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계명을 주신 하느님은 간섭쟁이, 잔소리꾼?
유아세례를 받은 가톨릭 어린이들은 보통 3학년쯤에 첫영성체를 한다. 이 아이들에게 가장 큰 숙제는 주요기도문 암기다. 그 주요기도문에 나오는 용어들이 난해해 어린이들은 무턱대고 암기하게 되는데, 십계명도 그 중 하나다.
다음 이야기는 서울 어느 본당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이다. 십계명 암기 테스트를 하는데 한 어린이가, “일. 한 분이신 하느님을 흠숭하지 마라.” “육. 간음하라.”라고 암기했다.
이 또래 아이들에게 ‘흠숭’이나 ‘간음’이라는 용어는 이해하기 힘든 단어다. 그리고 모든 계명의 끝마디는 “~해(하)라” 또는 “~하지 마라”이다.
부모님의 잔소리 혹은 학교의 교칙처럼 해야 할 것들과 하지 말아야 할 것투성이다. 뜻을 모른 채 암기만 시킬 경우, 우리 아이들에게 하느님은, 우리를 창조해 놓고서는 이런 잔소리같은 규제들을 잔뜩 짊어지게 하는 분, 엄격하고 괴팍한 게이머처럼, 스마트폰을 쥐고 손가락으로 게임 속 캐릭터의 머리를 톡톡 치면서 우리를 통제하는 것을 좋아하는 분으로 인식될 우려가 크다.
왜곡된 하느님의 모습을 바로잡고 그분의 참모습을 보게 하는 책
이런 우리 어린이들을 위해 가톨릭 어린이 추천 도서 『십계명은 사랑이에요!』가 나왔다. 첫영성체교리 현장에서 기도문의 의미까지 알려 주기에는 시간이 태부족이어서 교과과정에는 이 부분이 아예 없다.
그래서 십계명을 그저 암기만 하는 아이들에게 하느님은 간섭쟁이 잔소리꾼으로 비춰지기 쉬워, 장차 바른 신앙생활을 하기 어렵다. 이 책 『십계명은 사랑이에요!』는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으로 요약되는
십계명에 대해서 어린이들이 혼자서도 보고 그리고 생각하고 작업하며 읽어서 자신의 것이 되고, 하느님의 사랑을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에서는 하느님 사랑의 힌트인 십계명을 우리 아이들에게 그림과 활동으로 쉽게 전달하면서도 놓치지 않아야 할 의미와 이야기들을 소개한다.
십계명은 우리가 빠지기 쉽고, 휩쓸리기 쉬운 유혹과 위험에서 우리를 지켜 주는 안전벨트와 같지만, 단순히 하거나 하지 말 것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잔소리나 규제와는 달리 십계명에는 우리를 향한 하느님의 사랑이 있기 때문이다. 십계명을 반드시 지켜야만 하는 법규라고 받아들이기보다 하느님과 세상의 사이에서 우리 자신을 하느님께로 가까이 둘 수 있는 힌트로 생각한다면,
이 책을 접하는 아이들과 부모들은 책 속의 활동과 내용에서 하느님 보시기에 좋은 모습을 만나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책의 구성과 활용
『십계명은 사랑이에요!』는 십계명을 어린이들의 시선에서 이해할 수 있는 설명과 함께 각 계명에 따라 양심의 소리를 확인할 수 있는 자세한 항목을 예를 들어 제시한다.
이 책에서는 하느님께서 계명과 함께 양심도 우리에게 주셨다고 말해 준다. 양심은 계명에 비추어 우리가 옳은 선택을 할 수 있음과 동시에 사랑의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알려 준다는 것이다.
우리가 하느님이 주신 계명을 어길 때면 양심이 일깨워 주기 때문이다. 각 계명마다 성찰시키는 항목들은 어린이들이 고해 성사를 준비할 때나 공동고백 때의 양심성찰로도 사용하기에 매우 좋은 항목들이다.
하느님은 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양심으로 알려 주세요. 잘못을 뉘우치고 변화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죠. 어떤 사람을 정말정말 사랑해서, 그 사람이 내 말을 듣지 않아도 그냥 돕고 싶은 마음이 들 때가 있나요? 하느님의 마음이 그렇답니다. (20쪽)
또한 함께 제공하는 퀴즈와 활동들은 어린이들에게 십계명뿐만 아니라 그 외의 교리적 지식에 대해 서도 익힐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01 십계명은 하느님의 열 가지 말씀이에요! 14
02 십계명이 무엇인가요? 16
03 양심을 선물로 주셨어요! 19
04 일. 한 분이신 하느님을 흠숭하여라 22
05 이. 하느님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마라 25
06 삼. 주일을 거룩히 지내라 28
07 사. 부모에게 효도하라 31
08 오. 사람을 죽이지 마라 34
09 육. 간음하지 마라 37
10 칠. 도둑질을 하지 마라 40
11 팔. 거짓 증언을 하지 마라 43
12 구. 남의 아내를 탐내지 마라 46
13 십. 남의 재물을 탐내지 마라 49
14 예수님도 십계명을 배웠어요! 52
글쓴이 : 코니 클락Connie Clark
로욜라메리마운트대학교Loyola Marymount University를 졸업하여 십대와 어린이, 부모 그리고 선교사들을 위한 책을 써왔으며, 「로스엔젤레스 타임즈」, 『카테키스트』, 『머리지』 등에 기고했다. 현재 ‘크리에이티브 커뮤니케이션즈’에서 출간하는 『가톨릭 어린이 추천 도서』 시리즈의 편집자이다. 『가톨릭 어린이 추천 도서』 시리즈 중, 『프란치스코 교황님을 만나요!』, 『자비를 실천해요!』, 『참행복 여덟 가지』 등의 내용을 썼다.
그린이 : 짐 버로우즈Jim Burrows
다양한 예술 수단으로 복음을 전파하는 열정을 가진 화가이자 캘리포니아의 샌 루이스 오비스포 선교회의 보증된 선교사이다. 그의 그림들은 책, 잡지, 팸플릿, 어린이의 학습 계획표나 카드에도 쓰인다. 또한 뉴올리언스에 있는 로욜라대학교Loyola University에서 사목학을 공부하였다. 현재 몬테레이 교구의 종신 부제이다. 『가톨릭 어린이 추천 도서』 시리즈의 삽화를 그렸다.
옮긴이 : 김경은
서강대학교와 대학원에서 불문학을 전공하고, 오랫동안 책 만드는 일을 하였다. 현재 가톨릭대학교 대학원에서 심리학을 전공하고, 상담심리사로 일하고 있다.
어린이용 성경 도서, 신앙 교재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옮긴 책으로는 『어린이 그림자 성서』 시리즈(전 12권), 『내 친구 성경 스티커북』, 『우리 친구 예수님이 부활하셨어요!』 등 다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