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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바뀌면 삶이 바뀝니다.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가깝게는 가족 그리고 친족과 이웃의 삶의 이야기를 직접 보고 듣고, 점점 성장하면서는 사회 안에서 그리고 대중매체를 통해 매일매일 좀 더 큰 이야기를 접하게 됩니다. 우리 밖에 있는 이야기들은 끊임없이 우리를 자극합니다. 어떤 이야기에 매료되었느냐에 따라 우리는 좀 더 고양되기도 하지만 나락으로 떨어지기도 합니다. 이렇듯 우리는 세상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우리의 이야기를 만들어 갑니다. 우리는 모두가 자신의 이야기를 갖고 있으며, 지금도 쓰고 있고, 살아있는 동안 삶의 이야기를 계속 쓸 것입니다. 우리가 써 내려가는 삶의 이야기는 우리가 보고 듣고 겪고 느낀 만큼입니다.

다양한 이야기를 만나면서 우리는 자신 안에 신념이라는 틀을 만듭니다. 이 틀로 어떤 것은 확대 재생산하거나 축소하기도 하고, 어떤 것은 자신의 입맛에 맞게 고집하며 선택적으로 왜곡해서 받아들이기도 하며, 감당할 수 없을 때는 그 뒤로 숨거나 자신 안에 구겨 넣어 버립니다. 자신을 향해 그리고 세상과 미래에 대하여 온통 회색빛으로 덧칠한 우울은 삶의 서사를 어둠에 갇히게도 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들려주는 새로운 이야기는 자신 안에 단단히 각진 채 숨어 있는 그 틀을 깨며 우리가 앞으로 써 내려갈 삶의 이야기들이 좀 더 풍요롭고 자유로우며 행복 가득한 빛 안에서 숨 쉴 수 있도록 도울 것을 확신합니다.

 

닐 기유메트 시리즈는 1995년 1권을 시작으로 1999년 4월에 10권으로 완결된 단편 모음집입니다. 전권이 절판되어 서고 속에서 잠자고 있었으나, 책의 내용은 20년이 지난 지금에도 먼지에 쌓여있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이야기들이 담겨 있었습니다. 이 책을 읽었던 이들은 아직도 가끔 이 책이 전해주었던 메시지를 떠올리며 이야기하곤 합니다. 이렇게 시간을 초월해서 하느님의 사랑과 진리를 전하는 보물을 발견하지 못한 분들에게도 이 책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 세대에 절대 뒤지지 않는 현대적인 감각의 이야기들을 4권 정도의 분량으로 추려봤습니다. 이야기 형식은 동화에서 빌려왔으나 내용의 깊이는 작가의 말처럼 ‘하나하나가 순수한 은총’과 ‘많은 기도’로 이루어져 있어 하느님을 좀 더 가까이 친근하게 뵐 수 있게 합니다. 그리고 이야기가 가진 삶의 진실과 사랑이라는 묵직한 주제는 종교인과 비종교인을 막론하고 깊은 공감을 끌어내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을 통하여 이 세대를 살아가는 많은 이들이 하느님의 사랑을 살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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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 기유메트 베스트 시리즈 가운데 두 번째로 출간하는 ‘순간 여행’은 20편의 우화들로 이루어진 재미있고 감동 가득한 책입니다. 인간과 인간 그리고 하느님과 인간 사이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일들 안에서, 사랑과 진리를 조곤조곤 이렇듯 알기 쉽고 재미있게 풀어놓은 책은 어디서도 쉬이 만나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랑과 고통, 진리, 그리고 하느님은 안다고 생각하면 할수록 모르겠는 묵직한 주제입니다. 생각이라는 것을 시작 하면서부터 샘물 솟듯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삶에 대한 물음은 인간의 수만큼 다양한 답을 내놓습니다. 우리 모두 각자의 삶이 각기 다른 상황 안에서 전개되기에 우리는 때로 혼돈의 숲에서 질척이며 방향을 잃고 헤매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여기에 이 책은 한 눈에 전체를 볼 수 있는 안내도를 제시합니다. 어디에 늪이 있고, 절벽이 있으며 길을 잃었을 때 어디를 어떻게 돌아가야 하는지 나침반을 꺼내주며 세상을 살아낼 수 있는 단단한 용기와 더불어 포근한 사랑도 심어 줍니다.

