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린토 1서는 바오로의 4대 서간 가운데 하나로 오늘날 그리스도교의 귀중한 문헌이다. 코린토 1서는 바오로의 여느 서간들처럼 수신인들(교회 공동체)의 상황과 밀접하게 관련된 내용으로 엮여있다. 당시 코린토 교회 공동체는 다른 공동체와 달리 신자들의 분열(파벌)과 갈등, 복음 말씀과 교회 전례에 대한 오해와 몰이해, 의혹과 불신 등 다양한 문제와 윤리 도덕적인(특히 성적인) 폐해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따. 코린토 1서는 바오로가 이런 현안들과 고충들에 대해서 직간접(구두나 서면)으로 듣고 난 후 쓴 편지로, 그의 실천 사목적인 지침(교회 공동체가 나아갈 길을 제시하는 나침반과 같은 규범)과 권고와 훈계가 주를 이룬다. 그래서 코린토 1서는 바오로의 서간들 가운데 시사성이 가장 짙고 갓 태어난 교회 공동체의 실생활에 관한 초대 그리스도교회의 중요한 역사적 문헌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코린토 1서는 코린토 교회의 공동체 생활에 관해 알려주는 기록 중 일부분에 불과하다. 왜냐하면 코린토 2서가 따로 전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신약성경의 모든 말씀은 추상적이거나 사변적이지 않고 인간의 실제 삶과 직간접으로 관련되어 있어 구체적이고 역사적이다. 바오로가 코린토 1서에서 가르친 것도 실천적이고 사목적인 지침이다. 그래서 코린토 1서에게 바오로가 복음 선포자요 사목자로서 믿음의 공동체와 늘 함께하며, 특별히 공동체가 당면한 문제나 어려움을 믿음과 복음의 관점에서 재조명하고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며 해결해 주는 것을 보면 그가 얼마나 교회와 그리스도의 충실한 사도인지 잘 알 수 있다. 이는 바오로의 입을 통해서도 들을 수 있다. "나는 여러분을 … 나의 사랑하는 자녀로서 타이르려는 것입니다. …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내가 복음을 통하여 여러분의 아버지가 되었습니다."(4,14-15)2 "여러분이야말로 주님 안에서 이루어지는 내 사도직의 증표입니다."(9,2) "사실은 내가 복음을 선포한다고 해서 그것이 나에게 자랑거리가 되지는 않습니다. 나로서는 어찌할 수 없는 의무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복음을 선포하지 않는다면 나는 참으로 불행할 것입니다."(9,16) "나는 아무에게도 메이지 않은 자유인이지만 되도록 많은 사람을 얻으려고 스스로 모든 사람의 종이 되었습니다."(9,19)
그래서 필자는 바오로가 그리스도의 충실한 사도로서 보여준 복음 선포와 증언에 대한 열정과 헌신, 그리고 교회 공동체와 구성원들에게 제시한 지침이나 훈계를 가능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마음을 썼다. 그래서 성서학자들이 갑론을박하며 제기한 여러 문제점이나 다양한 가설들에 대한 소개는 과감하게 지양하고 텍스트의 내용을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초점을 두었다. 따라서 이 「코린토 1서 강해」에서는 초세기에 그리스말로 기록된 텍스트의 내용에 충실하여 가능한 한 원문과 근접하게 풀이하고 해설하려고 애썼다.
사실 언어와 문화가 다르고, 그것도 2천 년이란 긴 세월이 흐른 고문서 텍스트를 정확하게 파악하여 설명하기란 그리 쉽지 않다. 이런 연유로 여러 성서학자의 다양한 주석서를 참조하여 필자의 주관적인 관점이나 편견을 지양하고자 애썼고, 주해한 내용에 대한 객관성과 정확한 근거를 제시하기 위해 가능한 한 많은 각주와 보충설명을 덧붙였다. 그리고 우리말 번역이 난해한 경우, 심도 있게 공부하려는 독자들을
그리고 우리말 번역이 난해한 경우, 심도 있게 공부하려는 독자들을 위해서 그리스말 본문도 삽입하여 풀이했다. 우리말 성경 텍스트는 한국 천주교주교회의 성서위원회에서 편찬한 「성경」을 따랐다. 그러나 텍스트를 해석하는 데 필자의 생각과 큰 차이가 있을 경우 직역을 했고, 아울러「공동번역 성서」와 「한국천주교회 창립 200주년 기념 신약성서」도 참조했다.
