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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시작하며

 

대한민국 건국일이 1919년 4월 13일 상해에서 대한민국 임시 정부가 세워진 날이라거나 1948년 8월 15일이라는 두 견해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구약성경에서 이스라엘 백성의 건국일은 하느님이 그들을 이집트 종살이에서 해방하여 그들과 계약을 맺고 당신 백성으로 삼으신 날이다. 탈출기는 그들이 바로 이날을 기념하기 위해 쓴 책이다. 그들의 광복절은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야곱과 요셉의 하느님이 모세를 지도자로 뽑아 이집트에서 종살이를 하는 그들을 해방하시는 주님(‘야훼’)으로 드러내신 데서 시작했다. 주님은 모든 민족들 가운데서 이스라엘만 뽑아 당대 초강대국 이집트 대군을 무찌르고 시나이 계약을 맺으셨다. 당신이 이스라엘 백성의 하느님이 되시고 그들을 당신 백성으로 만들어 보호와 구원과 가나안 땅을 약속하셨다. 이 강복은 성조들에게 약속하신 많은 후손과 큰 땅을 주겠다는 강복(창세 17,1-8)을 실현하시는 것이다(탈출 2,24). 이스라엘 백성은 계약에 동의하여 십계명과 율법을 지키기로 맹세했다.

탈출기에서 이스라엘 백성은 이집트에서 하느님의 대리자요 이 해방의 영웅인 모세의 권위 아래 시나이 계약의 정신으로 모든 사법 체제와 제도와 관습과 생활 양식을 재정비하고 그 뜻을 새롭게 해석했다. 그들은 제도와 관습과 해방절 같은 축제를 거행할 때마다 이집트 압제에서 해방과 하느님의 선민이 된 것을 대대손손 기억하여 뒤풀이해서 체험했다. 그들의 이러한 해석과 모세의 위대함이 나머지 구약성경 전체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이 책 31-33쪽). 그들은 행복과 불행, 기쁨과 슬픔, 생명과 죽음이 계약과 율법의 준수 여부에 달렸다고 여겼다.

이스라엘 백성은 시나이 계약에 동의하자마자 금송아지상을 섬겨 이 계약을 파기하고 말았다. 그들은 왕국을 세운 뒤에도 계약을 지키라는 예언자들의 권고도 계속 무시했다. 하느님은 기원전 627년 예레미야 예언자를 통해 그들을 내적으로 거룩하게 하실 새 계약을 약속하셨다(예레 31,31-34). 형식적으로 율법을 지키지 말고 새 계약의 정신에 따라 마음의 성화聖化를 추구하라고 당부하셨다. 이 새 계약은 사람의 잘못으로도 깨어지지 않는 것이요, 이스라엘 백성의 배신으로 깨어지는 시나이 계약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그런데도 그들은 거룩하게 살지 않아 왕국을 잃고 바빌론으로 유배 갔다(기원전 586-539년). 이 유배는 이집트 종살이와 기원후 135년의 멸망과 더불어 이스라엘의 3대 국치國恥 중 하나다.

바빌론 유배 이후부터 예수님이 오실 때까지의 상황을 보면, 이스라엘 백성의 삶에는 별다른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다. 에즈라와 느헤미야 시대에 내적인 쇄신보다 율법을 글자 그대로 지키자는 형식주의에 빠졌다. 이스라엘 백성이 율법 위반으로 유배라는 벌을 받았다고 여겨 율법을 자획대로 철저하게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기원후 1세기에 이르기까지 계속 이민족들에게 점령당하거나 식민지가 되자 이 주장을 더욱더 고집했다. 그래서 외형적으로 율법에 얽매이고 원로들의 율법 해석에 집착하면서 내적 쇄신을 중요시하지 않았다. 기원전 2세기부터 사해 근처의 쿰란 수도 공동체는 예수님 시대에 이르기까지 ‘새 계약의 공동체’, ‘영원한 계약의 공동체’로서 이스라엘 백성 중에서 선택된 ‘남은 이들’로 자처했다. 그러나 이 공동체도 예레미야가 예언한 내적 쇄신을 위해 애쓰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예수님이 그가 예언한 새 계약을 성취하셨다. 범죄의 유혹에 넘어가서 율법을 지키지 못해 구원받지 못하는 이스라엘 백성뿐만 아니라 전 인류에게 당신 자신을 구원으로 선포하신다.

