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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 교부란 주로 이집트 북부 켈리아와 스케티스 사막에서 생활했던 영적 사부 또는 원로들을 의미한다. 우리는 흔히 ‘모범적인 가르침을 남긴 고대 그리스도교 저술가’들을 교부라고 부르지만, 사막 교부들 대다수는 이에 부합하지 않는다. 사막의 많은 은수자들이 저술과 독서보다는 손노동과 수행을 중시했다. 그들은 ‘책’이 아니라 ‘삶’을 대면하고자 사막으로 갔으며, 그곳에서 모든 것을 걸고 치열하게 살았다.


  사막의 스승들이 전해 주는 지혜는 토론이나 책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지혜와 다른 것이었고, 그래서 많은 이들이 생명을 주는 말씀을 얻으려고 그들에게 다가갔다. 『사막교부들의 금언』은 사막의 태양처럼 뜨겁게 살았던 이들의 서늘한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준다. 그들의 삶과 영성은 수행修行의 복음적 의미와 더불어 그들이 수용해서 실천한 복음이 오늘의 그리스도인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도 알려 준다. 독자들은 사막에서 몸으로 복음을 살았던 수도승 영성가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직접 접할 수 있을 것이다.


사막의 여운 - 침묵 속에 들려오는 사막의 지혜


  사막 지혜의 중심지는 이집트였다. 이집트 교회는 3세기부터 고대 교회사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그러나 우리는 이집트에서 교회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이집트가 은수자들과 수도승들의 땅이었다는 사실이다. 


  ‘사막’은 그리스도교 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세례자 요한이 사막에서 성장했고 예수가 악령들과 대결한 곳도 사막이었다. 사막은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의 것조차 얻기 힘든 불모지이기에 사람이 살 수 없고 살지 않는 땅이다. 이러한 고독의 장소에 자발적으로 들어간 구도자들이 있었다. 그들은 독특한 삶의 지혜를 특이한 문학 양식으로 남겨 주었으며, 오늘 『사막교부들의 금언』이라는 이름으로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사막 교부들은 사회에서 물러나 사막의 고독을 찾았다. 이것은 첫 단계였다. 그런 다음 그들은 영적 사부를 만나서 철저히 순종하며 살았다. 그들의 삶은 무척 단순했고 기도가 일상생활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기도 자체에 대해서 많은 말을 하지 않았다. 하느님을 향한 삶이 기도였다. 그들은 불필요한 소유물을 싫어했다. 초라한 움막과 돗자리, 양가죽, 등잔, 물이나 기름 그릇으로 충분했으며 최소한의 음식을 먹으며 수면을 최대한 억제했다. “수도승이 투사라면 밤잠은 한 시간이면 충분하다.”


  그러나 그들의 모든 금욕적 노력과 인격적 관계, 삶의 모든 부분은 그리스도 안에서 하느님과 맺는 중심 관계 안에서만 의미를 가질 수 있었다. 그들의 첫째이자 본디 목표는 주님의 수난에서 구체화한 그리스도를 뒤따르는 것이었다. 하느님 앞에서 가식 없는 인격적 성실함이 없을 때 저 놀라운 금욕과 수행은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그들은 그리스도의 치욕과 겸손과 십자가를 떠맡으려 했다.


  그들에게 하느님은 너무도 거룩하시고 너무도 위대하셔서 전 존재로 응답해야 하는 사랑의 소유자셨다. 그들은 우리가 가늠할 수 없는 겸손의 경지에 이르렀으며, 이 겸손은 위선적이거나 부자연스러운 비하가 아니라, 사랑받고 있다는 체험에서 온 겸손이었다. 그들은 자신에게 엄격했지만 너무도 인간적이었고, 이웃의 연약함과 죄에는 지극히 동정적이었다. 그들은 내적 침묵에 사로잡힌 사람들이었고, ‘말’이 아닌 ‘존재’로 가르침을 받은 사람들이었다. “내 침묵을 이해할 수 없다면, 결코 내 말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사막의 지혜가 짧은 이야기로 전해 오는 것은 우연이 아니며, 이는 내적 침묵과 깊은 관련이 있다.


  사막의 스승들은 자유로운 삶을 위해 많은 지식이나 재산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몸으로 보여 주었다. 그들은 오늘 우리가 중요하게 여기며 추구하는 지식, 재산, 권력, 명예, 사랑, 건강 등을 하찮고 상대적인 것으로 여겼기에 과감히 포기했다. 사막 교부들의 침묵과 자유, 거침없는 수행은 우리의 일상적 욕망을 성찰하게 하고 참된 종교성에 대해 질문을 던지도록 초대한다.