이 책이 성경 말씀에 귀 기울여 충실하게 살아가고자 하는 분들께 다소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 필자의 이런 뜻과 바람에 기꺼이 함께해 주신 바오로딸출판사 관계자 여러분께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머리말
제1부 코린토 1서 개요
1. 바오로와 코린토 교회
2. 바오로가 코린토 신자들에게 보낸 서간들
3. 집필 동기와 장소 및 연대
4. 구성과 내용
5. 신학사상 기여
제2부 시작하는 말(1,1-9)
1. 인사말(1,1-3)
2. 하느님께 드리는 감사(1,4-9)
제3부 공동체의 분열과 참된 지혜(1,10-4,21)
1. 코린토 교회의 분열(1,10-17)
2. 십자가의 복음(1,18-31)
3. 십자가에 못 박힌 그리스도의 선포(2,1-5)
4. 하느님의 지혜(2,6-16)
5. 복음 선포자의 역할(3,1-23)
6. 그리스도의 사도(4,1-21)
제4부 공동체의 윤리 도덕적 폐해(5,1-6,20)
1. 불륜에 대한 단죄(5,1-13)
2. 교우끼리의 송사(6,1-11)
3. 불륜과 그리스도인의 자유(6,12-20)
제5부 결혼(가정) 운리에 관련된 문제(7,1-40)
1. 혼인 문제(7,1-16)
2. 주님께서 정해주신 삶(7,17-24)
3. 혼인과 미혼(7,25-38)
4. 과부의 재혼(7,39-40)
제6부 우상숭배와 우상에게 바친 제물을 먹는 문제(8,1-11,1)
1. 우상에게 바친 제물(8,1-13)
2. 바오로의 본보기(9,1-27)
3. 이스라엘 역사가 주는 교훈(10,1-13)
4. 성찬례와 이교 제사(10,14-22)
5. 무슨 일이나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10,23-11,1)
제7부 공동체 전례에 관련된 문제(11,2-14,40)
1. 전례 때 신자들이 갖추어야 하는 자세(11,2-16)
2. 주님의 만찬: 성찬례(11,17-34)
3. 하나이신 성령과 여러 은사(12,1
4. 하나인 몸과 여러 지체(12,12-31ㄱ)
5. 고귀한 은사인 사랑(12,31ㄴ-13,13)
6. 신령한 언어와 예언(14,1-25)
7. 전례의 질서와 통일성(14,26-40)
제8부 그리스도의 부활과 죽은 이들의 부활(15,1-58)
1. 그리스도의 부활(15,1-11)
2. 죽은 이들의 부활(15,12-34)
3. 부활 때 완성되는 인간의 구원(15,35-58)
제9부 서간 끝말(16,1-24)
1. 예루살렘 교회를 위한 모금(16,1-4)
2. 바오로의 여행 계획(16,5-12)
3. 마지막 권고와 인사(16,13-24)
글쓴이 : 이영헌 신부
1974년 광주가톨릭대학교를 졸업하고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대학교 신학대학 유학, 1979년 스위스 상트갈렌교구에서 사제품을 받았다. 1984년 인스브루크대학교에서 성서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영국 케임브리지 신학대학과 예루살렘 성서대학에서 연수했다. 20년 가까이 광주가톨릭대학교 교수와 총장을 역임한 후 현재 본당에서 사목을 하고 있다.
저서로 「요한 복음서」, 「마르코가 전하는 하느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바오로 신학의 기본사상」, 「갈라티아서의 모든 것」, 「히브리서 강해」 등 다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