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기획 의도
최근 코로나 19 신종 바이러스로 인간의 고립감과 무력감을 실감하기도 했지만, 연대감, 다정함을 더 강하게 절감하였다. 마음을 담은 정겨운 안부를 주고받기가 쉽지 않은 이즈음, 레벤북스의 첫 신간 「쓸쓸한 밤의 다정한 안부」를 통해 세상이 따듯하고 훈훈해지기를 빌어 본다. 세상은 따듯한 가슴을 지닌 사람들이, 힘들 때 서로 안부를 묻고 위로를 주고받는 사람들이 많아질 때 포근하고 아름다워지기 때문이다.
▶ 내용 : 저자는 인간의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한 생애를 진지하지만 경쾌하게, 쓸쓸해 보이지만 다정하게, 고통스러운 것 같지만 기쁜 이야기들을 오랫동안 쓰고 그리며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였다. 이것은 마치 조용한 노래를 고요한 곳에서 부르는 것과 같다. 수줍게 입을 열어 읊조리는, 아니 침묵을 깨는 것을 조심스러워하는 수줍은 소년의 심정으로 세상에 글과 그림을 내놓았다.
책 구성은 사계절, 봄·여름·가을·겨울로 나누어 구분하였다. 봄을 연상하면 인간의 유아기나 아동기와 같은 활기, 생동감, 생명력, 역동 등 설레고 분주한 느낌과 단어들이 생각난다. 독자들은 부두에 묶여 있지 않고 바다, 그것도 아주 넓은 바다로 떠나고 나아가려는 생명력이 넘치는 배를 만날 수 있다. 또한 두려움과 편안하게 안주하려는 욕심을 떨치고 새로운 배움, 새로운 즐거움을 만나려는 바다 저편에 대한 건강한 호기심을 가지게 될 것이다. 봄 편에는 ‘떠남’을 포함하여 ‘하루를 시작하며’ ‘자유’ 등 15개의 시로 구성되어 있다. 여름을 떠올리면 청년기처럼 넘치는 에너지, 바다, 파도, 열정, 이글거리는 태양이 생각난다. 배를 타고 파도치는 바다를 바라보며 항해하는 것은 멋지기도 하지만 두려운 일이기도 하다. 우리 인생도 이와 같다고 한다. 아름다움과 추함이, 설렘과 두려움이 공존하는 바다 같은 것이다. 여름에는 심미안, 파도, 연못가에서 등 15개의 짧은 시가 소개된다. 가을은 중·장년기에 해당하며 사람에게 센티멘털한 감정에다 눈물까지 선사한다. ‘눈물’ 은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눈으로만 우는 것이 아니라 마음까지 울게 한다, 가을 편은 고백, 익는 시간, 가을밤 등 15개의 가슴을 적시는 글이 있다. 겨울은 노년기에 비유되며 사람을 원숙하게 도와주는 계절이다. ‘빈 방’을 보면 그렇다. 저자는 비어 있는 방처럼 살라고 부탁한다. 누가 머물려고 하면 푸근한 침묵으로 그 방을 내어 주기도 하고, 또 떠나겠다고 하면 따듯하게 인사해 주는 방. 비어 있는 방처럼 살면 좀 더 원숙한 익은 사람이 될 것 같다. 겨울 편에는 빈 방, 아 좋아, 빛과 어둠 등 15개의 좋은 글이 담겨 있다. 특별히 책을 맛있게 읽는 동안 ‘봄, 여름, 가을, 겨울의 QR 코드’를 이용하여 멋진 클래식 음악을 함께 즐길 수 있다.
차례
이 책을 읽는 분들에게•4
여는 말•8
봄
떠남•12 | 하루를 시작하며•14 | 사랑•16 | 그리
움•18 | 만원 버스에서•20 | 해도•22 | 자유•24
| 나무•26 | 꽃과 가시•28 | 격려•30 | 아버지•32
| 가지 나무•34 | 나무 거름•36 | 어린 시절•38 |
새 노래•40
여름
심미안•44 | 파도•46 | 시련•48 | 배•50 | 넘어
서기•52 | 깨침•54 | 저녁 산책•56 | 길•58 | 응
시•60 | 돌의 노래•62 | 말아다오•64 | 바람 속 나
뭇잎들•66 | 이 유•68 | 조 각•70 | 연 못가에서•72
가을
고백•76 | 눈물•78 | 점심시간•80 | 내어줌•82
| 편안함•84 | 외로움•86 | 야간비행•88 | 가을
밤•90 | 사랑•92 | 소원•94 | 개미들•96 | 주인과
종•98 | 경계에서•100 | 허무와 욕망•102 | 익는
시간•104
겨울
부탁•108 | 꿈•110 | 토막•112 | 있는 그대로•114
| 삶•116 | 독백•118 | 술 노래•120 | 멍에•122
| 기적•124 | 종살이•126 | 빈 방•128 | 아 좋
아•130 | 빛과 어둠•132 | 호수•134 | 사랑•136
닫는 말•138
책 속 한 구절
(프롤로그)
뭐랄까 이건 조용한 곳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과 비슷해요. 언제까지나 계속될 것 같은 침묵 속에서 입을 열어 노래를 부르는 것. 첫 음을 내기 시작하면 이 영원에서부터 이어져 온 것 같은 고요가 다칠 것 같아 차마 시작을 못 하겠는 그런 기분. 그렇지만 내 속에서 잔뜩 부풀어 나갈 길을 찾는 수많은 음표들에게 바깥세상을 보여 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있기도 하고… 그래서 그동안 수없이 입안에서 굴리던 가락을 이제 내어 놓습니다.
(그리움)
그리움이 찾아오면
잉크병 뚜껑을 열고 속을 들여다본다.
군청색 잉크병 속엔
푸른 바다가 들어 있다.
(심미안)
예술품이나 음악에 심미안이 있다면 좋은 일이다.
그러나 사람들에게서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다면 더욱 좋다.
무엇보다도 먼저, 사람이 아름답다는 걸 너는 믿느냐?
저자 황인수
신안의 섬마을에서 태어났다.
책 읽기와 사람 만나기를 좋아하며 책 만드는 일에 종사하고 있다. 사는 것과 배우는 것, 노는 것이 다르지 않다고 믿으며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