이 책은 하느님의 무차별적인 ‘고통에 대한 허락’에 대한 우리의 의구심을 씻어냅니다. ‘진실’이라는 미덕(美德)도 사랑이라는 것을 바탕으로 하지 않을 때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줍니다. 또한 우리의 소원하는 바가 다 들어졌을 경우에 겪게 되는 예상치 못한 여러 가지 상황과 남과 다르게 되기 위해선 무엇이 먼저 되어야 하는지를 일러주고 있습니다.

나라고 믿는 감정은 사실 파도처럼 밀려왔다가 밀려갑니다. 그러나 마음속 깊은 흐름에 귀 기울이면 진정한 나를 만나며 하느님께 더 가까이 갈 수 있습니다. 우리는 완벽한 안락함이라고 믿으며, 두려움과 함께 고집 속에 묶어 둔 신념도 깨고 아름다운 세계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신발 끈을 매기도 합니다. 여러분은 ‘순간 여행’을 읽고 난 후, 사랑과 행복으로 반짝이는 하루하루를 만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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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주를 돌리다가도, 미사에 참례하면서도 사방에서 들려오는 궂은 뉴스들과 쉴 틈 없이 울어대는 카톡 소리에 생각은 잡다한 것들로 산만해져 둥둥 떠다닙니다. ‘중요한 것은 한 가지뿐’이라고 되뇌면서, 예수님과 함께 있고 싶은데 세상이 나를 조용히 내버려 두지 않는다고 투덜거리다가 자신을 그렇게 만든 것이 자기임을 문득 깨닫습니다.

닐 기유메트 시리즈 가운데 세 번째 책인 ‘조용한 게 좋아’는 한 번 잡으면 카톡이 아무리 불러대도 인터넷 뉴스가 현란하게 속살거려도 깊고도 재미난 이야기에 취해 눈을 돌릴 수 없게 합니다. 사람을 사랑하게 되면 그 사람이 궁금해지면서 시시콜콜한 것도 알고 싶어집니다. 예수님을 사랑하면서 그분에 대하여 좀 더 알고 싶어졌다면 이 책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전부는 아니지만, 예수님이 어떤 분이신지, 무얼 좋아하시는지 조금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책은 연옥 생활은 어떤지, 왜 카르 마르크스는 바닷가에서 모래성을 쌓고 있으며, 무신론자와 개신교 신자 그리고 스님은 곧바로 천국행인데 어째서 생애 대부분을 바티칸 교황청에서 보낸 추기경은 연옥에 머무르라고 천사가 가로막는지를 신랄하면서도 따뜻하고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또한 어떤 사람이 성인이고 천국은 누가 들어가며, 기도는 어떻게 하는 것이고 과연 누가 믿는 사람인지도 간결하고 명료하게 알려줍니다.

그리고 ‘십자가 수난’ 앞에서 우리가 이따금 답답해하면서 ‘왜 예수님은 큰 권능을 보이면서 십자가에서 내려오셔서 적들을 전멸시키지 않으셨을까? 그러면 온 세상 사람들이 마침내 그분을 믿었을 텐데.’ 라고 생각했던 것이 속이 뻥 뚫리는 시원함으로 신나게 상상 그대로 펼쳐집니다.

 

야유와 조롱은 한동안 계속되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에 대해 무관심하신 것 같았다. 그분이 의식을 잃으신 것일까? 아니었다. ‘하느님께서 저자가 마음에 드시면 지금 구해 내 보시라지.’라는 말을 들으셨을 때 그분이 눈을 뜨셨다. 이 마지막 말이 골수에 사무치도록 그분을 자극한 것 같았다. 그분은 숨쉬기가 한층 더 힘들어졌다. 그분의 관자놀이의 정맥들이 이 순간 눈에 띄게 불거져 퍼렇게 드러나 보였다. 그분의 입은 분노로 굳어지셨다. 아버지에 대한 그 언급이 그분을 참을 수 없게 만든 것이 분명했다. 그분은 격노해 적들에게 소리치셨다.

