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이든 신약이든 성경을 공부하려면 이사야서는 피해갈 수 없습니다.”
이사야서는 가장 중요한 예언서이지만, 읽기가 만만치 않은 책입니다.
무엇보다 66장이라는 방대한 분량 때문에 선뜻 다가가기가 부담스럽습니다.
또 유배 전 · 유배 중 · 유배 후에 걸친 긴 시대를 배경으로 하며,
한 사람의 저자가 아닌 여러 사람이 오랜 시간에 걸쳐 썼기 때문에 내용도 복잡한 편입니다.
그런데 이 ‘쉽지 않은’ 책을 ‘쉽게’ 읽는다니, 숨겨진 비법이라도 있는 걸까요?
비법은 아니고, ‘좋은 안내자’가 있습니다.
《이사야서 쉽게 읽기》는 딱딱한 해설서이기보다는, 어려운 이사야서를 조금
쉽게 읽어 나갈 수 있도록 동반해 주는 친절한 읽기 ‘안내서’에 가깝습니다.
이사야서를 잘 아는 누군가가 옆에서 차근차근 설명해 주듯이, 《이사야서 쉽게 읽기》가
여러분의 이사야서 읽기를 도와드릴 것입니다.
이야기하듯 풀어 쓴 구어체 문장
이 책을 읽다보면, 마치 저자가 옆에 앉아서 이사야서를 읽는 데 필요한 지식들을 하나하나 알려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고, 또 이사야서와 관련된 이스라엘의 역사 이야기가 마치 재미있는 옛날이야기를 듣는 듯 느껴지기도 합니다.
아마도 어려운 문어체가 아닌 쉽고 간결한 구어체로 쓰였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서 책을 읽는다는 느낌보다는,
누군가의 설명을 듣는다는 느낌이 듭니다.
본문 해설, 역사적 배경과 신학적 주제 소개
이 책은 이사야서 1장부터 차례로 본문을 충실히 해설하고, 이사야서를 읽는 데 꼭 필요한이스라엘의 중요한 역사를
소개하며, 또 이 모든 이야기를 통해 이사야서 저자가 전하고자 하는 신학적 주제를 짚어 줍니다.
그래서 우리가 이사야서를 ‘쉽게’ 읽고 ‘온전히’ 소화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이사야서가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
이사야서는 한마디로 ‘구원’을 선포하는 책입니다. 그런데 그 구원은 “멸망을 통한 구원”입니다. 그래서 이사야 예언자는
모든 것이 다 끝나고 사라진 것만 같은 순간이, 실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고 말합니다. 결국, 이사야서가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절대적인 희망과 위로’입니다. 철저한 실패와 멸망을 통해 자신들의 무능함과 하느님의 전능하심을
깨닫고, 하느님의 크신 계획과 엄청난 사랑을 깨달았던 이스라엘처럼, 이사야 예언서를 읽는 우리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으면 합니다.
책 속에서
예언자들은 청개구리 같습니다. 성경에서는 그러한 예언자의 역할을 “이스라엘 집안의 파수꾼”(에제 3,17)이라고도
말합니다. 예언자들은 남들이 태평하다고 할 때에는 멸망을 예고하고, 남들이 이제 다 망했다고 주저앉아 있을 때에는
구원을 선포합니다. 그런데 어떻게 심판 선고가 갑자기 구원 약속으로 전환될 수 있을까요?
이것을 이해하는 것이 구약의 예언서 전체를 이해하는 열쇠입니다(37쪽).
이사야서도 우리에게 그것을 보여 줍니다. 이사야서를 읽으면 본문 자체가 세 부분으로 되어 있어 유배 전, 유배 중,
유배 후의 예언을 다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요. 이러한 전체 맥락에서, 이사야 예언서 제1부(1-39장)가 선포하는
심판은 구원을 향한 역사의 한 단계가 됩니다. 이사야가 “유다와 예루살렘에 관하여 본 환시”는 예루살렘의 멸망을
예고하는 것이었지만, 그 멸망은 새로운 시작을 위한 단초가 될 것입니다(40-41쪽).
