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부들의 성경 주해』는 신·구약 성경 전권에 대한 교부들의 사상과 신앙을 그 정수精髓만 뽑아 현대어로 옮겨 엮은 30권의 방대한 총서다. 이 총서는 현대 독자들이 고대 그리스도교 시대에 활동한 교부들의 핵심 사상에 스스로 다가가 심취해 볼 기회를 제공한다. 교부 시대는 로마의 클레멘스(재위 92년경~101년)부터 다마스쿠스의 요한(650년경~750년)에 이르기까지 그 해당 시기를 말한다. 따라서 이 총서는 신약성경이 마무리되는 시기부터 존자 베다를 포함하는 8세기 중엽까지, 7세기에 걸쳐 이루어진 성경 해석을 다루고 있다.
사도행전에 대해...
저자가 의도한 사도행전의 정확한 제목은 ‘승천하신 주님의 행전’이다. 이 책은 “예수님의 행적과 가르침을 처음부터”(사도 1,1) 다룬 루카의 2부작 가운데 두 번째 책으로, 예수님에 관한 증언들이 “예루살렘과 온 유다와 사마리아, 그리고 땅 끝”(사도 1,8)까지 퍼지며 교회가 성장하는 과정을 기록하였다.
마흔 명이 넘는 초기 교부들이 사도행전에 관해 해설했지만, 전체가 온전하게 남아 있는 주해서는 요한 크리소스토무스의 『사도행전 강해』와 존자 베다의 『사도행전 해설』, 아라토르의 긴 라틴어 서사시 『사도행전』뿐이다.
이 책에는 요한 크리소스토무스와 존자 베다의 작품이 가장 많이 수록되어 있다. 그 밖에도 아라토르의 작품과 더불어, 크레이머J.A. Cramer가 편집한 『그리스 교부들의 저작 단편 선집』에 있는 교부들의 글을 발췌·수록하였다. 대표적으로는 대 바실리우스, 나지안주스의 그레고리우스, 니사의 그레고리우스, 시리아인 에프렘, 장님 디디무스, 아타나시우스, 히에로니무스, 요한 카시아누스, 아우구스티누스, 암브로시우스, 순교자 유스티누스, 이레네우스, 키루스의 테오도레투스, 오리게네스, 예루살렘의 키릴루스, 알렉산드리아의 키릴루스, 카시오도루스, 푸아티에의 힐라리우스 등의 해석을 맛볼 수 있으며, 이 가운데 많은 작품이 처음으로 한국어로 번역되었다.이 책을 통해, 굳건한 믿음으로 성서적 현실을 생생히 체험한 고대 저자들의 생명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본문 중에서
저자는 “첫 번째 책”에 대해 언급하며 사도행전을 시작한다. 이번 책도 테오필로스에게 바치고 있다는 사실은, 이 책의 양식이나 신학 등 다른 사항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루카 복음서의 저자가 우리가 사도행전이라고 부르는 이 책을 자신의 첫 책에 연속되는 글로 생각했음을 보여 준다. 머리말에서 자신의 첫 번째 책이 “예수님의 행적과 가르침을 처음부터 다” 다루었다고 한 것은 의미가 깊다. 그렇다면 두 번째 책은 예수의 행적에 관한 연속되는 이야기이긴 하지만 이 책이 다루는 행적은, 적어도 예수 승천(사도 1,9-12) 이후부터는 하늘에서 말미암은 일이 지상에서 벌어지는 것이며 때로는 아버지와 성령께서 개입하시는 일이기도 하다.[39쪽]
【일러두기】
1. 성경 본문은 2005년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성서위원회가 펴낸『성경』을 사용했다. 교부들의 설교에서 성경 인용은 주로 암송과 기억에 의존한 바 컸고, 그들이 사용한 성경 판본 또한 우리말『성경』의 번역 대본과 다른 그리스어나 라틴어 번역본이었으므로 일부 성경 인용 구절에 다소 차이가 있다.
2. 성경 본문에 나오는 지명‘유다’는 주해에서 로마제국의 지방명일 경우‘유대아’로,‘유다인’은‘유대인’으로,‘유다교’는 ‘유대교’로 표기했다. 교부 시대의 인명과 지명은『교부학 인명∙지명 용례집』(분도출판사 2008)을 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