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사람들은 어려움에 부딪치면 오랫동안 자신의 삶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는다. 문제, 탈진, 병, 위기는 우리가 진지하게 과거를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지금 내 문제는 무엇인가? ‘문제’라는 말은 그리스어 ‘problema’ 즉 내던져진 것, 앞에 놓인 것, 해결을 위해 제시된 것을 뜻한다. 고대 그리스에서 ‘문제’는 원래 상인이 수레에 물건을 싣고 팔러 가면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길 위에 떨어뜨린 물건, 도중에 잃어버린 물건을 가리킬 때 사용되었다. 이렇게 볼 때 ‘문제’는 ‘부족한 것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킨다.
내가 가는 길에서, 나의 인생 마차에서 떨어뜨린 것은 무엇이었을까? 나의 삶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내가 놓쳐버린 것은 무엇인가? 우리는 자신의 삶을 주목하고 돌이켜보며 깨어 있도록 늘 부름 받고 있다. 주목하며 살 때, 현재의 순간에 집중하며 자기 자신과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또한 나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존중하고 삶을 값진 선물로 받아들이며 살아갈 수 있다.
주목은 깨어 있고 기쁨이 가득한 삶을 누리기 위한 열쇠와도 같다. 이 열쇠는 바로 우리 자신이 쥐고 있다. 우리는 누구나 주목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주목은 외부에서 일어나는 일을 알아차리는 것뿐만 아니라 내면으로 들어간다는 것도 의미한다. 내면으로 들어간다는 것은 나 자신과 잘 교류한다는 뜻이다. 내게 유익한 것, 내게 도움이 되는 것, 내게 필요한 것을 의식하는 것이다. 또 내면으로 들어간다는 것은 외적 상황을 다시 살펴보며 인지한다는 것이다. 그때그때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그런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면 좋은지 곰곰이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깨어 있어야만 자신을 제대로 지각할 수 있다. 내가 무엇을 인지하는지, 그것은 무슨 의미를 지니는지, 나는 거기에 어떻게 대답하면 좋을지를.
삶에 더 주목하고 삶을 더 깨어 있는 자세로 살려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힘과 용기를 줄 것이다. 이 책은 주목을 위한 연습과 물음이 실려 있다. 이 책에 제시된 연습과 물음에 답하는 동안 우리는 우리에게 기쁨을 주는 것이 무엇인지, 유익한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내면서 스스로에 대해서도 잘 알 수 있게 된다.
우리에게 주어진 하루하루는 선물이다. 우리의 삶은 값진 선물이다. 그러므로 중요한 것은 이 삶의 선물에 더 주목하는 일이다. 우리가 오늘 하루에 주목할 수 있도록 이 책은 많은 도움을 준다. 오늘 하루에 주목하고 깨어 있는 자세로 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 책은 거듭 상기시킨다.
■■ 책 속 한 구절
내가 누군가로부터 받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그 사람이 나를 바라보고 내 말에 귀 기울이며 나를 이해하고 나를 감동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다른 사람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내가 그 사람을 바라보고 그의 말에 귀 기울이며 그를 이해하고 그를 감동시키는 것이다. 그럴 때 우리가 진심으로 만났다는 느낌이 들 것이다.
뭔가 새로운 것을 얻기 위해서는 먼저 지나간 것, 해묵은 것을 과감히 내려놓아야 합니다. 더는 내게 속하지 않는 것, 장소만 차지하고 있는 것, 더 이상 유익하지 않은 것, 앞으로 나아가는 데 더는 필요 없는 것, 단지 무거운 짐에 불과한 것은 내려놓아야 합니다. 그런데 새로운 것이 들어설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내려놓을 것이 또 있습니다. 잘못된 기대, 잃어버린 희망, 깨진 관계가 그것입니다.
자기 자신을 잘 대하는 것, 자기 자신을 위해 존재하는 것, 자기 자신에게 진심으로 주의를 기울이는 것, 바로 이런 것이 진정한 자기애입니다. 그런 맥락에서 자기애는 이기적인 행복을 찾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자신의 삶에 책임감을 지니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렇게 할 때 바람직하고 사랑 가득한 인간관계도 구축할 수 있습니다.
내려놓는 것은 하나의 적극적인 과정입니다. 이는 마음이 결정하는 것입니다. 내려놓는다는 것은 누군가를 혹은 무언가를 자신의 삶에서 내쫓는 게 아니라, 감사한 마음으로 지나가게 하는 것입니다. 과거와 진심으로 화해할 때 새로운 것이 들어설 공간이 생기고 자유를 맛볼 수 있습니다. 무언가를 내려놓고자 진심으로 결심할 때 자신과 화해할 수 있습니다. 화해의 성공 여부는 바로 이 결심에 달려 있습니다. 원하는 사람은 길을 찾고, 원하지 않는 사람은 원인을 찾습니다.
■■ 미리보기
차례
여는 글
머리말
1장 몸에 주목하라
몸의 신호
변화
병과 위기는 또 다른 기회다
단추를 제대로 채워라
닻을 내려라
축제의 밤
모든 것이 잠든 밤에
감각을 열어라
숨 돌릴 틈을 주어라
먹고 마시는 일에도 주목하라
현명한 소비
2장 생각과 감정에 주목하라
인지
상상과 실망
"예."
'내면의 추진자'
나의 감정은 소중한 자산이다
지난간 것과 앞으로 올 것
바람직한 삶
나의 갈망 감지하기
3장 관계에 주목하라
현명한 대인 관계
배우자와의 관계에 주목하라
아이는 하느님의 선물이다
인정과 사랑
자신이 하는 일에 주목하라
갈등 관계
함께 사는 세상
4장 영적 차원
전체 안에 있는 내 자리
연결
삶은 값진 선물이다
감사
침묵의 힘
열정
현재에 주목하라
오늘만을 위해
감사의 말
참고 문헌
글쓴이 : 미하엘 티슁거Michael Tischinger
의학박사이자 신학 석사로서 독일 바이에른 주 오버스도르프에 있는 아둘라 병원 심신의학과 및 정신과 의사이다. 그밖에 심리 치료와 심리극 전문 교육을 받았으며, 부부 및 가족 치료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현재 가족과 함께 오버알고이Oberallgäu에 살고 있다.
옮긴이 : 황미하
충남대학교 독문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했으며, 독일 레겐스부르크 대학교에서 가톨릭 신학을 전공하고 디플롬 석사 학위를 받았다. 대전 성모여고에서 독일어를 가르쳤으며, 현재 번역가로 활동하면서 말씀과 글을 통한 선교에 힘쓰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고독하되 고독하지 않게」(성바오로, 2012), 「다시 혼자가 된 당신에게」(다산라이프, 2013), 「결정」(이냐시오영성연구소, 2014), 「의미의 숲」(성바오로, 2015)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