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축소가 가능합니다.


유럽의 영적 스승, 안셀름 그륀이 포착한 마리아의 40가지 얼굴
유럽의 영적 스승, 안셀름 그륀 신부가 예술과 전례와 민간신앙으로 전승된 마리아의 본모습을 들여다본다.
마리아는 하느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제 몸으로 낳아 젖 먹여 기른 여인으로 그리스도인들에게 지극히 공경을 받는다. 이른바 ‘마리아 공경’ 전통이다. 이러한 전통에서 비롯된 40가지 마리아 표상을, 그륀 신부는 영성 지도자로 일해 온 오랜 경험에 교부들의 전통과 융의 분석심리학에 대한 깊은 이해를 더해 하나하나 살펴 간다. 『내 마음의 거울 마리아』는 수많은 모습으로 전개된 마리아 표상이, 결국 자신의 따뜻한 내면과 하느님의 자애로운 모성을 만나는 거울임을 독자들에게 일깨운다. 주제별로 다양한 미술 작품, 마리아 성화 등을 곁들여 이해를 돕는다.

마리아의 얼굴들
믿음의 인간, 하느님의 어머니, 생명의 샘, 지혜의 자리, 모후, 보호 외투, 불타는 떨기, 하늘의 문, 신비로운 장미, 계약 궤, 죄인의 피신처, 바다의 별, 헌신의 잔, 정의의 거울, 닫혀진 정원
… 이 모두가 마리아의 얼굴이다.
마리아는 하느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제 몸으로 낳아 젖 먹여 기른 여인으로 그리스도인들에게 지극히 공경받았고, 그만큼 다양한 얼굴로, 다양한 표상으로 찬양받았다. 이러한 마리아 표상들은 한 개인에 대한 것으로 보기에는 지나치게 고귀한 것이 아닐까?
가톨릭의 ‘마리아 공경’은 교회 안팎으로 언제나 논쟁의 중심에 있어 왔지만, ‘보통 그리스도인들’이 접할 수 있는 설명이란 듣고 또 들어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원론적 교리가 전부다. 그래서 『내 마음의 거울 마리아』는 예술과 전례와 민간신앙으로 전해 온 마리아 표상을 40가지로 가려내서 하나하나 살피며 마리아 공경의 참된 의미를 일깨운다. 유럽의 영적 스승, 안셀름 그륀 신부는 오랜 영성 지도자 경험에 신학과 심리학을 섬세한 필치로 아우르며, 쉽고 아름다운 문장으로 마리아의 본모습을 전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어머니 마리아는 누구인가?
먼저, 40가지 마리아 표상을 살피는 것보다 앞서야 할 일은 신학과 전례가 마리아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이해하는 것이다. 첫째, 마리아는 신앙의 모범이자 예수 제자의 원형이다. 중요한 것은 마리아를 높이 떠받드는 것이 아니라, 나자렛의 순박한 처녀를 깊이 묵상해서 그 처녀가 하느님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헤아리는 것이다. 마리아는 하느님의 말씀에 마음을 열어 그 말씀으로 잉태되고 열매를 맺는 모습을 보여 주는 신앙의 모범이다.
둘째, 마리아는 하느님의 모성을 드러낸다. 마리아는 여신이 아니라, 역사에 실재했던 나자렛 출신의 여인으로 하느님이 당신 아들의 어머니로 선택하신 분이다. 그런데 우리는 마리아에게서 어머니 같은 하느님을 만난다. 하느님은 마리아 표상을 통해 인간에게 어지고 인간을 사랑으로 감싸는 당신의 자애로운 모습을 드러내신다.
마지막으로 마리아는 구원된 인간의 전형이다. 우리는 마리아를 찬양하며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의 신비 또한 찬양한다. 그리스도를 받아들인 인간에게 일어나는 변화가 마리아에게서 분명히 드러난다. 마리아는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아주 가까이 오신다는 것과 우리의 가장 큰 존귀함, 즉 우리가 이 세상에서 하느님이 머무르시는 곳이라는 것을 보여 준다.

마리아의 얼굴에서 무엇을 보는가?
우리는 마리아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즉 마리아 표상을 살펴보며 자신에게 내재한 영적 잠재력과 임금같이 고귀한 측면을 접한다. 예컨대 ‘하느님의 어머니’라는 표상은 우리 안에서도 하느님이 태어나셔야 한다는 뜻이다. 니사의 그레고리우스는 그리스도인 모두가 그리스도의 어머니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우리의 가장 큰 존귀함은 그리스도께서 우리 안에서 태어나는 데 있다. 또한 ‘모후 마리아’는 우리가 스스로를 아무리 보잘것없게 여길지라도 우리도 임금처럼 존귀한 존재라는 것을 깨닫게 한다. ‘황금 궁전’이라는 표상은 우리가 비록 현세에 때 묻고 흠투성이지만, 하느님이 이 세상에서 머무르시는 자리, 즉 하느님이 사시는 궁전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마리아 표상을 통해 우리는 어머니처럼 자애로운 하느님을 직감하기도 한다. 어머니 마리아가 십자가에서 내려진 아들 예수의 시신을 안고 있는 모습을 그린 ‘피에타’는 우리도 죽고 나면 어머니처럼 다정한 하느님의 두 팔에 안기리라는 것, 그분의 품에 안겨 아무런 조건 없이 받아들여지고 사랑받으리라는 것을 느끼게 한다. 아기 예수에게 ‘다정히 입 맞추는 마리아’를 마주할 때면, 우리는 하느님께서 우리를 다정히 어루만지신다는 것과 하느님이 자애로운 분이자 입 맞춰 주시는 분이라는 것을 느낀다. 하느님의 보살핌을 체험하는 것이다.

