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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진성사만큼 많은 궁금증을 자아내고 신자들을 불편하게 하는 성사도 없을 것이다. 이제는 견진성사를 받겠다는 청소년도 그리 많지 않다. 그들은 이 성사가 자신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묻는다. 첫영성체의 의미는 어렴풋이나마 알겠는데 견진성사에는 무슨 의미가 있는지 도무지 모르겠다고 한다. 견진성사 받을 나이의 자녀를 둔 부모들도 이 성사의 근본 의미를 설명하는 데 애를 먹는다.
뮌스터슈바르작에서 수년간 청소년 사목을 담당했던 안셀름 그륀 신부는 견진성사를 남다른 관점에서 바라본다.

그는 견진성사를 선사시대부터 있었던 성년식과 비교하면서 견진성사가 청소년들에게 사는 법을 가르칠 좋은 기회라고 믿는다. 교구마다 견진성사 담당 신부들은 청소년들이 견진성사를 받도록 고무하고, 청소년들이 견진성사의 신비에 매혹되도록 온갖 상상력과 창의력을 동원하고 있다. 사목자들은 청소년들을 신앙 체험 캠프에 초대하여 대화하는 기회도 가진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모든 문제가 단번에 해결되는 처방은 없다. 결정적으로 중요한 것은 견진성사를 준비하는 청소년들을 동행하는 어른들이 그들을 어떻게 설득하는가이다.

그리스도인들은 다 견진성사를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견진성사를 받았다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깊이 생각하는 그리스도인은 많지 않다. 어떻게 하면 견진성사에 힘입어 살 수 있는가? 이 성사가 내게 중요한가? 이 성사를 받지 않고도 그리스도인으로서 얼마든지 잘 살 수 있지 않을까? 견진성사가 소명의 성사라면 나의 소명은 무엇인가? 내가 받은 소명이 있는가? 그리스도인으로서 하느님의 계명을 지키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은가? 견진성사의 특성은 무엇인가?

이 책은 어떻게 하면 견진성사를 삶의 바탕으로 삼고 살 수 있는지, 과연 견진성사가 삶에 뚜렷한 영향을 미치는 하나의 현실일 수 있는지 숙고하고자 한다. 견진성사 교리에 활용할 수 있는 특정 방법을 소개하고 홍보하는 책이 아니다. 그보다 견진성사를 받을 청소년의 부모에게 말을 걸려고 한다. 견진성사가 오늘을 사는 그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이 성사에 힘입어 살 수 있는지 자문해 보라고 하고 싶다. 부모가 이 물음을 놓고 자녀들과 대화할 수 있으면 좋겠다. 견진성사를 준비하는 청소년들을 동행하는 어른들, 청소년 교육에 진력하는 사람들, 견진성사 교리를 지도하고 청소년들과 함께 견진성사를 준비하는 사목자들도 염두에 두고 있다. 그들이 이 책을 읽고 자극을 받아 이 성사의 의미를 뚜렷하게 드러내고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견진성사를 거행할 수 있기를 바란다




머리말

I 성년식
 사는 법 가르치기
 책임
 새로운 능력의 은사

II 성령 강림
 요한의 이해
 루카의 이해

III 견진 예식
신앙고백_‘저는 믿나이다’
 손을 펼쳐 들어 올림
 안수
 크리스마 축성
 대부와 대모
 평화의 인사
 보편 지향 기도

V 견진성사의 효력

 성령의 자유
 성령의 능력
 성령의 은사
 성령 따르기
 견진의 추억

맺는 말
참고문헌




안셀름 그륀 : 글쓴이
1945년 1월 14일 뢴의 융커하우젠에서 태어난 안셀름 그륀(Anselm Grun) 신부는 1964년 뷔르츠부르크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바로 성 베네딕도회 뮌스터슈바르작 수도원에 들어갔다. 1965년부터 1974년까지 성 오틸리엔과 로마 성 안셀모 대학에서 철학과 신학을 공부하고, 「구원은 십자가를 통해:구원의 현대적 이해에 끼친 칼 라너의 공헌」이라는 논문으로 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 후 삼 년 동안은 뉘른베르크에서 경영학을 공부했다. 1970년부터 각종 영성 강좌와 심리학 강좌를 두루 섭렵하면서 칼 융C.G.Jung의 분석심리학을 집중적으로 연구했다. 1975년부터는 수도승 전통의 원류를 심도 있게 구명하여 이를 융의 심리학과 비교하는 작업에 몰두했는데, 무엇보다 폰투스의 에바그리우스, 요한 카시아누스 그리고 사막교부들에 특별한 관심을 쏟았다. 1977년 이래 뮌스터슈바르작 수도원의 재무를 담당하고 있으며, 다채로운 영성 강좌와 강연뿐 아니라 저술에도 힘을 쏟아 지금까지 단숨에 다 셀 수 없을 분량의 책을 썼다. 1991년부터는 정신적 어려움을 겪는 사제와 수도자들을 위한 프로그램의 영적 지도신부로 봉사하고 있다. 저서로 <아래로부터의 영성>, <참 소중한 나>, <다시 찾은 마음의 평안>, <다시 찾은 기쁨>, <사랑안에서 나를 찾다>, <행복한 선물>, <하루를 살아도 행복하게>, <삶의 기술>, <동경>, <삶을 배우는 작은 학교>등 다수의 책이 있다.
윤선아 : 옮긴이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기독교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튀빙겐 대학에서 신학을 공부했다. 한국 신학연구소 편집부에서 일했으며 현재 독일에 살면서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분도출판사에서 《사랑을 방해하지들 말아다오》 《병자성사》 《성체성사》 《견진성사》 《렘브란트  ̄ 영원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  ̄ 태양을 보다》 《테제 공동체와 로제 수사》 《황혼의 미학》 《내 마음의 거울 마리아》 등을 우리말로 옮겨 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