‘이사야’라는 이름은 ‘주님께서 구원하신다’라는 뜻이지요. 비록 이사야가 심판을 선고하고 멸망을 예고했어도, 그가
궁극적으로 선포한 것은 주님께서 이루어 가시는 구원의 역사였습니다. 역사의 한 순간만을 바라보는 인간의 눈에는
그것이 보이지 않을지라도, 하느님은 당신 백성을 구원으로 이끄십니다(41쪽).
예루살렘과 유다에게, 아시리아와 바빌론에게, 온 땅에게 심판을 선고했던 이사야서는 이제 그러한 과정을 거쳐 이렇게
모든 이가 하느님을 알게 되고 그분을 섬기게 될 날을 선포합니다. 멸망했던 이스라엘의 회복을 통하여 하느님의 구원
업적이 모든 이의 눈앞에 펼쳐질 것이기 때문입니다(240쪽).
구약과 신약 전체를 성경으로 받아들이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이사야서를 완성하시는 분은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임마누엘 예언을 읽으면서, 메시아 임금에 대한 예언을 읽으면서, 그리고 주님의 종의 노래들을 읽으면서 우리는 그러한
모습들을 찾아보았고, 루카 복음서에서 그 확증을 보게 됩니다. 예수님께서 이사야서의 말씀을 읽고 해석하심으로써
우리에게 그 책이 지닌 의미를 온전히 밝히십니다(나가며. 248쪽).
목차
들어가며
“이사야 예언자의 두루마리”(루카 4,17) _09
이사야 예언서 제1부
01 “아모츠의 아들 이사야”(1,1) _23
02 “유다와 예루살렘에 관하여 본 환시”(1,1) _33
03 “세월이 흐른 뒤에”(2,2) _43
04 “그 그루터기는 거룩한 씨앗이다”(6,13) _53
05 “예루살렘을 치러 올라왔지만”(7,1) _63
06 “임마누엘”(7,14) _74
07 “우리에게 한 아기가 태어났고”(9,5) _84
08 “내 백성 이집트야, 내 손의 작품 아시리아야, 내 소유 이스라엘아!”(19,25) _93
09 “주님인 나는 이 포도밭을 지키는 이”(27,3) _103
10 “불행하여라!”(28,1) _113
11 “아시리아 임금 산헤립이 유다의 모든 요새 성읍으로 올라와서…”(36,1) _123
12 “이스라엘의 거룩하신 분”(10,20) _133
이사야 예언서 제2부
13 “복역 기간이 끝나고”(40,2) _145
14 “위로하여라”(40,1) _155
15 “여기에 나의 종이 있다”(42,1) _165
16 “나는 너를 민족들의 빛으로 세운다”(49,6) _174
17 “보라, 나의 종은 성공을 거두리라”(52,13) _183
18 “주님은 영원하신 하느님 땅끝까지 창조하신 분이시다”(40,28) _193
이사야 예언서 제3부
19 “너희 죄악이 너희와 너희 하느님 사이를 갈라놓았고”(59,2) _205
20 “주님을 따르는 이방인”(56,3) _214
21 “내가 좋아하는 단식은”(58,6) _223
22 “일어나 비추어라. 너의 빛이 왔다”(60,1) _232
나가며
“오늘 이 성경 말씀이 너희가 듣는 가운데에서 이루어졌다”(루카 4,21) _241
글쓴이 : 안소근 실비아 수녀
성 도미니코 선교 수녀회 수녀. 교황청 성서대학에서 수학하고(성서학 박사) 현재 대전가톨릭대학교와 가톨릭교리신학원에서 가르치고 있다.
《아름다운 노래, 아가》, 《굽어 돌아가는 하느님의 길》, 《구약 종주》 등을 썼고, 《약함의 힘》, 《하늘의 지혜》 등 많은 책을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