우리가 탈출기의 뜻을 공부하고 묵상하면 이스라엘 백성처럼 십계명 같은 하느님의 법을 지켜 그분의 보호와 구원을 약속받는다. 그러기 위해 그분의 말씀을 제대로 알아들어야 하겠다. 헌법을 제대로 알아듣기 위해 헌법을 쓴 사람들이나 헌법학자들의 설명을 들어야 하듯, 성경도 그러하다. 성경이 우리에게 하느님의 영감을 받은 말씀이 되기 위해 성경 저자가 의도한 뜻을 알아내는 일이 중요하다. 그가 생각하지도 않은 엉뚱한 뜻을 고집하면 영감받은 말씀이 아니라는 말이다. 성경을 잘못 해석하는 것은 자기 말을 고집하며 또 다른 모조품 성경을 만드는 것과 같다. 성경이 일부 성서학자들을 위한 책이 아니라 하느님의 백성을 위한 책임을 재삼 논할 필요가 없다. 평신도들은 한글로 옮긴 성경을 대충 알아들을 수 있다. 자주 정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성경의 더 깊은 뜻을 파악하려면 성경을 제대로 전문적으로 배운 해설자들의 설명서가 필요하다. 평신도들에게 바람직한 해설서는 국제 성서학계(영어권, 독일어권, 프랑스어권, 이탈리아어권, 스페인어권)의 학자들이 인정하는 설명을 제시하는 것이다. 말씀의 봉사자들이 좋은 해설서들을 이용해야 학생들에게 하느님의 참모습을 전해 줄 수 있다. 필자도 이 점을 명심하고 『탈출기 해설과 5분 명상』을 출간하려고 유럽과 미국의 훌륭한 성서학자들의 해설서를 이용했다.

서양 격언에 인생에서 가장 먼 여행이 머리에서 가슴까지의 여행이고, 그보다 더 먼 여행은 가슴에서 발에 이르는 여행이라고 한다. 그 반대인 사람도 많을 것이다. 말씀을 꾸준히 공부해 온 사람들은 말씀이 머리로, 머리에서 마음으로, 마음에서 발로 내려가는 속도, 즉 말씀을 실천하는 속도가 더욱더 빨라지고 그 양도 점점 더 많아짐을 느낀다. 그뿐만 아니라 하느님의 생명인 사랑과 기쁨과 열정이 용솟음쳐 나오는 것을 체험한다. 이 체험은 화산에서 새빨간 용암이 하늘 높이 치솟는 것처럼 강렬하고 희열에 떨게 한다. 필자는 하느님의 이 엄청난 선물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 『창세기 해설과 5분 명상』에 이어 『탈출기 해설과 5분 명상』을 출간한다.

언제 들어도 기쁨과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곡이면 청중의 사랑을 독차지하듯, 성경 해설서도 그러하다. 성경을 읽고 마음속에 감동과 희열을 경험해야 그것을 실천할 마음이 생기는 것이다. 이러한 목적으로 이 책에서 ‘5분 명상’을 본문 해설에 덧붙였다. 본문의 가르침을 생활에 적용하는 방법으로서 보편타당한 가르침이 될 만한 명상 주제를 한 가지씩만 제시했다. 독자들의 바람에 얼마나 부응할지 모르겠다.
독자들이 이 책을 읽고 하느님의 현존에 좀 더 가까이 나아가고 삶의 뜻을 더욱더 깊이 실현하는 계기를 찾을 수 있으면 더 바랄 나위가 없겠다.

