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아름답게 마무리하기 위한 묵상
이 세상을 떠날 날이 가까워지면 사람은 죽음 자체보다는 죽기까지의 과정을 더 두려워하게 된다고 한다. 그런 두려움을 느낄 때 아무리 강한 사람일지라도 절망에 빠진다. 죽음이란 한 사람이 마주하기에는 쉽지 않은, 거대한 벽처럼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임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는 평안한 마음으로 마지막 여정을 갈 수 있도록 많은 도움과 배려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삶을 아름답게 마무리하도록 묵상과 기도로 안내하는 《당신의 집으로 평안히 들게 하소서》(가톨릭출판사, 사장 홍성학 신부)가 출간되었다. 이 책에 실린 묵상과 기도는 임종을 준비하는 이들이 하느님의 사랑을 느끼고,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며, 삶을 평안하게 마무리하도록 도와준다. 특히 병자성사(노자 성체)를 앞두고 있는 분들이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저는 임종을 준비하는 이들을 돕는 호스피스 일을 합니다. 그래서 삶의 모퉁이를 돌아 자신의 집을 저만치 둔 사람들을 매일같이 만납니다. 그들을 만나 보면서 저는 삶이라는 여정을 마무리하기 전에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생각할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무엇보다도 좀 더 평화로운 마음으로 주님께 나아가도록 함께 묵상하고 기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 머리말에서
일주일간 묵상하고 기도할 수 있는 책
저자는 죽음으로 나아가는 길이 바로 집으로 가는 길과 같다고 이야기한다. 때가 되면 우리는 삶의 모퉁이를 돌아서 하느님이 우리를 위해 마련해 두신 곳으로 가는 것이다. 우리는 대문을 열고 마당을 지나 우리 집에 도착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그곳에 다다르게 된다.
호스피스 분야에서 오랫동안 경험을 쌓은 저자는, 생명이 하느님이 주신 소중한 선물이라고 알려 준다. 그리고 우리의 생명이 사그라드는 때에 다시 한 번 인생을 되돌아보면서 그분이 한 번도 우리를 떠나신 적이 없다는 믿음을 깨닫도록 해 주며, 앞으로도 그러하리라고 희망을 일깨워 준다. 하지만 이러한 믿음과 희망을 갖게 되어도 우리가 떠나는 발걸음은 가볍지 않을 수 있다. 이는 뒤에 남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우리가 끝내 버리지 못한 잘못에 대한 기억들 때문이다. 이를 사랑과 용서로 이겨 낼 때 우리는 평안하게 하느님께 나아갈 수 있고 그분 안에서 평화를 되찾을 수 있다.
이 책은 이와 같은 깨달음을 전해 주는 7개 묵상으로 이루어져 있다. 생명, 믿음, 희망 등 이 책의 묵상을 하루에 하나씩 일주일간 읽다 보면 마침내 집으로 향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마지막 길을 걸을 수 있게 된다.
이 책은 이러한 묵상 속에서 하느님과 더욱 깊이 만날 수 있도록 성경과 기도문을 싣고 있다. 또한 이 책의 일러두기에서는 주님과 함께해 달라고 청한 뒤 이 책으로 기도하고 묵상하여 병자성사를 준비할 수 있도록 병자성사의 의미를 소개하고 병자성사를 어떻게 신청할 수 있는지 방법 등도 알려 준다.
임종을 준비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도 필요한 책
이 책은 임종을 준비하는 이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도 이용할 수 있다. 환자가 이 책을 직접 읽기 어려운 상태에 있다면 친구나 가족이 곁에서 이 책을 읽어 줄 수 있다. 임종을 준비하는 이의 가족이나 친구, 호스피스 봉사자는 이 책을 병자와 함께 나눔으로써 자신 역시 마음의 평화를 얻을 뿐만 아니라 병자에게 어떤 말을 해 주면 좋을지 알게 되어 더 잘 돌볼 수 있을 것이다. 혹시 병자가 의식이 없어서 듣고 있는지 명확히 알 수 없을지라도 그는 위로와 평화를 전해 주는 이 글을 통해 분명히 위안을 얻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