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신앙인들이 성경을 마치 신앙적, 윤리적 지침서로 생각한다. 성경을 통해 말씀하시는 하느님과 그분의 사랑을 느끼고 기뻐하기보다는 자신의 삶을 반성하고 세상을 비판하는 일에 몰두한다. 하느님께서 당신 자신을 드러내고 당신의 사랑 안에서 우리와 함께하시기 위해 성경을 통해 말씀하고 계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성경을 읽고 묵상하는 작업이 바로 ‘거룩한 독서’이다.
‘거룩한 독서’는 전통적으로 독서, 묵상, 기도, 관상 등 네 단계로 진행된다. 그 중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독서부분이다. 수천 년 전에 우리와 전혀 다른 문화와 사고방식으로 살았던 이스라엘에게 또는 초기 그리스도인들에게 전해진 말씀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언제, 어떤 상황에서, 무엇 때문에 그러한 말씀을 하셨는지 이해해야 한다. 이러한 것을 무시하고 마음에 드는 몇몇 단어나 구절만 묵상한다면 수박 겉핥기와 같으며 하느님과 하나 되는 관상도 불가능하다.
이 책은 네 단계의 거룩한 독서 방법 중에서 독서와 묵상 단계에 초점을 맞추어 독서를 잘할 수 있도록 필요한 자료들을 제공한다. 모세오경에 대한 전반적인 입문과 각 권의 명칭과 문학유형, 구조, 내용, 역사성, 신학사상 등을 알아보고, 각 권의 신학사상과 중요한 본문은 해설과 묵상 안내를 학문적, 영성적 관점에서 제시해 준다.
각각의 ‘거룩한 독서 안내’는 세 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1. 여는 글 : 본문을 읽기 전에 전체적인 윤곽을 잡을 수 있게 해준다. 해당 본문이 담고 있는 전체적인 흐름이나 사상, 본문을 읽고 묵상하기 위해 보다 주의를 기울여야 할 사항들을 소개한다.
2. 세밀한 독서 : 묵상을 위한 토대를 마련할 수 있도록 주요 단어나 구절 등을 쉽게 해설한 다. 난해한 단어나 표현을 풀이해 주고, 구약과 신약의 연관성을 본다.
3. 주제 풀이(묵상과 실천) : 묵상에 도움을 주기 위해 구체적인 몇몇 주제를 신학적, 영성적으로 고찰한다. 주제 풀이 마지막 부분에 ‘묵상과 실천’이라는 항목을 두어 독자들이 좀더 쉽게 묵상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준다.
현재 일반화된 생활 반성이나 나눔 형식의 성경 묵상 모임의 한계점을 보완하고 성서 말씀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안내하며, 전통적 성경 묵상 방법인 ‘거룩한 독서’를 근본주의나 자의적 해석에 빠지지 않고, 성경 본문에 담긴 하느님 말씀의 의미를 올바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학문적,영성적으로 안내해 준다. 그리고 개인뿐 아니라 각 본당 모임에서 교재로 사용할 수 있도록 나눔 주제와 실천사항 등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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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 : 글쓴이
1996년 로마 교황청립 우르바노 대학을 졸업하고 1998년 같은 대학원에서 성서신학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2008년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99년 사제품을 받고 현재 전주 가톨릭 신학원 원장으로 있다. 지은 책에 「시서와 지혜서: 현인들과 함께하는 성경 묵상」,「모세오경: 모세와 함 께하는 성경 묵상」,「예언서: 예언자들과 함께하는 성경 묵상」,「역사서: 이스라엘 과 함께하는 성경 묵상」이 있고, 옮긴 책에 「성서의 백성」,「그림으로 보는 성서 사전」,「하느님은 누구세요」이 있다.