2018년 3월 5일 경산 서재에서

박영식 야고보 신부​

 






글을 시작하며

입 문
1 책 이름
2 최종 편집인
1) 초기에 쓰인 본문과 후기에 쓰인 본문
2) 가장 초기에 쓰인 본문
3) 최종 편집된 탈출기 본문의 신학 
3 탈출기가 미친 영향
1) 구약성경에 미친 영향
2) 복음서에 미친 영향 
3) 바오로 사도에게 미친 영향 

제1부 이집트의 종살이에서 해방된 히브리인들(1,1-13,16)

1. 이스라엘 자손들, 파라오의 박해와 모세의 탄생(1,1-2,25)
이스라엘 백성의 종살이(1,1-14)
5분 명상(1,1-14)
히브리인 신생 남아를 죽여라(1,15-22)
5분 명상(1,15-22)
모세의 탄생과 도주(2,1-25)
5분 명상(2,1-25)

2. 모세의 부르심과 그의 응답(3,1-7,7)
하느님의 발현과 모세의 부르심(3,1-12)
5분 명상(3,1-12)
하느님이 당신 이름을 밝히시다(3,13-22)
5분 명상(3,13-22)
모세의 권위를 증명하는 표징들과 대변인 아론(4,1-17)
5분 명상(4,1-17)
모세가 이집트로 돌아가 원로들을 모으다(4,18-31)
5분 명상(4,18-31)
모세와 아론과 파라오의 첫 대결(5,1-6,1)
5분 명상(5,1-6,1)
하느님이 다시 모세를 파라오에게 보내시다(6,2-13)
5분 명상(6,2-13)
모세와 아론의 족보(6,14-27)
5분 명상(6,14-27)
많은 표징과 기적을 이룰 힘을 받은 모세(6,28-7,7)
5분 명상(6,28-7,7)

3. 야훼의 막강한 현존: 열 가지 기적과 이집트에서의 해방(7,8-13,16)
7,8-11,10의 문맥
지팡이를 뱀으로 만든 기적(7,8-13) 
열 가지 재앙(7,14-11,10)
5분 명상(7,8-11,10)
주님의 파스카 축제(12,1-14)
옛 파스카 축제와 새로운 파스카 축제
무교절(12,15-20)
파스카 축제에 관한 세부 지침(12,21-28)
5분 명상(12,1-28)
열째 재앙: 이집트 맏이와 맏배의 죽음(12,29-36) 
이집트를 떠나다(12,37-42)
파스카 축제 세칙(12,43-51)
5분 명상: 파스카의 밤(12,29-51)
맏아들과 맏배 봉헌(13,1-2)
무교절과 자녀 교육에 관한 세칙(13,3-10) 
맏아들과 맏배의 봉헌 세칙(13,11-16)
5분 명상(13,1-16)

제2부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를 떠나 광야로 가다(13,17-18,27)

1. 이집트를 떠나 갈대 바다를 건너다(13,17-14,31)
이집트에서 갈대 바다까지(13,17-14,14)
갈대 바다를 건너다(14,15-31)
5분 명상(14,15-31)
‘주님의 거룩한 전쟁’(14,14.24-25.27-28.30)
5분 명상(14,14.24-25.27-28.30)

2. 모세와 미르얌의 개선가(15,1-21)
5분 명상(15,1-21)

3. 광야에서 쓴 물을 단물로 바꾸어 주시는 야훼(15,22-27)
5분 명상(15,22-27)

4. 만나와 메추라기 떼 기적(16,1-36)
신약성경의 만나
5분 명상(16,1-36)

5. 이스라엘이 야훼와 모세를 시험하다(17,1-7)
5분 명상(17,1-7)

6. 이스라엘이 아말렉인들과 싸워이기다(17,8-16)
5분 명상(17,8-16)

7. 장인 이트로가 모세에게 준 조언(18,1-27)
5분 명상(18,1-27)

제3부 시나이에 머무른 이스라엘 백성(19,1-40,38) 

