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의 길’은 예수 그리스도의 마지막 지상 여정을 묵상하는 기도다. 툿찡 포교 베네딕도 수녀회 안에서 복사본으로 전해 오던 ‘십자가의 길’을
더 많은 그리스도인을 위해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1962년 독일에서 한국으로 파견된 벽안의 신부가 만든 이 기도 글은 이천 년 전 예수
그리스도가 겪은 고통에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지 우리를 일깨운다. 더불어 강 안나 수녀(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녀회)의 14처 작품을 곁들여
묵상에 깊이를 더했다.
수도자와 함께 걷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길
▶ 십자가의 길은 무엇인가 ‘십자가의 길’(Via Crucis)은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는 기도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이 기도를 바치며 예수 그리스도가
본시도 빌라도에게 사형 선고를 받으시고 골고타, 곧 해골 터란 곳에서 십자가에 못 박혀 숨을 거두신 뒤, 무덤에 묻히실 때까지의 과정을
되짚는다. 그래서 이 기도는 ‘고통의 길’(Via Dolorosa)이라고도 한다. 그리스도인은 예수의 마지막 지상 여정을 14처로 구성한 이
기도를 바치며 그분 고통의 신비를 깨닫는다.
▶ 수녀원의 담장을 넘어서 본디 이
십자가의 길은 1962년 독일에서 파견된 진 토마스 신부가 상주 서문동본당에서 일하던 시절에 만든 기도 글이다. 그 후로 툿찡 포교 베네딕도
수녀회 안에서 복사본으로 전해 오며 바쳐졌다. 이 아름다운 기도 글이 수녀원 담장 안에서만 쓰이는 것을 안타까워한 수녀회의 요청에 따라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더불어 각 처마다 강 안나 수녀(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녀회)의 14처 작품을 곁들여 묵상에 깊이를
더했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이 기도 글에 따라 십자가의 길을 바치며, 어느덧 수도자의 마음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고통을 깊이 묵상할
것이다.
책 속에서 지극히 사랑하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님, 감사하나이다. 저(저희)를
사랑하셔서 주님은 사람이 되실 뿐 아니라 인생의 가장 어둡고 비참한 조건을 나누기로 하셨나이다. 저(저희)는 고통을 두려워하고 힘겨워하오나 이
세상에서 고통을 피할 길이 없음을 아오니 고통을 인간답게, 신자답게(수도자답게) 견디어 낼 수 있는 힘을 주님께 청하나이다. 주님과 함께
골고타로 가려고 하오니 이 십자가의 길을 통하여 저(저희)의 고통을 가치 있는 것으로 만들어 주소서. 아멘.
(4쪽)
가장 아름답고 위대한 인간이신 예수님께서 땅바닥에 쓰러지십니다. 하느님의 성자께서 비참하게도 예루살렘의 더러운 거리의 먼지 속에 누워
계십니다. 현재에도 너무 많은 사람들이 자기 고통을 참지 못하고 자기 십자가의 무게로 인해 쓰러집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처지를 알고
계십니다. 그분은 억압과 착취의 모든 희생자들과 함께 계십니다. (13쪽)
이 세상에 오신 하느님 아들의 마지막은 이렇습니다. 종교의 지도자들과 국가의 위정자들, 그리고 서로 사이가 좋지 않고 미워하던 유다인들과
로마인들이, 이제 서로 손을 잡고 사랑의 주님을 십자가에 못 박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 형틀에 못 박히는 육신의 고통보다도, 극도의
외로움이 더욱 고통스러웠을 것입니다. 지도자들은 당신을 거부하고, 친구들은 도망가고, 이제 하느님 아버지마저도 멀리 계신 것 같이 느껴지는
순간입니다. 이보다 더 큰 어두움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37쪽) 시작 기도 제1처 _ 예수님께서 사형 선고 받으심을 묵상합시다. 제2처 _ 예수님께서 십자가 지심을 묵상합시다. 제3처 _
예수님께서 기력이 떨어져 넘어지심을 묵상합시다. 제4처 _ 예수님께서 성모님을 만나심을 묵상합시다. 제5처 _ 시몬이 예수님을
도와 십자가 짐을 묵상합시다. 제6처 _ 베로니카, 수건으로 예수님의 얼굴을 닦아 드림을 묵상합시다. 제7처 _ 기력이 다하신
예수님께서 두 번째 넘어지심을 묵상합시다. 제8처 _ 예수님께서 예루살렘 부인들을 위로하심을 묵상합시다. 제9처 _ 예수님께서 세
번째 넘어지심을 묵상합시다. 제10처 _ 예수님께서 옷 벗김 당하심을 묵상합시다. 제11처 _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심을
묵상합시다. 제12처 _ 예수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심을 묵상합시다. 제13처 _ 제자들이 예수님 시신을 십자가에서 내림을
묵상합시다. 제14처 _ 예수님께서 무덤에 묻히심을 묵상합시다. 글쓴이 : 진 토마스 신부 1933년 독일 오버하우젠-오스터펠트에서 태어났다. 1953년 성 베네딕도회 쾨니히스뮌스터 수도원에 입회하여 1954년 첫 서원을 하고
1960년 사제가 되었다. 1962년 왜관수도원으로 파견된 이래, 오랜 시간 수도자 양성을 위해 애썼다. 현재는 화순수도원(왜관수도원 분원)에서
일하고 있다.
평화신문 ㅣ 박수정 기자 ㅣ 2016년 2월 21일 사순 시기에 빠질 수 없는 기도가 바로 ‘십자가의 길 기도’다. 평소 십자가의 길 기도를 바치지 않던 신자들도 사순 시기만큼은 십자가의 길
기도를 바치며 주님 마지막 지상 여정을 묵상한다. 툿찡 포교베네딕도 수녀회 수녀들이 바치던 십자가의 길 기도가 책으로 엮여 나왔다. 「수도자와
함께 바치는 십자가의 길」이다. 기도와 묵상 글을 쓴 이는 진토마스(성 베네딕도회) 신부다.
진 신부는 1962년 독일에서 한국으로
파견돼 오랫동안 한국 교회를 위해 헌신해 왔다. 이 기도는 1960년대 진 신부가 상주 서문동본당에서 사목할 때 만들었는데, 툿찡 포교베네딕도
수녀회 수녀들에게 전해져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 기도와 함께 실린 강안나(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녀회) 수녀의 14처 작품이 묵상에 깊이를
더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