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게 순교 성인들의 흔적을 찾아 국내 곳곳을 누볐던 소설가 한수산의 아주 특별한 성지 순례기!
시간과 공간을 무수히 넘나 들어야 하는 성지 순례 길에서 성지의 역사와 성인에 대한 이해는 사막에서의 나침반처럼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요소이다. 더구나 이런 선 이해와 더불어 그분들의 절절한 삶과 신앙의 깊이를 조금이라도 가늠할 수 있다면 그 순례 길은 어떤 순례보다 풍요롭고 의미 있는 체험이 될 것이다.
『순교자의 길을 따라 1·2·3』은 바로 순례의 풍요로운 은총의 자리로 우리를 초대하는 아주 특별한 성지 순례기이다. 이 책은 우리에게 『부초』로 잘 알려진 소설가 한수산이 10여년 넘게(1998년 8월~2008년 4월) 가톨릭 월간지 『생활성서』에 연재했던 내용을 단행본 세 권으로 나누어 엮은 것이다.
저자는 1980년대 필화 사건으로 한국을 떠나 한동안 일본에 머문 적이 있었다. 그때 그곳에서 성 라자로 마을의 고故 이경재 신부를 만나게 되었고 백두산 여행에 동행하면서 가톨릭 삼수생이었던 그는 천지에서 세례를 받고 가톨릭 신자로 거듭나게 된다. 그가 세례 때 했던 하느님과의 약속은 한국 천주교 순교사를 소설로 쓰겠다는 것이었고, 이 순례기는 바로 그 약속을 위한 밑그림인 셈이다.
때로는 비에 젖으며 때로는 눈을 맞으며 걸었던 10년여의 풍상. 저자는 그 길 위에서 떠돌았던 생각의 그루터기들을 꽃으로 피워 내 우리 안에 지워지지 않는 향기를 전한다. 이 순례기가 ‘아주 특별한 성지 순례기’인 이유는 소설가 한수산 특유의 유려한 감성이 읽는 이들을 고스란히 그 서슬 퍼런 순교의 현장으로 초대하기 때문이다. 독자들은 그곳에서 순교 성인들의 삶과 신앙을 만나고 또 사람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깨닫게 된다. 순교 성인들이 흘린 피와 땀은 그렇게 우리 안에 강물이 되어 굽이치고 흘러간다.
백두산에서 골배마실까지…… 그리고 10년 책 머리에 008
경기
님의 뜻 우리에게 노래가 되어 골배마실에서의 약속
014
천주교인으로 살고 천주교인으로 죽다 치명자의 땅, 구산 성지 025
모두 당신의 것입니다 남양 성모 성지 036
땅의
영광에서 하늘의 영광으로 양주 남종삼 성인 묘 046
저 문을 나와 꽃관을 썼는가 남한산성 성지 054
백지사를 넘어, 믿음은 흘러
정은 바오로의 단내 성지 064
정약종 일가를 생각하다 마재 성지 075
별빛 쏟아지는 스물여섯 해여 김대건 성인의 미리내 성지
085
아름다워라, 스물일곱 살의 순교자여 작고 아름답고 젊은 손골 성지 094
무덤 위의 할미꽃만 무심한데 송추 황사영 묘와 강화
생가 터 103
오늘, 열한 명의 후손이 사제가 되어 수리산 성지 113
내 평생소원은 칼 아래서 주님을 증거하는 것 수리산 최경환
성인 묘 123
누가 이 못자리를 만들었는가 양근 성지 133
향기로운 삶, 기도하는 삶 권철신·권일신 형제의 고향, 양평 대감마을
144
그 한 몸 바쳐 주춧돌이 되니 어농 성지의 순교자들 153
난세를 산, 선각자의 생애여 어농 성지에서 강완숙을 그리워하며
163
청년 김대건을 생각하다 용인 은이 성지 173
우리 마음에 오상五傷을 이천 동산리 교우촌, 이문우 성인의 고향
183
님이 떠나신 곳, 바람뿐 정약종 성인 묘 터 191
잊으라고 하셔도 어찌 잊으리까 죽산 성지 ‘이진터’
200
비장하여라, 선각자의 삶 한국 천주교의 못자리, 천진암 성지 210
백 대代의 한을 품고, 그는 갔다 천진암 정하상 성인 묘
220
그 숲에 누워, 70년 한덕골 이윤일 성인 묘 터 230
인천
순교의 피, 바닷바람에 말리고 강화
갑곶돈대 성지 242
횃불 든 손은 타들어 갔지만 인천 반주골 이승훈 묘 253
서울
그들이, 그들의 죽음이
있었기에 아, 여기 광희문! 266
모성애를 뛰어넘은 장엄함이여 당고개 성지가 가르치는 것 275
어느 날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리
삼성산 성지의 세 성인 285
어디로 흘렀나, 그 핏물은 새남터에서 생각하는 순례의 의미 295
피는 흘러, 44개 꽃송이 성인으로
피어나도 한국 최대 순교지, 서소문 밖 성지 305
어찌 이다지도 아름다운가! 서소문 밖 성지 동정 순교자 정정혜를 찾아서
315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갔는가 왜고개 성지 325
아름답기에 더 슬픈 100년 만의 영광 소음 가득한 절두산에 서서
333
믿음의 고향, 약속의 터전 중림동성당에서의 묵상 343
글쓴이 : 한수산
1946년 강원도 춘천에서 출생하여 경희대 영문과를 졸업했다. 197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4월의 끝>이 당선되어 문단에 나온 뒤 <해빙기의 아침>, <부초>, <엘리아의 돌계단>, <이 세상의 모든 아침>, <4백년의 약속>, <밤기차> 등 다수의 작품집과 <살고 싶은 여자와 하고 싶은 일>, <이 세상의 모든 아침>, <단순하고 조금 느리게> 등의 산문집을 썼으며, '오늘의 작가상', '녹원문학상', '현대문학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세종대 국문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성지 순례기 - <길에서 살고 길에서 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