“독사의 자식들아! 너희의 불신앙 때문에 너희는 지옥의 형벌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자 상상할 수도 없는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귀가 찢어질 것 같은 천둥소리와 함께 심장이 얼어붙을 만큼 번개가 무섭게 쳤다. 하늘에서 눈을 뜰 수 없을 만큼 찬란한 빛이 십자가를 비추었다. 그리고 구경꾼들이 두려워하며 놀란 눈으로 바라보는 바로 그 앞에서 예수님은 거룩하게 변모되셨다. 그러고 나서 예수님의 피와 땀과 함께 못이 사라졌다. 예수님은 이제 완전히 십자가에서 떨어져 나와, 하늘을 바라보시고 경건하게 두 팔을 위엄 있게 펴시고는 눈부시게 찬연히 빛나는 평온한 모습으로 공중에 서 계셨다. 그 순간, 그분을 조롱하던 모든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이 고통으로 몸부림치며 땅에 쓰러졌다.” (본문 중 ‘왜 그랬을까’ 일부)

 

어떻게 이야기가 전개될지 궁금하시죠? 인간의 깊은 곳에 있는 본원적인 마음은 ‘하느님을 향해있고, 어느 정도 무한함’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내 뜻’이 아닌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예수님의 실현 방법을 통해 깨닫게 하는 이야기들은 우리가 삶의 여정에서 비틀거릴 때 방향을 바로 잡고, 바른길을 갈 수 있도록 힘을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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빡빡한 현대인의 시간은 마치 일주일이 하루처럼 느껴질 정도로 바삐 돌아갑니다. 겨우 잠자리를 털고 일어나 대문을 나섰다가도 놓고 간 것이 있어 되돌아와 방문을 열었지만, 무엇 때문에 책상 앞에 서 있는지 아뜩해질 땐 그저 망연해집니다. 대문에서 책상까지 오는 사이에도 다른 생각에 압도되어 앞에 일은 잊어버린 겁니다. 출근 시간에 쫓겨 책상 위에 있는 모든 서류를 가방에 쑤셔 넣고 지체한 시간만큼 뛰어나갑니다.

이런 일은 냉장고 앞에서도, 자판기 앞에서도 컴퓨터 메일을 열다가도 종종 일어나기 일쑤입니다. 잠시도 쉴 틈 없이 많은 일을 하는 것 같은데 정작은 어느 순간도 온전히 살고 있지는 못합니다. 다가올 시간에 치이고, 지나간 시간에 젖어 들어 ‘지금, 여기’가 있을 자리를 다 빼앗겨버렸기 때문입니다.

마음도 이러려는 나와 저러려는 나 사이를 비집고 올라온 수많은 나에 지쳐, 두드리는 타인의 눈길을 보면서도 들어설 자리를 내어주지 못합니다. 그리고 나의 애달픔도 타인에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 짐작합니다.

 

닐 기유메트 시리즈 가운데 네 번째 발간하는 책은 ‘비워 놓기’입니다. 몸과 마음이 일상에 지쳐 ‘무엇 때문에 이렇게 사는지’ 허무해질 때 이 책은 삶의 걸림돌이 무엇이었는지 깨닫게 하고, 가만히 디딤돌을 내어줍니다. 닐기유메트 시리즈 전작이 그렇듯이 이번 책도 흥미진진하고 가슴 뭉클한 이야기들로 한가득 입니다. 작가는 우리의 상상 그 끄트머리에서 한걸음 더나가 교리서에서 만날 수 없는 하느님의 진리를 자유분방하지만 간명하고 깊이 있게 전하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어째서 모든 종교의식에 참석하시는지, 그리고 왜 예수님께서는 남자의 성으로 세상에 나오셨는지, 과학이라 이름 붙은 폭력은 어떻게 현존까지 뭉개버릴 수 있으며 진보는 희생 없이는 불가능하고, 잘 살피지 않으면 자기 자신도 겸손으로 위장된 자기 파괴적인 자부심에 속아 넘어갈 수 있음을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경험과 용기로 삶을 바꿀 수 있습니다. 이 책이 진리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게 하고, 가려진 용기와 접촉할 수 있게 함으로써 나와 타인을 사랑하는데 작은 보탬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당신이 하느님을 만나게 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분은 그러기에는 너무나 위대하십니다. 하느님께서 당신을 만나시는 것입니다. 바다가 물고기를 품듯이 말입니다.”

(본문 중에서)

글쓴이 :닐 기유메트 Nil Guillemette

로마 교황청 직속 성서 대학에서 성서학을 전공했다. 예수회 신부인 그는 베트남의 달라트 신학 대학에서, 그다음에는 아비장의 서아프리카 가톨릭 대학에서, 그리고 아테네오 드 마니랄 대학의 로욜라 신학부에서 10년 이상 신약 성경을 가르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