1. 야훼께서 시나이에 임하여 이스라엘 백성과 계약을 맺으시다(19,1-24,18)
주 하느님이 시나이에 두 번째 오시다(19,1-25)
5분 명상(19,1-25)
생명의 토대인 십계명(20,1-21)
5분 명상(20,1-21)
계약의 법전(20,22-23,33)
제단에 관한 법(20,22-26)
5분 명상(20,22-26)
종에 관한 법, 폭력에 관한 법, 상해에 관한 법(21,1-36)
5분 명상(21,1-36)
절도범, 손해를 입힌 자, 처녀를 범한 자, 사형받을 자(21,37-22,19)
5분 명상(21,37-22,19)
약자 보호법(22,20-26)
5분 명상(22,20-26)
하느님께 바치는 예물과 정의 실현(22,27-23,9)
5분 명상(22,27-23,9)
안식년과 안식일(23,10-13)
5분 명상(23,10-13)
삼 대 축제에 관한 법(23,14-19)
5분 명상(23,14-19)
가나안 땅 입주에 따른 약속과 경고(23,20-33)
5분 명상(23,20-33)
계약 체결(24,1-18)
시나이 계약과 새 계약5분 명상(24,1-18)

2. 예배에 관한 하느님의 가르침(25,1-31,18)
하느님께 바칠 예물과 성소 건립과 기물(25,1-27,21)
25,1-31,18의 문맥
5분 명상(25,1-27,21)
사제들의 옷(28,1-43)
사제 임명식(29,1-46)
5분 명상(29,1-46)
분향 제단(30,1-10)
5분 명상(30,1-10)
인구 조사와 속전에 관한 지침(30,11-16)
물두멍, 성유, 향로에 관한 지침(30,17-38)
성막을 만들 기술자들의 대표 둘을 임명하시다(31,1-11)
계약의 표징인 안식일(31,12-18)
5분 명상(31,12-18)

3. 이스라엘 백성의 첫 불순종과 그 결과(32,1-34,35)
32-34장의 문맥
금송아지 우상과 하느님의 진노(32,1-24)
5분 명상(32,1-24)
레위인들의 열성(32,25-29)
5분 명상(32,25-29)
모세의 중개 기도(32,30-35)
5분 명상(32,30-35)
이스라엘 백성 가운데 계시지 않으려는 주님(33,1-11)
5분 명상(33,1-11)
하느님은 당신 얼굴을 보이지 않으신 채 현존하시다(33,12-23)
5분 명상(33,12-23)
시나이산에서 계약이 갱신되다(34,1-28)
5분 명상(34,1-28)
모세의 빛나는 얼굴(34,29-35)
5분 명상(34,29-35)

4. 야훼의 가르침에 순종하는 이스라엘 백성(35,1-40,38)
35-39장의 문맥? 
성소 건립을 위한 준비 작업(35,1-36,7)
성막 건립(36,8-38)
계약 궤, 제사상, 등잔대, 분향 제단 만들기(37,1-29)
번제 제단, 물두멍, 성막 뜰 만들기(38,1-20)
요약(38,21-31)
제의 만들기(39,1-31)
제작품 목록(39,32-43)
성막을 세워 봉헌하자 하느님의 영광이 임하다(40,1-38)
5분 명상(40,1-38)

해설서에 참고한 책




글쓴이 : 박영식 신부

1976년 12월 16일 사제서품을 받고 1978년 10월 - 1982년 2월 로마 교황청 직속 성서대학 석사학위(S.S.L)취득하고 1990년 2월 위의 성서대학에서 성서학 박사학위(S.S.D)를 취득했다. 가톨릭대학교 종교학과 교수, 교황청 우르바노 대학교 초빙 교수를 거쳐 2009년부터 가톨릭대학교 총장으로 봉직하고 있다.

저서로는 <하느님 나라로 가기 위하여>, <로마서 역주(한국 천주교회 창립 200주년 기념 신약성서)>, <자유의 대헌장. 사도 바오로가 갈라디아인들에게 보낸 서간>, <사도 바오로가 데살로니카인들에게 보낸 편지 입문, 새 본문 번역과 주해>, <공관복음을 어떻게 해설할까-성경의 세계/신약 1>, <마태오 복음 해설-성경의 세계/신약 2>, <마태오복음해설-성경의 세계/신약 3>, <예수의 유년사(루가복음 1-2장 새 본문 번역과 해설)-성경의 세계/신약4>, <루가 복음 해설2-성경의 세계신약5>, <루가 복음 해설3-성경의 세계신약6>, <루가 복음 해설4-성경의 세계신약7>, <루가 복음 해설5-성경의 세계신약8>, <성경과 주요교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