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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미 꽤 많은 이야기를 하였는데도 아직 ‘못다 한 이야기’가 있어서 잡문을 내놓기로 하였다. 이 잡문은 한 면으로는 고백의 글이요 다른 면으로는 예언직을 받은 사제의 글이다. 내가 세상을 떠날 때 후회할 일들이 적지 않을 것인데 내가 남은 이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면 그것도 후회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후회거리 하나를 없애기 위해서 하려는 것이다. 
이미 고인이 된 친구 의사가 나더러 자기가 하는 이야기에 자기가 감동하는 사람이라고 말해 준 일이 있다. 올바로 본 사람의 말이다. 예수님은 당신 자신이 아니라 남을 감동시키는 말씀을 하신 분이다. 사도들은 자신과 함께 다른 사람들을 감동시킨 사람들이었다고 여겨진다. 그런데 나는 남을 감동시키지는 못하고 나 혼자만을 감동시키는 말을 하거나 글을 쓴 사람처럼 느껴진다. 지금 내가 하려는 이야기도 어쩌면 읽는 사람은 감동시키지 못하고 내 멋에 겨워서 하는 말이 될지도 모른다. 
한길에다 멍석을 펴놓고 제 멋에 겨워 춤추는 사람을 보고 오가는 사람들 중에는 걸음을 멈추고 구경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지 않을까? 또 어쩌면 그중 어떤 이들은 멍석에 올라와 함께 덩실덩실 춤추는 일도 없지 않으리라 기대까지 하게 된다.
제 멋대로 흔들어대는 내 춤의 주제는 ‘홀로 위대하신 하느님’이다. 내가 감히 바라는 것은 내 멍석에 올라와 함께 어울려 춤을 추고 가는 이들이 많았으면 하는 것이다. 
그동안 이 일을 도와주신 미리내성모성심 수녀님들께 깊이 감사를 드린다.

제주 새미 은총의 동산에서
은수자 김창렬




차례


머리말 4  

주님, 늘 나를 데리고 계십시오 9
걱정하지 마라 11
하느님의 크신 사랑 14
당하는 때 19
성령과 실감(實感) 22
나는 고령자 26
손득의 섭리 29
예수님의 손득 논리 32
예수님의 차원 35
“안 돼” vs “돼” 38
나의 영적 양분법 41
L주교에게 보낸 나의 회신 한 가지 43
구원의 주역이신 하느님 45
살아있는 송장 49
왕따의 영성 52
자기 자랑은 나의 약점 57
친교라는 것 60


구원을 구걸하는 무공무덕자 64
무르익은 과일을 보고 67
순교자 현양 vs 인간 찬양 70
주님, 권능을 떨치소서 76
무한 vs 유한 79
두 가지 전문가 85
한국 가톨릭의 장점 90
소위 새 복음화의 과제 95
하느님 사랑의 표징 102
만사를 하느님 측에서 보기 104
장수(長壽) vs 요수(夭壽) 108
늙고 보니 112
자나 깨나 주님께 감사를! 119
발버둥치는 사람 125
어메이징 그레이스 129
나는 영적 투자가 133
그리운 나의 주님 137





글쓴이 :  김창렬 주교 
제주교구장을 지내다 2002년 은퇴한 후 제주 새미 은총의 동산에서 자연과 더불어 은수자로 생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