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요와 좌절이 섞여 혼돈으로 치닫는 세상의 한가운데에서 전적인 사랑과 진리를 향한 삶의 지혜를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20세기 동서양의 영적 전통에 해박하며 신비가로서 수행의 삶을 살았던 토머스 머튼의 유작 <마음의 기도>에서 우리는 이 시대에 이루어야 할 진정한 삶의 원형을 다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인류의 기원과 우주의 근본을 알고자 하는 인간의 열망은 과학자들의 연구에서 그치지 않는다. 관상을 통해서 우리는 삶의 궁극적 본질과 모든 진리의 원점이요 실재의 극한인 하느님을 찾고 그분과 하나가 되고자 한다. 기도는 삶의 본질을 꿰뚫어 보고 깨달음에 다다르게 하여 현실의 삶을 가장 자연스럽게 끌어 안도록 하는 힘이 있다. 그리스도교에서 관상 기도는 우리 스스로 내적 진실에 뿌리를 박고 있는 실재와 하느님의 현존 속에 자신을 간직하는 길이며, 존재의 궁극에 닿게 하는 길이다. 머튼은 수도 생활을 하는 수도자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의 삶에서 관상은 공기와 같이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리고 우리로 하여금 관상을 통해 휴식할 수 있도록, 우리의 공허를 생명의 원천이신 하느님의 현존으로 채울 수 있도록 도와준다.
거짓 자아가 만든 가상의 세계에서 우리를 해방시켜 삶의 근원에 자리하신 하느님을 만날 수 있도록 관상의 길로 인도하는 토머스 머튼의 이 책 <마음의 기도>를 보고 큰 감명을 받은 틱낫한 스님은 켄터키 주 트라피스트 수도원에서 머튼과 만났던 지난 일을 회상하며 쓴 '추천의 글'에서 이렇게 말한다. "기도란 세상을 향하여 눈을 멀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세상에 대한 우리의 시각을 변형시켜 주고 인류 역사 전체와 온갖 부류의 인간을 하느님의 조명 아래 보도록 해준다.' 나는 그대가 깨어 있는 상태로, 독서 행위 자체가 관상이 되고 명상이 되며 마음의 기도가 될 수 있는 방식으로 비전이 충만한 이 현자의 글에 심취하기를 기대한다.
이 책은 이영식(히지노) 신부님이 미국에서 번역하여 1976년에 이미 출간된 바 있다. 미국 사목 시절, 신부님에게 우연찮게 날아든 이 책을 40여 년이 지난 오늘 개정판으로 다시 만나게 됐다.
♦ 이런 분들에게 권합니다
- 기도에 대한 서적을 많이 읽고, 듣고, 배웠으나 기도가 무엇인지 여전히 혼란스러워하는 사람들
- 뉴에이지나 유사 관상에 젖어서 현재의 삶에 만족하며 진리를 기피하는 사람들
- 진정한 행복을 찾으려는 사람들과 삶을 사랑하고 싶은 사람들
- 관상 기도를 잘하고 싶은 사람들
토머스 머튼 : 글쓴이
1915년 프랑스에서 태어나 스물넷에 미국으로 건너가서 컬럼비아 대학 문학박사로서 화려한 작가 생활을 했다. 스물여섯에 켄터키 주 겟세마니 트라피스트 봉쇄 수도원에 들어가 1968년 태국 방콕에서 불의의 사고로 생을 마칠 때까지 수사‧영성 작가‧사회정의 수호자로 살았다. 1948년 자전적 일기「칠층산」을 시작으로 70여 권의 책을 출간하여 20세기 가톨릭 영성 작가로 자리 잡았으며, 1963년 종교와 관상 기도 연구에 대한 기여로 ‘평화상’을 비롯하여 여러 상을 받았다.
침묵과 고독과 자연 속에서 기도하고 명상하며 관상하고 하느님께 나아간 토머스 머튼의 작품은 30여 개 나라에서 번역되었다. 국내에도「칠층산」,「가장 완전한 기도」,「명상이란 무엇인가」,「구원의 빛」,「침묵 속에 하느님을 찾는 사람들」,「마음의 기도」,「양심, 자유 그리고 침묵」,「고독 속의 명상」,「선과 맹금」,「침묵 속의 만남」,「신비주의와 선의 대가들」,「새 명상의 씨」,「영적 지도와 묵상」,「묵상의 능력」,「삶과 거룩함」,「평화론」을 비롯한 다수의 서적이 소개된 바 있다.
이영식 : 옮긴이
1951년 프랑스 생 쉴피스 대학을 졸업하고 사제품을 받았으며, 공부를 계속하다가 그곳 한인 성당에서 사목 활동을 했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부산교구에서 본당 사목을 하고 부산교구 사무국장을 지냈으며 광주 가톨릭대학교에서 제자들을 가르치기도 했다. 부산교구 총대리직을 맡다가 1996년에 은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