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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인들의 가장 이상적인 롤 모델
이 책은 프라도회의 창설자이자 1986년에 시복된 복자 앙트완느 슈브리에 신부의 삶을 담은 전기이다. 그는 평생 ‘사제는 또 하나의 그리스도’라는 일념으로 예수님을 따라 청빈한 삶을 실천했다. 
특히 이 책은 사제가 되기를 꿈꾸는 예비 신학생이나 성소자들에게 선물하기 좋은 책이다.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사목 활동에 힘쓴 앙트완느 슈브리에 신부의 검소하고 겸손한 삶은 미래의 성직자들뿐만 아니라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기 때문이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자신의 삶과 신앙을 다시 한 번 돌아보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가난과 희생으로 예수님처럼 살고자 했던 한 사제의 이야기
복자 앙트완느 슈브리에 신부의 삶의 여정을 되돌아보면 그가 예수님을 따르려 애쓴 노력이 손에 잡히는 듯하다. 
그가 보좌 신부로 사제 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안 지난 어느 성탄절 밤에, 말구유 앞에서 묵상을 하던 슈브리에 신부는 하느님이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가난과 희생을 선택하셨음을 깨닫는 신비로운 체험을 하게 된다. 그래서 그는 이 세상에서 가장 버림받고 소외된 이웃에게 복음을 전파하는 데 자기 자신을 온전히 바치기로 결심한다. 그는 가난한 어린이들을 모아 첫영성체 교리교육을 시작하고, 그들이 먹고 자며 쉴 수 있는 집을 마련하기 위해 모금 활동을 벌이지만 그로인해 자신의 건강을 해치기도 하였다. 그리고 마침내 가난한 육신으로 가난한 이들을 위해 희생하며 가난한 사제 양성에 일생을 바치는 과정에서 바로 프라도 사제회를 만든다. 슈브리에 신부가 선종한 1879년까지도 겨우 몇 명의 사제와 수녀뿐이던 프라도회는 현재 한국을 비롯하여 전 세계 50여 개국에 퍼져 ‘가난한 사람들의 복음화’라는 그의 정신을 계속해서 이어나가고 있다.

복자 앙트완느 슈브리에 신부에 관한 유일한 평전
복자 앙트완느 슈브리에 신부의 헌신적인 삶은 가톨릭교회에서 회자되기에 마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타깝게도 우리는 그에 대해 거의 알지 못한다. 그에 관한 책으로는 오래 전에 출간된 《앙트완느 슈브리에 제자와 사도의 길》(가톨릭출판사, 2009)과 《참다운 제자》(가톨릭출판사, 2012) 이렇게 두 권뿐인데다가, 이 책들은 그저 그가 남긴 강론들과 편지들을 쭉 나열해 놓은 형식이라 신자들에게 쉽게 와닿지 않았다.
반면 이 책은 저자의 생각이 반영된 해설과 분석을 매 장마다 끝 부분에서 만나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슈브리에 신부의 삶을 그저 살펴보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오늘날의 우리의 모습과 그의 삶을 비교해 보며 독자들을 더 깊은 묵상으로 이끌어 준다. 따라서 이 책을 읽으며 자신의 건강을 해치면서까지 이타적이었던 슈브리에 신부의 모습과 점점 이기적으로 변해가는 자신의 모습을 독자들이 비교해 보는 시간을 갖게 될 것이다. 또한 그가 몸소 실천한 행동들을 오늘날의 우리는 과연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야 할지, 예수님의 제자로 부르심을 받은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생각해 보는 기회를 마련해 준다.
현재 우리나라에 복자 앙트완느 슈브리에 신부에 관한 평전은 이 책이 유일하다고 할 수 있다. 알기 쉽게 설명하는 듯한 말투로 풀어 쓴 저자의 목소리가 앙트완느 슈브리에라는 인물에 좀 더 가까이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자필 편지들과 지인들의 증언들로 마침내 완성된 슈브리에 신부의 삶의 비밀
슈브리에 신부는 장차 자기와 뜻을 함께할 동료들, 그리고 미래의 제자들에게 충분히 영향을 미칠 만한 가이드 북 역할을 해 줄 책을 한 권 쓰기로 한다. 바로 그의 유일한 저서 《참다운 제자》다. 프라도회가 국내에서 번역 출간한 이 《참다운 제자》는 한편으론 불완전하다. 그가 책을 끝까지 다 완성하지 못한 채 하느님의 곁으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따라서 《참다운 제자》에서는 슈브리에 신부가 남긴 강론들과 편지들, 그리고 주변인들의 증언들을 엮어 그의 사제상을 제시하는 데에 그친다. 
반면 이 책은 앙트완느 슈브리에라는 인물에 초점을 두고 그의 어린 시절은 어떠했으며 어떤 배경에서 성장했는지, 그가 어떤 계기로 사제가 되었는지, 또 사제가 된 후 겪은 다양한 일화들은 무엇이었는지 생동감 있게 소개한다. 슈브리에 신부가 남긴 일기와 자필 편지들, 그와 동시대를 살았던 주변인들의 증언을 통해 독자는 그의 삶을 보다 입체적으로 접할 수 있다.
앞서 말한 《참다운 제자》는 이미 완성된 한 폭의 그림을 독자에게 제시하는 방식인 반면, 《복자 앙트완느 슈브리에 신부》는 독자가 그의 삶의 조각들 하나하나를 직접 맞춰 나가며 그가 제시하고자 했던 완성된 그림, 즉 그가 추구했던 사제상이 무엇이었는지 깨닫게 해 준다.

