 칼 바르트의 말을 인용하며 책 전반에서 종말론에 대한 새로운 비전과 방향을 제시한다.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부름을 받아 온전해지고 새로워지는 것을 기대한다(교회 헌장, 48항 참조). 그리스도교에서 종말은 사전적 의미의 ‘맨 끝’이 아니라, 영광 속에 부활하고 승천하신 하느님 곁에서 시작하는 새로운 삶인 것이다. 그러나 이미 종말은 우리 곁에 가까이 있기에, 지상에서 하느님의 사랑을 드러내는 교회는 믿는 이들에게 교회 안에서 하느님 자녀로서 그리스도와 함께 살기를 재촉한다. 

그래서 이 책은 예수님의 재림은 언제 어떤 방법으로 오는가? 우리가 죽으면 우리의 몸은 썩는데, 부활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몸과 구별되는 영혼이란 있는가? 우리가 죽은 후, 부활은 언제 이루어지는가? 우리가 죽은 후 재림 때까지 그 중간 시기에 우리는 잠을 자는가? 시간과 영원의 관계는 무엇인가? 등과 같은 물음을 가지고 현대 그리스도교 종말 사상을 논리적, 학문적으로 깊이 있게 연구하려는 이들에게는 필수불가결한 교과서와 같은 책이다. 


『종말론』의 구성

이 책 『종말론』은 서론에서 오늘날 종말론 문제가 마주한 상황과 역사적인 현실에 대해 언급한 후, 제1부에서 그리스도교의 본질과 관련시켜서 종말론 문제를 다룬다. 종말론의 내용과 관련해서 우선 성서학적인 근거들을 소개하고 설명한 후에, 이후 객관적 현실과 ‘말씀’이라는 주제를 관련시켜서 설명해 온 개신교의 대표적인 신학자들과 정치 신학 등을 소개한다.

이 책의 본론 격인 제2부에서는 종말론의 개인적 차원인 인간의 죽음과 불멸이라는 문제를 다룬다. 죽음의 의미에 대해 신학적·성서적으로 접근한 후, 성서와 교회 전통에 근거해 죽은 이들의 부활과 특히 ‘중간 상태’에 대해서 논한다. 제3부에서는 죽음 이후의 삶인 부활, 그리스도의 재림, 최후의 심판, 지옥, 연옥, 천국 등 전통적인 그리스도교 종말론의 주제들에 대해서 다양한 방식으로 언급한다.

결론 부분에서는 『종말론』의 제6판에서 추가된 원저자의 후기와 개정판에서 추가된 ‘중간 상태’에 관한 글을 덧붙여 다룬다.


젊은 학자에 의한 번역에 대한 베네딕토 16세 교황의 기대

이 책은 전도유망한 젊은 신학자 조한규(가톨릭대학교 조직신학 교수) 신부에 의해 우리말로 옮겨졌는데,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이 『종말론』이 어떤 의미에서는 신학자(교수)로서의 마지막 책과도 같다는 의미에서 자신에게는 매우 각별한 책이며, 동시에 한국의 젊은 신학자가 번역했다는 점에 대한 기대감을 담아 매우 고무적임을 한국어판 서문에서 밝힌다. 


이번에 저는 저의 책 『종말론』이 젊은 학자에 의해서 한국어로 번역된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이 책은 제게 매우 각별한 책입니다. 제가 신학 교수로서 집필한 마지막 책이기 때문입니다. … 저는 제가 이 책에서 올바른 그리스도교의 답을 이해하기에 알맞게 표현했기를 바라며, 이 책이 한국의 많은 사람들의 신앙에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한국어판에 대한 베네딕토 16세 교황의 서문, 11-12쪽


[책속에서]
이 책에서 나는 종말론과 관련해서 두 가지 의견, 즉 믿음과 희망과 기도에 관한 전체 교회 전승과 관련된 중요한 주제들, 그리고 교회 역사에서 전개된 주제들과 논쟁을 했다. 첫 번째 주제와 관련해서는 종말론을 그 어떤 유형이든 정치 신학으로 전환시키지 않는 것이 중요해 보였다. 이런 까닭에 나는 근본적으로 문제의 범위를 제한해도 되겠다고 생각했고, 하느님 활동에 대한 희망의 의미를 역사에서 끌어내고자 시도했다. 하느님 활동은 인간의 행위에 대해 내적 연관성을 제공하고, 덧없는 것을 불변하는 것으로 들어 올린다.
개정판 서문, 18쪽

여러 세기 동안 ‘최후의 사건들에 대한 교의’라는 이유로 신학의 끝머리에 자리하여 큰 관심의 대상이 되지 못했던 종말론은 오늘날 역사적 위기 속에서 신학적 사유의 중심부로 그 자리가 옮겨졌다.
약 20년 전 발타사르Hans Urs von Balthasar는 종말론을 우리 시대의 신학 중에서 ‘태풍의 중심Wetterwinkel’으로 보았다. 독일 교구들은 그들의 시노드에서 신앙 고백문을 ‘우리의 희망’이라는 제목 아래 두었다. 이처럼 곧 신앙을 ‘희망’이라는 전망에서 해석한 것으로 미루어 보아 오늘날 종말론은 신학의 집주인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변화가 어떻게 일어났으며 우리는 이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
1장 문제 제기, 28쪽

