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다양한 문제를 성령의 특은으로 풀며
성숙한 신앙생활로 이끄는 길잡이
가톨릭 신자라면 세례를 받은 다음 견진성사를 받는다. 그러나 대부분의 신자들은 의무감에 견진성사를 받거나, 견진성사를 받더라도 그 안에 담긴 의미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 견진성사는 성숙한 하느님의 자녀로 교회의 완전한 구성원이 되도록 해 주는 중요한 성사다. 게다가 우리는 견진성사를 통해 성령의 특은을 받고 인생의 고민을 풀 수 있다.
성령께서 우리가 당면하는 인생의 모든 문제를 하느님의 시각으로 풀 수 있도록 일곱 가지 특은을 주신다는 점을 알려 주는 책이 가톨릭출판사(사장: 김대영 디다꼬 신부)에서 나왔다. 바로 《성숙한 신앙생활》이다. 이 책은 정진석 추기경과 서울대교구 사목국 사제들이 함께 저술한 책으로, 성령께서 주시는 특은에 관한 설명과 더불어 인간이 그 특은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생활해 나가야 하는지까지 상세하게 알려 준다.
견진성사는 세례성사의 은총을 완성하는 성사입니다. 세례성사를 받은 신자가 더욱 완전히 교회에 결합되어 성숙한 신앙인으로서 생각과 말과 행동의 모범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신앙을 증거할 수 있도록 성령의 일곱 가지 특은을 받는 성사입니다(《가톨릭교회 교리서》 1285항, 1316항 참조).
― 머리말 중에서
하느님이 주시는 인생의 열쇠,
성령의 일곱 가지 특은
견진성사는 일곱 가지 특은을 준다. 이 책에서는 성령께서 주시는 일곱 가지 특은을 하나하나 설명한다. 즉 하느님을 이해하도록 사람의 지성을 비추는 은총인 ‘지혜’, 사람의 인생을 이해하도록 이끌어 주는 은총인 ‘통찰’, 선과 악의 사이에서 흔들리지 않도록 인간의 의지를 강하게 하는 은총인 ‘식견’, 굳건한 신앙과 진정한 용기를 가지고 살도록 하는 은총인 ‘용기’, 모든 피조물과 인간의 관계를 이해하도록 하는 ‘지식’, 가정에서 국제 사회까지 모든 인간 사이의 윤리 문제를 일깨우고 실천하도록 이끄는 은총인 ‘공경’, 하느님을 모든 사람에게 알리는 일과 평신도 사도직을 더욱 잘 수행하도록 하는 은총인 ‘주님을 경외함’을 알려 주며, 이 특은으로 인생의 모든 문제를 풀 수 있음을 강조한다. 그리하여 이 책을 읽으면 그동안 막연하게 다가왔던 성령의 특은을 더 쉽게 이해하고 우리가 받은 성령의 은총을 더욱 깊이 느낄 수 있다.
한편, 이 책은 정진석 추기경의 다른 저서들처럼, 어려운 교리적인 내용도 알기 쉽게 풀어 나가고, 내용과 관련된 여러 성화도 삽입되어 있어, 편한 마음으로 읽을 수 있다. 또한 분량이 많지 않으면서도 핵심적인 내용이 담겨 있어, 견진성사를 받으려고 준비하고 있거나 견진성사를 받는 주변 사람에게 권하거나 선물해도 좋을 것이다.
현대 사회에는 사람들이 생업으로 선택하는 직업의 종류가 헤아릴 수 없이 많습니다. 성령은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살아가는 신자들이 당면하는 인생의 모든 문제를 하느님의 시각으로 풀어 나갈 수 있도록 견진성사를 통해 일곱 가지 특은을 주십니다. 일곱 가지 성령의 특은이 바로 인생의 모든 문제를 하느님의 시각으로 풀 수 있는 열쇠입니다. 성령이 주시는 일곱 가지 특은을 하나하나 살펴보면 그것이 인생 전체의 문제를 포함함을 알 수 있습니다.
― 머리말 중에서
견진성사를 통해 받은 성령의 특은으로
행복한 신앙인의 길로 나아가세요!