본문 중에서

처음에는 그들에게 신을 신기고 양식을 주기 위해 애씁니다. 그러고 나서 그들에게 도덕을 가르치고, 그리스도교 신자로 만들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리고 그들이 스스로 존귀함을 느끼고, 세상에서 자기의 길을 갈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되면 다시 사회로 돌려보냅니다. 그들이 우리 집을 떠난 뒤에도 계속 돌보고 격려하며 힘을 북돋아 줍니다.
― 제6장 프라도 사제회의 시작(1860~1864년), 175쪽

“나는 그들 가운데로 가겠습니다. 나는 그들이 사는 것처럼 살겠습니다.” 이 말은 자신의 사제직 수행을 그만두겠다는 뜻이 아니라, 아무 보호막 없이 사제가 무엇인지 그들에게 보여 주겠다는 의미였으며, 그들에게 신앙을 심어 주려는 자신의 사명을 실현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 제6장 프라도 사제회의 시작(1860~1864년), 185쪽

외부적인 것은 별 의미가 없습니다. 다른 이들의 구원과 관계되는 일, 무엇보다도 하느님의 영광을 위한 일을 하십시오. 아주 적은 인원으로 시작하십시오. 하느님의 영을 지닌 사람 하나가 방해만 되는 100명보다 낫습니다.
― 제7장 가난한 사제들을 양성하기 위한 프라도 소신학교(1865~1867년), 198쪽

‘사제는 또 하나의 그리스도이다Sacerdos alter Christus.’…….사제는 예수 그리스도처럼 옷이 벗겨지고, 못 박히고, 먹히는 자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신자들이 먹기 위해서는 우리가 먼저 잘 구워진 좋은 빵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의 모범이신 구세주처럼 가난과 고통과 죽음으로 잘 구워진 빵 말입니다. 
― 제7장 가난한 사제들을 양성하기 위한 프라도 소신학교(1865~1867년), 202쪽

사제들은 예수님과 지속적으로 일치하는 삶을 살며 그들의 존재를 증거함으로써 예수님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 주어야 한다. 그리하여 아이, 어른, 서민, 지식인 등 모든 이에게 그분의 생명을 전해야 한다.
― 제9장 생퐁의 도표, 254쪽

 

 

 

 

머리말 · 5

제1장 성소의 탄생(1826~1850년) · 15
나는 내 반바지를 기웠습니다 · 15
하늘땅만큼 위대하신 분이여 · 19
내가 어디에 있든지 할 일이 많습니다 · 26
슈브리에와 오늘날의 우리 · 36

제2장 라기요티에르 성 안드레아 성당의 보좌 신부 시절(1850~1857년) · 44
이 자리는 내게 잘 맞을 것입니다 · 44
점점 심해져 가는 인간의 비참함 · 49
나를 여러분들이 원하는 대로 하십시오 · 55
슈브리에와 오늘날의 우리 · 61

제3장 1856년 성탄의 깨달음 · 64
보상을 받지 못했다고 화내지 마십시오 · 64
나는 결심했습니다 · 67
가난을 찾으러 갔다가 부富를 발견했습니다 · 77
사람들은 아무 힘도 안 들이고 성덕을 얻고 싶어 합니다 · 79
나는 광야에서 요한 세례자를 만났습니다 · 84
슈브리에와 오늘날의 우리 · 88

제4장 아기 예수 마을의 원목 사제(1857~1861년) · 93
엠마오의 제자들과 대화하시는 우리 주님 · 93
하느님을 사랑하도록 이끌지 않는 책은 나쁜 책입니다 · 99
미치는 것이 사랑의 속성입니다 · 103
동료들을 찾을 것을 예수님께 약속드립니다 · 110
길모퉁이의 구두닦이 · 115
동요된 상태에서 행동해서는 안 됩니다 · 126
슈브리에와 오늘날의 우리 · 134