아름다운 문장과 더 아름다운 성화
베네딕도회 수도자이자, 수많은 이를 영성의 길로 이끈 스승인 안셀름 그륀 신부는,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내 마음의 거울 마리아』에서도, 오랫동안 천착한 교부 전통과 분석심리학에 바탕을 두고 영성 지도자로 일해 온 풍부한 경험을 숨김없이 털어놓으며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젊은 시절 갓 신학 공부를 마쳤을 때 그륀 신부는 마리아 공경에 회의적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자식 잃은 부모들의 자조모임을 지도하며 아이 잃은 어미의 고통이 얼마나 가슴에 사무치는지 공감하고 그들에게 ‘고통의 어머니’ 같은 마리아 표상이 필요함을 깨달았다고 고백한다. 또한 니사의 그레고리우스와 마이스터 엑카르트, 칼 라너 같은 교부, 신비주의자, 신학자들의 말을 적재적소에 넣어 설명에 깊이를 더하기도 하고, 분석심리학적 관점에서 남성들의 내면을 살펴 지나친 마리아 공경이 성의 억압을 뜻한다는 것을 밝히기도 한다.

무엇보다『내 마음의 거울 마리아』는 주제에 따라 다양한 마리아 성화를 곁들여 마리아 표상을 구체적 이미지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예컨대 20장 ‘피에타’에는 빈센트 반 고흐의 「피에타」를,  28장 ‘신비로운 장미’에는 슈테판 로흐너의 「장미원의 마리아」를 넣었다.
우리는 성당에 있는 마리아 상이나, 마리아를 주제로 한 예술 작품, 마리아 찬가 등을 통해 끊임없이 마리아 표상을 만난다. 그때마다 그저 바라보며 마음속에 배어들게 할 일이다. 마리아 표상이 자신의 마음에 무엇을 불러일으키는지 섬세히 살펴야 한다. 『내 마음의 거울 마리아』는 마리아를 공경하는 이나, 마리아 공경에 회의를 품은 이 모두에게 어머니처럼 자애로운 하느님을 만나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들어가며

1 믿음의 인간
2 하느님의 어머니
3 원죄 없는 잉태
4 성모승천
5 어머니 같은 하느님의 얼굴
6 거울
7 피조물의 아름다움과 치유력
8 생명의 샘
9 지극히 거룩한 여인
10 인도자
11 자비의 성모
12 다정히 입 맞추는 마리아
13 승리의 마리아
14 젖을 먹이는 마리아
15 반항적인 젊은 처녀
16 모후
17 보호 외투의 마돈나
18 이삭 무늬 옷의 마돈나
19 초승달의 마리아
20 피에타
21 고통의 어머니
22 지혜의 자리
23 검은 마돈나
24 불타는 떨기
25 하늘의 문
26 마리아와 유니콘
27 황금 궁전
28 신비로운 장미
29 하느님의 계약 궤
30 죄인의 피신처
31 근심하는 이의 위안
32 병자의 나음
33 바다의 별
34 견고한 다윗 탑
35 헌신의 잔
36 정의의 거울
37 닫혀진 정원
38 관상하는 여인
39 여성에게 마리아는
40 남성에게 마리아는

맺으며
참고문헌



안셀름 그륀 : 글쓴이
1945년 1월 14일 뢴의 융커하우젠에서 태어난 안셀름 그륀(Anselm Grun) 신부는 1964년 뷔르츠부르크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바로 성 베네딕도회 뮌스터슈바르작 수도원에 들어갔다. 1965년부터 1974년까지 성 오틸리엔과 로마 성 안셀모 대학에서 철학과 신학을 공부하고, 「구원은 십자가를 통해:구원의 현대적 이해에 끼친 칼 라너의 공헌」이라는 논문으로 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 후 삼 년 동안은 뉘른베르크에서 경영학을 공부했다. 1970년부터 각종 영성 강좌와 심리학 강좌를 두루 섭렵하면서 칼 융C.G.Jung의 분석심리학을 집중적으로 연구했다. 1975년부터는 수도승 전통의 원류를 심도 있게 구명하여 이를 융의 심리학과 비교하는 작업에 몰두했는데, 무엇보다 폰투스의 에바그리우스, 요한 카시아누스 그리고 사막교부들에 특별한 관심을 쏟았다. 1977년 이래 뮌스터슈바르작 수도원의 재무를 담당하고 있으며, 다채로운 영성 강좌와 강연뿐 아니라 저술에도 힘을 쏟아 지금까지 단숨에 다 셀 수 없을 분량의 책을 썼다. 1991년부터는 정신적 어려움을 겪는 사제와 수도자들을 위한 프로그램의 영적 지도신부로 봉사하고 있다. 저서로 <아래로부터의 영성>, <참 소중한 나>, <다시 찾은 마음의 평안>, <다시 찾은 기쁨>, <사랑안에서 나를 찾다>, <행복한 선물>, <하루를 살아도 행복하게>, <삶의 기술>, <동경>, <삶을 배우는 작은 학교>등 다수의 책이 있다.
윤선아 : 옮긴이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기독교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튀빙겐 대학에서 신학을 공부했다. 한국 신학연구소 편집부에서 일했으며 현재 독일에 살면서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분도출판사에서 《사랑을 방해하지들 말아다오》 《병자성사》 《성체성사》 《견진성사》 《렘브란트  ̄ 영원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  ̄ 태양을 보다》 《테제 공동체와 로제 수사》 《황혼의 미학》 《내 마음의 거울 마리아》 등을 우리말로 옮겨 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