점점 급변하고 세속화되어 가는 현대 사회에서 그리스도인들은 다양한 어려움을 겪는다. 나쁜 유혹에 쉽게 빠지기도 하고, 인생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게 된다. 그럴 때 모든 문제를 풀 수 있는 열쇠가 내 손에 있다면 정말 든든하고 행복하지 않을까? 그런데 그 열쇠를 굳이 다른 데서 찾거나, 멀리서 찾을 필요는 없다. 우리가 견진성사 때 받은 성령의 특은이 바로 그 열쇠이기 때문이다. 언제나 우리를 살피시고 우리에게 은총을 주시는 성령과 함께라면 인생의 어려움을 헤쳐 나가며 기쁘고 행복하게 사는 성숙한 신앙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이 견진성사를 받는 이들뿐만 아니라, 성숙한 신앙생활을 원하는 모든 분들에게 유익한 길잡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 머리말 중에서
본문 중에서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모습을 닮은 인간을 만드시기 위해 흙으로 사람을 빚은 다음 당신의 숨을 불어 넣어 주십니다.
히브리어에서 숨을 뜻하는 루아흐라는 단어는 복합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데, 그중에 숨은 영이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하느님의 영을 우리에게 넣어 주셨기에 인간은 다른 창조물들과 다르게 창조물 중 가장 우월한 존재이며, 하느님의 영을 받은 고귀한 존재가 되었습니다. 인간은 다른 창조물과는 다르게 하느님의 영을 품은 생명체인 것입니다. 그래서 라틴어 이마고 데이IMAGO DEI, 곧 하느님의 모상이라는 단어는 인간에게만 사용합니다. 그렇기에 사람을 영혼과 육체가 결합된 존재라고 이야기합니다.
― 32p 'Chapter 2 통찰의 특은' 중에서
양심 교육은 평생 수양해야 할 과제입니다. 양심 교육은 어렸을 때부터 도덕적 양심으로 깨닫게 된 양심의 법을 인정하고 실천하도록 일깨웁니다. 현명한 교육은 덕을 가르치며 인간의 약점과 잘못에서 생기는 공포, 이기심, 교만, 죄책감과 자기만족에 대한 충동 등에서 자신을 보호하거나 그로 인한 상처를 치유해 줍니다. 그에 더해 양심 교육은 자유를 보장해 주며 마음의 평화를 줍니다. 양심이 올바로 형성된 사람은 진정한 선에 부합하도록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사람은 자기 자신이 이미 행한 말과 행위, 현재 하고 있는 말과 행위, 그리고 장차 행하려는 말과 행위에 대한 도덕적 가치를 이성의 판단으로 인식할 수 있습니다. 인간은 자기가 평생 행하는 모든 말과 행위를 양심의 판단에 따라 정당하고 올바르게 평가되는 것에만 충실하게 따라가야 합니다. 인간은 선과 악을 분별할 때마다 자기 양심의 목소리를 잘 듣고 따르기 위해 항상 깨어 있어야 합니다.
― 56-57p 'Chapter 3 식견의 특은' 중에서
학문의 발달은 인간으로 하여금 자신이 살아가는 세상을 알게 합니다. 그리고 그 뒤에 감추어진 하느님의 창조 질서와 의지를 깨닫게 도와줍니다. 그러므로 개별 학문의 발달은 인간이 보다 더 하느님을 올바로 알게 하는 것이기에 중요한 작업이며, 여러 분야의 많은 이들의 학문적 탐구를 통해서 이루어지는 일입니다. 지식의 특은은 다양한 학문적 탐구를 통해 하느님을 알아 가고 하느님의 창조 질서와 그분의 뜻에 일치하도록 도와주는 성령의 특은입니다. 인간은 지식을 통한 학문을 탐구함으로써 풍요로운 열매를 맺고, 그 열매를 하느님의 뜻 안에서 인간의 선익을 위해 사용할 수 있도록 성령의 은총을 청해야 합니다. 이제 인간 각자는 깨달음을 넘어서 자신의 분야에서 자기 전공을 살려 하느님과 이웃에게 봉사해야 합니다.
― 111p 'Chapter 5 지식의 특은' 중에서
견진성사를 받은 사람들은 더욱 완전히 교회와 결합되며 성령의 특별한 힘을 받아 그리스도의 참된 증인이 됩니다. 우리는 성숙한 신앙생활을 함으로써 말과 모범으로 신앙을 전파하는 평신도 사도직을 수행하여, 많은 사람들이 하느님의 뜻을 받들어 영원한 행복에 이르도록 이끌어 주어야 합니다.
성직자는 갈 수 없고 평신도를 통해서만 교회가 현존할 수 있는 장소와 환경도 있습니다. 성직자는 장상의 특별 허락이 없는 한 국회의원을 비롯한 정치 활동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신자인 국회의원과 정치인 등이 신자로서의 자질과 신앙의 진리에 통달하고 모범적인 생활로 복음을 증거해야 합니다. 곧 성직자가 활동할 수 없는 곳에서는 신자들이 사도직 활동을 수행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 159-160p ‘Chapter 7 주님을 경외함의 특은’ 중에서
지은이 정진석 추기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