약어표
서문
사막 교부들의 삶에 대한 간략한 역사
고대 이집트 지도

서언


알파(Α)
대大안토니우스
아르세니우스
아가톤
암모나스
아킬레스
암모에스
니트리아의 암모니우스
아눕
아브라함
아레스
알로니우스
옥시린쿠스의 주교 압피
아폴론
안드레아스
아이오
암모나타스


베타(Β)
대大바실리우스
베사리온
벤야민
비아레


감마(Γ)
신학자 그레고리우스
겔라시우스
게론티우스


델타(Δ)
다니엘
디오스코루스
둘라스


엡실론(Ε)
키프로스의 주교 에피파니우스
에프렘
세속인 에우카리스투스
사제 에울로기우스
에우프레피우스
헬라디우스
에바그리우스
에우데몬


제타(Ζ)
제논
자카리아스


에타(Η)
스케티스의 이사야
엘리아스
헤라클리데스


테타(Θ)
페르메의 테오도루스
에나톤의 테오도루스
스케티스의 테오도루스
엘레우테로폴리스의 테오도루스
테오나스
테오필루스 대주교
테오도라


요타(Ι)
요한 콜로부스
회수도승 요한
스케티스의 이시도루스
펠루시움의 이시도루스
켈리아의 사제 이사악
파네피시스의 요셉
야코부스
히에락스
고자 요한
킬리키아의 요한
켈리아의 요한
테바이스의 요한
사제 이시도루스
페르시아인 요한
테베의 요한
압바 파울루스의 제자 요한
테베의 이사악
테베의 요셉
힐라리온
이스키리온
 
카파(Κ)
카시아누스
크로니우스
카리온
코프레스
키루스


람다(Λ)
루키우스

롱기누스


뮈(Μ)
대大마카리우스
모세
마토에스
압바 실바누스의 제자 마르쿠스
밀레시우스
모티우스
메게티우스
미오스
이집트인 마르쿠스
알렉산드리아의 마카리우스


뉘(Ν)
닐루스
니스테루스
회수도승 니스테루스
니콘
네트라스
니케타스


크시(Ξ)
크소이우스
크산티아스


오미크론(Ο)
올림피우스
오르시시우스


피(Π) 
포이멘
팜부스
피스투스
피오르
피티리온
피스타몬
경건한 자 페트루스
파프누티우스
파울루스
이발사 파울루스
대大파울루스
단순한 자 파울루스
디오스의 페트루스

 

로(Ρ)
로메오
루푸스
로마누스


시그마(Σ)
시소에스
실바누스
시몬
소파트루스
사르마타스
세라피온
세리누스
스피리돈
사이우스
사라
신클레티카


타우(Τ)
티토에스
티모테우스


윕실론(Υ)
히페레키우스


피(Φ)
포카스
펠릭스
필라그리우스
포르타스


키(Χ)
코마스
카이레몬


프시(Ψ)
프센타이시우스


오메가(Ω)
오르


옮기고 나서 

용어소사전 
초기 이집트 수도승생활 연표 
참고문헌  
『주제별 모음집』에 따른 대조표 
『알파벳순 모음집』에 따른 대조표 
인명 색인 
지명 색인 




엮은이 : 베네딕다 워드Benedicta Ward
성공회 수도회인 하느님 사랑의 수녀회 소속 수도자이며 사막 수도승 전문가이다. 맨체스터 대학교에서 역사학을 공부하고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중세의 기적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사막 교부들의 금언』을 비롯해 『사막의 창녀들』, 『기적과 중세의 정신』, 『캔터베리의 안셀무스』 등 초기 수도승생활과 중세에 대해 여러 책을 저술하고 번역하고 편집했다. 옥스퍼드 대학교 그리스도교 영성사 분야의 출판 고문이다.


옮긴이 : 허성석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사제이다. 로마 성 안셀모 대학교에서 수도승 신학을 공부하고 석사학위를 받았다.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수련장과 대구 가톨릭 신학원 강사를 거쳐 미국 뉴멕시코 주의 성 베네딕도회 사막 수도원에서 3년간 수도생활에 전념하고, 2009년 11월 귀국 후 성 베네딕도회 화순수도원(왜관수도원 분원) 원장, 분도출판사 사장을 역임했다. 지금은 『코이노니아』 편집장과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본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영성과 명상의 세계』(공저, 2009) 『성 베네딕도 규칙: 번역·주해』(2011) 『왁자지껄 교회 이야기』(공저, 2014) 『중용의 사부, 베네딕도의 영성』(2015) 『수도 영성의 기원』(2015) 등을 짓고, 『사막 교부, 이렇게 살았다』(2006) 『프락티코스』(2011) 『마음의 기도』(2013) 『안티레티코스』(2014) 『사막의 안토니우스』(2015) 『그노스티코스』(2016)를 우리말로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