약어표 8


한국어판에 대한 베네딕토 16세 교황의 서문 10

개정판 서문 16

초판 서문 23


Ⅰ. 서론

   1장 문제 제기 28

      1.1. 종말론 문제의 오늘날 상황 28

      1.2. 오늘날 상황의 역사적 조건들 31


Ⅱ. 본론

제1부 그리스도교 본질과 관련된 종말론 문제

   2장 성서학적 근거에 따른 문제 47

      2.1. 방법론 47

      2.2. 예수의 하느님 나라 선포의 의미 52

      2.3. 임박한 재림과 관련된 문제 64

   3장 오늘날 관점에서 본 말씀과 실재 75

      3.1. 해결을 위한 전망들 76

         3.1.1. 칼 바르트 76

         3.1.2. 루돌프 불트만 78

         3.1.3. 오스카 쿨만 80

         3.1.4. C. H. 도드 85

         3.1.5. 희망의 신학 - 정치 신학 86

      3.2. 잠정적 결론 90


제2부 죽음과 불멸 - 종말론의 개인적 차원

   4장 죽음의 신학 99

      4.1. 문제 제기 99

      4.2. 발전 과정 103

         4.2.1. 지배적인 관점 103

         4.2.2. 수정하기 위한 시도 106

      4.3. 성경적 사고에 따른 질문 전개 111

         4.3.1. 구약 성경 111

         4.3.2. 신약 성경에 시작된 죽음과 생명의 해석 124

      4.4. 죽음의 그리스도교적 윤리의 결론 133

         4.4.1. 삶 전체에 대한 긍정 133

         4.4.2. 고통의 의미 134

      5장 영혼 불멸과 죽은 이들의 부활 137

         5.1. 문제 제기 137

         5.2. 성경적 근거 146

         5.2.1. 죽은 이들의 부활 146

         5.2.2. 죽음과 부활 사이의 ‘중간 상태’ 153

            5.2.2.1. 초기 유다교적 근거 154

            5.2.2.2. 신약 성경 158

         5.2.3. 결과와 결론 165

      5.3. 교회 문헌들 168

      5.4. 신학적 전개 과정 176

         5.4.1. 고대의 유산 176

         5.4.2. 영혼에 관한 새로운 개념 182

         5.4.3. 불멸성의 대화적 성격 186

         5.4.4. 인간의 불멸성에 대한 창조론적 의미 189

         5.4.5. 요약-영원한 생명에 대한 그리스도교 신앙의 특성 193


제3부 죽음 이후의 삶

   6장 죽은 이들의 부활과 그리스도의 재림 201

      6.1. ‘죽은 이들의 부활’은 무슨 뜻인가? 201

         6.1.1. 문제 제기 201

         6.1.2. 전승의 근거 204

            6.1.2.1. 신약 성경 204

            6.1.2.2. 초기 그리스도교에서 ‘육신의 부활’에 대한 설명 208

            6.1.2.3. 신학의 역사 안에서 부활한 몸에 대한 논쟁 213

         6.1.3. ‘마지막 날의 부활’은 무슨 뜻인가? 219

         6.1.4. 부활의 육체성에 대한 물음 229

      6.2. 그리스도의 재림과 최후의 심판 233

         6.2.1. 성경적 근거 233

            6.2.1.1. 그리스도 재림의 표지 233

            6.2.1.2. 그리스도의 재림 241

            6.2.1.3. 심판 244

         6.2.2. 신학적 평가 249

   7장 지옥, 연옥, 하늘 255

      7.1. 지옥 255

      7.2. 연옥 259

         7.2.1. 역사적 근거의 문제들 259

         7.2.2. 연옥 교리의 남은 내용 270

      7.3. 하늘 275


Ⅲ. 결론을 대신해서

   8장 제6판에 대한 후기 284

      8.1. 부활과 불멸에 대한 논쟁 285

      8.2. 종말론 주제의 확대된 범위 301

   9장 죽음과 부활 사이 - ‘중간 상태’ 물음에 대한 보완적 성찰 308

      9.1. 종말론 물음에 대한 신앙교리성의 설명 308

      9.2. 오늘날 논쟁의 배경 313

      9.3. 새로운 해결책의 내용과 문제 319

      9.4. 새로운 합의를 위한 기본 노선 323


참고 문헌 331

옮긴이의 말 - 베네딕토 16세 교황(요셉 라칭거)의 삶과 사상 342



글쓴이 베네딕토 16세 교황(요셉 라칭거)

1927년 독일 뮌헨 인근 마르크틀 암 인에서 태어났다. 1951년 사제로 서품되었고, 1953년 『성 아우구스티노 교회론 안에서 하느님 백성과 하느님의 집』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1957년 『성 보나벤투라의 역사 신학』으로 교수 자격을 취득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 신학자로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고, 이후 1977년 주교 서품과 함께 독일 뮌헨-프라이징 교구 대주교로 임명되었으며, 1977년 추기경 서임 후 1981년부터 교황청 신앙교리성 장관으로 약 23년간 재직하였다. 2005년 4월 19일 로마 가톨릭 교회의 제265대 교황으로 선출되어 전 세계 가톨릭 교회의 수장으로 그리스도교의 정체성 확립과 가톨릭 교회의 재건을 위해 노력하였다. 2013년 2월 교황직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현재 공식 직함은 ‘은퇴 교황Papa Emeritus’이다. 


옮긴이 조한규

천주교 서울대교구 사제. 가톨릭대학교에서 신학 학사와 석사 과정을 마친 후, 2015년에 독일 본Bonn 대학교에서 「Universale Concretum」(Theologische Reihe 99, EOS Verlag 2015)이라는 논문으로 신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15년 가을부터 가톨릭대학교 신학과에서 조직신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대표 저서로는 『그리스도교 신론 연구 - 삼위일체론, 신론, 무신론을 중심으로』(서강학술시리즈 119, 서강대학교출판부), 번역서로는 『그리스도교의 본질에 대하여-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신학 사상』(가톨릭대학교출판부) 등이 있다. 현재 한국 천주교주교회의 신앙 교리위원회 위원, 서울대교구 출판 검열 위원 등으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