제5장 갈림길(1860~1861년) · 138
우리는 아버지를 사랑하듯 그분을 사랑합니다 · 138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작은 구석이 나의 성소입니다 · 145
슈브리에와 오늘날의 우리 · 153

제6장 프라도 사제회의 시작(1860~1864년) · 157
나는 그들 가운데로 가겠습니다. 그들과 삶을 나누겠습니다 · 157
모든 것을 성모님 손에 맡기십시오 · 164
그들이 자신들의 존귀함을 느끼면 · 169
신앙, 사랑, 행동, 이 세 가지는 우리가 추구해야 할 열매입니다 · 176
슈브리에와 오늘날의 우리 · 181

제7장 가난한 사제들을 양성하기 위한 프라도 소신학교(1865~1867년) · 190
이 일은 좋은 일입니다 · 190
그대의 마음을 감동시킨 이 아름다운 강생의 신비 · 197
하느님께서는 그저 아쉬운 대로 우리를 일꾼으로 쓰십니다 · 206
슈브리에와 오늘날의 우리 · 210

제8장 프라도 수녀회 · 216
이를 위해, 오직 이를 위해 우리가 여기 있는 것이 아닙니까 · 216
작은 애덕이 강력한 규칙보다 낫습니다 · 221
여러분의 숭고한 성소에 대해 위대하고 올바른 생각을 가지십시오 · 225
슈브리에와 오늘날의 우리 · 236
제9장 생퐁의 도표 · 243
슈브리에와 오늘날의 우리 · 263

제10장 물랭아방 본당(1867~1871년) · 269
예수님께서 우리의 좋은 지향을 도와주시는 것 같습니다 · 269
많은 사람들이 미사를 지루해한다면 · 275
어떤 선물도 받지 말고, 보수도 요구하지 맙시다 · 280
그는 반대 운동을 이끌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 283
슈브리에와 오늘날의 우리 · 289

제11장 새로운 수도회의 창설(1872~1877년) · 294
가난한 사제들의 첫 단체 · 294
사도적 강복을 받을 만한 일 · 301
우리가 공동체로 살 수 있기를 · 308
당신을 사랑하는 사제들의 마음을, 주님, 당신께 준비해 드립니다 · 313
확고하고, 참되며, 지속될 수 있는 것에 도달하기 위하여 · 318
이것이 바로 오늘날 우리가 해야 할 일입니다 · 327
슈브리에와 오늘날의 우리 · 334

제12장 참다운 제자 · 340
복음에 따른 사제들 · 341
하느님 안에 있는 것 · 350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 그것이 전부입니다 · 354
그를 인도하는 것은 사랑일 뿐, 다른 그 어느 것도 아닙니다 · 358
나는 서서히 나아갑니다. 나 자신도 빛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 360
오, 가난이여, 너는 얼마나 아름다운가 · 369
슈브리에와 오늘날의 우리 · 374
 사도들처럼 사는 사제들 · 375

제13장 메마른 땅에 심은 참나무(1878~1879년) · 379
임시로, 그리고 시도 삼아 규칙을 따르십시오 · 379
십자가 위에 버림받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그대의 형제가 · 386
얼마 동안 일을 조금 더 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 391
그리고 이 참나무는 잎을 내고 열매를 맺을 것입니다 · 395
예수님의 신성, 나는 정말 그것을 더 가르치고 싶습니다 · 401
슈브리에와 오늘날의 우리 · 409

미주 · 415

 

 

 

글쓴이 :  올리비에 드 베랑제(한글명: 오영진) 주교

1938년 프랑스 쿠르브부아에서 태어나 1964년 사제로 서품되었다. 1970년 영국 버밍엄 대학교에서 신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76년 한국에 들어와 1993년까지 17년간 한국에서 노동 사목을 했고, 1982년부터 1988년까지 구로2동 성당, 종로 성당 주임 신부를 지냈다. 1988년부터 1991년까지 프라도회 지도 신부와 옥수동 성당 보좌 신부를 역임했다. 1993년에 프랑스로 돌아간 후, 1996년에 주교로 서품되어, 2009년까지 생드니의 교구장을 역임했고 현재는 원로 사목자로 있다.
《서울의 예수 생드니의 예수》(일빛, 2000) 등을 집필했다.

 

 

옮긴이: 원진숙 말가리다 수녀

 

1953년 서울에서 태어나 1977년 마리아의 전교자 프란치스코회에 입회했다. 1986년 성심여자대학교(現 가톨릭대학교 성심교정) 불문과를 졸업했다. 이후 1991년 프랑스로 건너가 현재까지 선교 활동을 하고 있다.

 《관상의 길》(성바오로, 1998), 《서울의 예수 생드니의 예수》(일빛, 2000)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