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수장, 악마에 대한 관심은 동서고금의 다양한 문화권에서 발견되지만 그 뿌리는 무엇보다 유다교와 그리스도교 전통에서 찾을 수 있다. 실제로 사탄이라는 말도 히브리어 사탄에서 나왔다. 『사탄, 악마가 된 고발자』가 다루고자 하는 내용이 바로 유다교와 그리스도교 전통 안에서 사탄 개념이 탄생하고 성장·발전한 과정이다. 이 책은 구약성경에서 시작하여 구약 외경과 쿰란 문헌, 그리고 신약성경 및 신약 외경에 나타난 사탄 개념을 두루 살피고 있다. ‘고발자’를 뜻하는 일반명사, 히브리어 사탄이 악마의 대표적 이름이 되고 나아가 신약 외경 특히 영지주의 작품에 이르면 창조주의 위치에까지 오른 것을 이 책에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사탄을 이야기하는 의미, 곧 사탄 개념에 내포된 의미에 대해서도 짚어 본다. 사탄에 대한 이야기가 악과 어둠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동시에 하느님에 대한 이야기이며 선과 빛에 대한 이야기임을 깨달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 인간이 속절없이 사탄의 괴롭힘을 받는 수동적 존재가 아니라 사탄과 적극적으로 싸워 이겨야 하는, 그리고 이길 수 있는 능동적 존재임을 확인할 것이다. “어둠이 지나가고 이미 참빛이 비치고 있기 때문”(1요한 2,8)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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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 송혜경
서울대학교 약학대학과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서울가톨릭대학교 신학과를 졸업한 다음, 로마 성서대학에서 성서학 석사학위와 고대근동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어서 시나이의 아나스타시우스의 작품 '시편 6편에 관한 강론'의 콥트어 필사본을 번역하고 주석하여 고대근동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지금은 한님성서연구소에서 수석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지은 책에 '신약 외경 상권: 복음서'(제14회 가톨릭학술상 연구상 수상), '신약 외경 하권: 행전·서간·묵시록'이 있고, 옮긴 책에 '필론 입문'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