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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나웬 신부는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그리스도인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은 대중적 영성가다. 1996년 심장마비로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자, 헨리 나웬 현상이라 이름 붙여도 좋을 만큼 크나큰 반향과 추모가 뒤를 이었다. 끝없이 이어지는 애도의 물결은 우리로 하여금 살아생전 그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더욱 확연히 깨닫게 한다.

1932년 네델란드 네이케르크에서 태어난 헨리 나웬은 어려서부터 사제가 되고자 열망했고, 1957년 위트레흐트 대교구에서 사제로 서품된다. 서품 직후부터 네이메헌 가톨릭 대학교에서 심리학을 공부하여 학위를 받는다. 1964년부터 미국 메닝거 재단 연구소 프로그램에 합류하면서 노트르담 대학교에서 가르치기도 한다. 이후 1970년대부터 80년대 중반까지 미국 예일과 하버드 대학교에서 주로 가르치며 영성가로 활동한다. 1985년 라르슈 공동체의 캐나다 토론토 지부인 새벽 공동체로 들어가, 이후 10여 년간 그곳에서 장애인들과 함께 거주한다. 1996년 네델란드 방문 도중 심장마비로 선종한다.

예수 그리스도가 그랬던 것처럼 헨리 나웬 역시 쉽고도 풍부한 비유로 진리를 전달하는 설교자이자 대학 교수, 영성가, 작가였다. 명망 높고 풍요로운 삶 속에서도 그는 항상 결핍을 느꼈다. 한때 페루의 빈민가에서 가난한 민중과 더불어 살며 자신의 소명을 모색하기도 했다. 하버드 교수라는 최고의 자리에 있으면서도 그의 영혼은 평화를 얻지 못했고, 예수 그리스도가 그랬던 것처럼 낮은 곳으로 내려가 마침내 자기 자리를 찾아낸다.
새벽 공동체는 그의 진정한 쉼터였다. 세상을 떠나기까지 그곳에서 살며, 말과 거동이 불편하고 그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정신지체 장애인들을 섬기며 자신의 생명을 내어 주었다. 이제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여실히 전달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그 자신의 체험과 영적 여정을 바탕으로 했기에 그의 가르침과 저서들은 우리에게 더욱 진실한 목소리로 다가온다.
헨리 나웬 역시 우리처럼 무수한 약점을 지닌 '상처 입은 치유자'였다. 세속의 인정과 존경에 끌렸고 끝없이 사랑받고 싶어 했다. 두려움과 상처를 지닌 그였기에 다른 이들의 고통과 상처에 더욱 민감할 수 있었고, 친근하게 다가가 생명을 전할 수 있었던 것이다. 고단한 영적 여정의 마지막 단계에서 마침내 그는 가장 비천한 모습으로 우리 가운데 살러 오신 하느님의 놀라운 신비를 깨닫게 된다.

내적 자유를 갈망하는 우리는 모두 헨리 나웬을 닮고 싶어 한다. 그러나 헨리 나웬은 헨리 나웬이었을 뿐, 우리가 참으로 그를 닮고자 한다면 그가 그랬던 것처럼 나 자신이 되어야 한다. 내 본연의 모습에 충실함으로써 내 안에 모신 예수 그리스도를 세상에 내어 주어야 한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마음에 모시고, 말씀하시는 그 음성에 귀 기울이라는 것이 오늘 우리에게 들려주는 헨리 나웬의 가르침이다.

감사
들어가며

1 출생과 생애 전반기
2 헨리 나웬의 심리
3 학자? 예술가!
4 하느님 식탁에서
5 언제나 예수를 마음 안에
6 영성과 기도

맺으며
옮기고 나서

마이클 오래플린
매사추세츠 알링턴에 있는 치유 센터의 영성 지도자이며 Jesus: A Gospel로 헨리 나
웬 상을 수상한 편집자이기도 하다.

서한규
경희대학교를 졸업하고 영국에서 공부했다. 평화방송 번역작가로 활동했고, 지금은
영성 서적을 번역하면서 게쎄마니 출판사를 운영하고 있다. 옮긴 책에 「은총의 계
절」「참 자아 거짓 자아」「가르멜의 샘들」「앤소니 드 멜로」「하느님의 연인 헨
리 나웬」「성경에 나타난 가르멜 영성」「영적 찬가」「가르멜의 산길 학습서」등
다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