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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참으로 견디기 힘든 순간들이 온다. 단체로부터 외면당하고 가까운 사람에게서 배신을 받기도하며 누군가의 계략과 함정에 넘어지고 빠지기도 한다. 또한 깨지고 상처입고 가슴이 찢어지는 고통과 함께 피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우리들은 너나할 것 없이 이런 고통의 순간들을 피하려 한다. 하지만 이런 고통의 순간들을 어쩔 수 없이 맞게 된다.

 
자신의 고통을 쉽게 극복하는 제일 좋은 방법은 다른 이들이 고통을 극복하는 모습이나 그 과정을 지켜보며 자신의 고통을 상대화 시켜 바라보고 그것을 이겨낼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는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고통을 절대화시킬 때 그 무엇으로도 그것을 극복해 나가기가 쉽지 않고 생을 멈추고 싶은 깊은 절망감에 빠지게 된다. 


그 고통이라는 주제를 우리들의 삶의 일부로 끌어들이고 다시 새로운 생명의 주제로 승화시킨 종교를 살펴보면 가톨릭교를 빼 놓을 수 없다. 가톨릭교회에서는 예수님의 죽음에 이르는 고통을 심신생활로 승화시켜 우리들이 그 십자가의 형상을 보고 죽음과 고통만을 바라보는데 그치지 않고 부활이라는 삶의 새로운 희망의 주제로 바라보게 한다.


가톨릭교회는 이 고통이라는 주제를 참으로 아름답게 새로운 삶의 희망의 주제로 승화시킨 문화가 있다. 바로 예수님의 십자가의 고통과 죽음을 상기하며 맨 끝에 예수님의 부활로 우리들의 새로운 생명, 영원한 생명을 바라보게 하는 ‘십자가의 길’이다.


하지만 하루하루를 살아가기 바쁘고 힘든 현대인에게 성당을 찾아가 십자가의 길을 하는 것은 세속적인 시각으로 너무 비효율적이고 크나큰 부담감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예수님의 부활이 아닌 그분의 십자가의 고통이 먼저 떠올라 생각조차 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더욱이 예수님이 나 때문에 그런 고통을 겪으신 것을 잊어버리고 나와는 아무런 상관없는 것으로 치부하고 만다. 그래서 ‘십자가의 길’의 소중함을 잊고 산다.


가톨릭신자들이면 아니 신자가 아니더라도 인간이라면 누구나 짊어져야 할 십자가가 있다. 더욱이 신자라면 타인의 십자가를 자신의 십자가로 여기고 짊어져야 한다. 왜냐하면 가톨릭교회의 구원은 혼자만의 구원이 아니며 세상 모든 사람들과 함께 해야 할 구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들은 삶에서 늘 나의 십자가와 타인의 십자가를 그분의 십자가에 대비시켜 바라보아야 하는 자세를 갖추어야 한다.


그렇게 할 때 내 자신의 십자가뿐만 아니라 타인의 십자가 또한 기꺼이 짊어질 수 있다. 그것은 우리들의 십자가를 인간이 겪을 수 있는 모든 고통을 몸소 겪으신 예수님의 십자가로 상대화시켜 바라볼 수 있을 때에 가능한 일이다. 이를 두고 예수님은 직접 말씀하셨다. “정녕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 그리고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 그러면 너희는 안식을 얻을 것이다.” 라고 말씀하시며 십자가를 기꺼이 짊어진 사람들에게 당신의 영원한 생명을 약속하셨다.


이것이 이 책을 만든 의도이다. 즉,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을 수밖에 없는 삶의 고통의 십자가들을 예수님의 십자가를 통해 바라보게 하여 절망이 아닌 새로운 삶의 희망 그리고 영원한 생명을 희망하게 하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해 ‘십자가의 길’ 순서에 따라 책을 차례대로 구성하였다. 이 책은 예수님의 ‘십자가의 길’ 각처를 우리들의 삶과 결부시켜 바라볼 수 있도록 그분의 십자가의 의미, 영원한 생명의 뜻을 발견하게 도와줄 것이다.





 

 

 

 

 

 

 

 

 

 

 

 

 

 

 

차례

서문

01 타인의 고통
사람 / 고통 / 증오 / 가뭄 / 단죄의 유혹 / 칼

02 늘 푸른 고백
내 것만 사랑했다 / 시외버스 / 동행 / 내게 묻다 / 혼자는 아닙니다

03 다시 일어선 그림자
다시 / 낮달 / 구속 / 자각 / 행복과 슬픔의 대화 / 넌 어디로 가고 있니

04 새를 바라보는 나무
가족 / 아이 / 어머님의 기도 / 그물의 노래 / 아버지

05 같은 곳을 향한 걸음
빈 의자 / 아카시아 향기 / 내가 먼저 / 걸림돌 / 공존

06 손수건 위에 핀 꽃
덫 / 나무 / 사람 마음 / 변명 / 병든 나무

07 마음의 봄
용서 / 잊을 수 있다는 건 / 뉘우침 / 포기하지 말자 / 나를 위한 기도

08 따뜻한 바람의 손길
막차 / 두 사람 / 모자람 / 눈물

09 수천 번의 날갯짓
나의 길 / 산을 넘다 / 심지 / 소망 / 행복할 수 있어야 한다

10 내면의 외투
공생 / 벽 / 촛불 / 두려움 / 가방 안 비둘기

11 먹구름 너머엔 늘 푸른 하늘
먹구름 너머 / 그대 가는 길 / 기회 / 그래도

12 낮은 마음
개심사 / 탐욕이란 / 고정 관념 / 신을 탓하지 말자 / 욕심 고속도로

13 사랑의 완성
사랑이 없었다면 / 네 마음은 잘 날고 있느냐? / 세상이 아름다운 건 / 네 마음은 / 일꾼 김 씨

14 기다리는 목소리
실천 / 기다림 / 행복 / 불행 / 삶의 한 부분

15 햇살 아래 나무 그늘
지난날 / 감사 / 꽃 / 빛 / 우리 지금 힘들어도




글쓴이 : 이승만

건축설계를 하며, 매일의 일상 안에서 삶의 의미를  찾는 글을 쓰고 있다.


그림 : 박지은

아이들을 키우며, 묵상을 통한 그림 작업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